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에 두 아들 살해한 엄마…남편·시부모 선처 호소에도 징역 20년

생활고에 두 아들 살해한 엄마…남편·시부모 선처 호소에도 징역 20년

이보희 기자
입력 2023-02-23 15:27
업데이트 2023-02-23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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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심 “원심 형량 합리적” 항소 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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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고를 이유로 초등학생 아들 2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모친 A(40)씨가 9일 오후 서울 양천구 남부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한 뒤 나오고 있다. 2022.4.9 연합뉴스
생활고를 이유로 초등학생 아들 2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모친 A(40)씨가 9일 오후 서울 양천구 남부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한 뒤 나오고 있다. 2022.4.9 연합뉴스
생활고에 시달리다 초등학생 두 아들을 살해한 친모가 항소심에서도 징역 20년을 선고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 이원범 한기수 남우현)는 23일 오후 2시 살인 혐의로 기소된 A(42)씨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1심과 같은 징역 20년과 아동관련 취업제한 10년을 명령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날 “원심이 선고한 형량이 재량의 합리적 범위 내에 속한다고 판단된다”며 양측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재판부는 “범죄 전력이 없는 점과 아동학대를 한 정황이 없는 점, 남편과 시부모가 선처를 호소하는 점을 유리한 양형 요소로 참작한다”면서도 “피해 아동이 미처 꿈을 펼쳐보지 못한채 안타까운 목숨을 잃었다. 부양의무를 가진 부모로서 무책임한 태도를 가진 피고인에게 주어진 형이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다”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4월 5일 서울 금천구 다세대주택에서 초등학생 아들 2명을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남편과 별거 중 1억원이 넘는 빚으로 생활고를 겪다 범행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별거 상태에서도 남편의 월급으로 생활하던 A씨는 남편이 3월 직장에서 해고되자 불안감에 휩싸였다. 이후 남편 명의로 된 자신의 주거지까지 압류가 들어오지 않을까 걱정한 나머지 자식을 살해하고 자신도 극단적 선택을 하려 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범행 이후 극단적 선택을 세 번이나 시도했지만 실패하자 경찰에 자수했다.

1심 “부모라도 자식에 대한 생사 여탈권 없어”
1심 재판부는 “두 아들에 대한 생사 여탈권은 부모라도 가지고 있지 않다. 생활고에 처해있는 피고인이 적극적으로 삶을 타개하는 방식이 아닌 믿고 따르는 두 아들을 자신의 손으로 생명을 빼앗았다”며 이는 “동반 자살 사건이 아닌 자녀 살해 후 자살 미수 사건”이라고 밝혔다.

생활고, ‘독박 육아’ 등 A씨의 사정이 어려웠던 것은 인정하면서도 유의미한 감형 요인이 되기는 어렵다고 봤다.

이에 A씨는 1심 형량이 너무 무겁다며, 검찰은 반대로 형이 너무 가볍다며 항소한 바 있다.
이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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