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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쌍태풍 잦은 습격, 그 배후엔 ‘온난화’

코끼리·쌍태풍 잦은 습격, 그 배후엔 ‘온난화’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23-03-02 00:21
업데이트 2023-03-02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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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일상 뒤바꾸는 기후 변화

우림 무분별 벌채에 강수량 감소
생태계·산불 위험 속 회복력 줄어

인간·야생동물 영역 겹치며 충돌
열대성 저기압들 동시 발달 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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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인간과 야생동물 간 갈등과 충돌이 잦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실제로 가뭄과 폭염이 휩쓴 열대에선 코끼리가 먹이를 찾아 마을에 출몰하고 주민들이 보복 사냥에 나서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국제자연보전연맹 제공
기후변화로 인간과 야생동물 간 갈등과 충돌이 잦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실제로 가뭄과 폭염이 휩쓴 열대에선 코끼리가 먹이를 찾아 마을에 출몰하고 주민들이 보복 사냥에 나서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국제자연보전연맹 제공
지구온난화는 단순히 기후변화만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측면에서 인류를 옥죄어 오고 있다. 최근 과학 저널에 지구온난화로 인한 다양한 영향을 분석한 연구 결과가 잇따라 실려 눈길을 끌고 있다.

영국 리즈대 지구환경학부 연구팀은 난개발로 무분별하게 나무가 베어지는 지역에서는 강수량이 큰 폭으로 줄면서 기후변화의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를 과학 저널 ‘네이처’ 3월 2일자에 발표했다.

열대우림은 지구 전체 에너지, 물, 탄소 순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기후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열대우림의 벌목이 강수량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알려졌지만 어느 정도인지 정확히 파악하지는 못했다.

연구팀은 남미,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등 열대우림이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2003~2017년 산림 규모 변동을 촬영한 위성 사진과 강수량 데이터를 비교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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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허리케인 등이 15일 이내에 동시에 발생해 더 강력해지는 경우도 늘어난다. 사진은 2009년 10월 초 태풍 파마(왼쪽)와 태풍 멜로르(오른쪽)가 필리핀해에서 동시에 발생한 모습. 위키피디아 제공
태풍, 허리케인 등이 15일 이내에 동시에 발생해 더 강력해지는 경우도 늘어난다. 사진은 2009년 10월 초 태풍 파마(왼쪽)와 태풍 멜로르(오른쪽)가 필리핀해에서 동시에 발생한 모습.
위키피디아 제공
연구팀에 따르면 숲 손실로 인한 강수량의 변동은 최소 50㎞에서 최대 200㎞ 지역까지 영향을 미친다. 숲 손실로 인한 강수량 변화는 건기보다 우기에 더 크게 나타났다. ‘지구의 허파’라고 불리는 열대우림의 삼림벌채 속도가 지금과 같이 진행된다면 금세기 말에는 이들 지역의 강수량이 8~10% 정도 줄어들 것으로 연구팀은 예측했다.

연구를 이끈 도미니크 스플라클랜 리즈대 교수는 “벌목은 강수량의 감소를 가져와 생물 다양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산불의 위험을 증가시키면서 자연이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제거하고 저장하는 능력까지 줄인다”며 “기후 회복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삼림 보존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번 연구가 입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 시애틀 워싱턴대 생물학과, 환경·산림과학부, 미시간 앤아버대 환경·지속가능성학부,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 동식물학과 공동 연구팀은 기후변화가 인간과 야생동물 간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기후변화 관련 국제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 2월 28일자에 실렸다.

사람과 야생생물과의 갈등은 직접 접촉 상황이 늘어나면서 발생하는데 부상이나 사망, 재산 피해 등 양쪽 모두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최근 들어 난개발과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가 이런 접촉 갈등의 핵심 원인이 되고 있다.

연구팀은 5개 해양과 6개 대륙, 이른바 오대양 육대주에 걸쳐 10개의 생물에 대한 49개 사례 연구를 메타분석했다. 그 결과 인간과 야생생물의 충돌 근본 원인은 기후 때문인 것을 확인했다. 기후변화가 야생동물의 거주 환경을 변화시키고 이 때문에 인간과 야생동물의 거주지가 가까워지고 겹치면서 충돌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남극 대륙을 제외한 모든 대륙에서 인간과 야생동물의 충돌이 발생하는 것으로 연구팀은 확인했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 지역의 가뭄과 폭염으로 코끼리가 사람이 거주하는 마을 근처까지 식량과 물을 찾아 이동하면서 농작물 피해를 주고 이에 대해 사람들은 보복 성격의 사냥이 이뤄진다. 또 해양 폭염은 긴수염고래의 이동 시기를 변화시켜 배와 충돌할 위험을 높인다는 식이다.

또 미국 프린스턴대 토목환경공학과 연구진은 ‘네이처 기후변화’ 2월 28일자에서 기후 변화가 금세기 말 태풍이나 사이클론, 허리케인 같은 열대성 저기압의 발생을 촉진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기후 모델을 이용해 지구온난화가 지금과 같은 추세로 계속될 때 보름 이내에 2개의 열대성 저기압이 동시에 발달해 큰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유용하 기자
2023-03-02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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