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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은 학교가면 안돼” 이란 여학생 900명 ‘독가스 테러’에 공포 확산

“여성은 학교가면 안돼” 이란 여학생 900명 ‘독가스 테러’에 공포 확산

윤창수 기자
윤창수 기자
입력 2023-03-06 16:25
업데이트 2023-03-07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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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가스 공격을 받은 이란 여학생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독가스 공격을 받은 이란 여학생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란에서 여학생을 겨냥한 독가스 공격이 지난해 11월부터 시작해 넉달 이상 이어지면서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이슬람 여성들이 교육받을 권리를 박탈당할 것을 우려하는 국제 사회의 조사 요구가 빗발치자 이란 정부는 뒤늦게 대응에 나섰다.

AP통신은 5일(현지시간) 이슬람교 시아파의 성지인 콤에서 시작된 여학생 대상 테러가 이란 31개 주 가운데 21개 주의 52~60개 여학교에서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남학교에서도 한 차례 테러 보고가 있었다.

900명이 넘는 피해 여학생들은 무기력함과 함께 움직일 수 없거나, 머리가 아프고 숨이 가쁜 증세를 호소했다. 복부와 다리 통증 및 현기증 등의 증상도 있었지만, 이란 관영언론은 ‘히스테릭한 반응’으로만 치부했다.

공격받은 학생들은 귤이나 염소, 청소도구 냄새를 맡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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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성이 독가스 공격에 대응하는 방목면을 쓴 채 ‘마지막 숨까지 여성의 자유를’이라고 쓴 종이를 들고 있다. 트위터 캡처
한 여성이 독가스 공격에 대응하는 방목면을 쓴 채 ‘마지막 숨까지 여성의 자유를’이라고 쓴 종이를 들고 있다. 트위터 캡처
공격받은 여학생 가운데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으며, 2명이 아직 병원에 입원해 치료받는 것을 제외하면 심각한 증상의 피해자는 없다.

아흐마드 바히디 이란 내무부 장관은 공식 현장 조사에서 수상한 표본을 수집해 분석하고 있다고 지난 4일 관영통신 IRNA를 통해 밝혔다.

그는 오히려 “독가스 의혹에 대한 적들의 언론 테러가 더 많은 공포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독가스 공격이 발생한 지 넉 달이 넘은 지난 3일에서야 처음으로 테러를 언급하며 “적들이 사회 다양한 곳에서 공포를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테러 피해 여학생들이 900명이 넘어서면서 국제 사회가 사건 조사를 촉구하고 난 뒤에서야 관계기관에 조사를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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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가스 공격을 받은 이란 여학생들이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트위터 캡처
독가스 공격을 받은 이란 여학생들이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트위터 캡처
이란에서는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여성들은 히잡을 착용하도록 했지만 탈레반과 달리 여성의 학교 교육을 허용하는 입장이었다. 개혁 성향 정치인 자밀레 카디바르는 현지 언론을 통해 여성 교육은 금지됐다고 믿는 테러단체의 소행이거나, 집단 히스테리 가능성을 의심했다.

여학생 독가스 공격은 지난해 9월 마흐사 아미니의 의문사로 촉발된 여성 인권 시위가 반정부시위로 번지던 시기와 겹친다.

이란 인권운동 단체에 따르면 반정부 시위로 530명이 사망하고, 1만 9700명 이상이 구금됐으며 기자들도 100명 가까이 감금됐다.

미국 대통령에게 정책을 제안하는 연방기관인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는 이란 정부가 독가스 공격을 묵인하고 있다고 강력 비판했다.
윤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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