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베트남전 진실 증언한 참전군인 “진실 말할 수 있는 용기도 군인 정신”

베트남전 진실 증언한 참전군인 “진실 말할 수 있는 용기도 군인 정신”

김주연 기자
김주연, 곽소영 기자
입력 2023-02-20 17:21
업데이트 2023-02-20 17:4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이미지 확대
베트남전 증언한 참전 군인 류진성씨
베트남전 증언한 참전 군인 류진성씨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류진성씨는 당시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에 따른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에서 자신이 목격한 퐁니 마을의 모습을 증언했다. 상이군인인 류씨는 “전쟁을 경험한 이들이 전쟁의 실상을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 ”며 “후손들에게 전쟁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열어주고 싶다”고 했다.
김주연 기자
“진실을 밝히는 건 피해자들에게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사과죠.”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 관련 재판에 증언으로 나섰던 참전 군인 류진성(77)씨는 2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내가 한 일을 했다’고 했을 뿐”이라면서 “한국 정부는 베트남 정부가 나서기 전에 먼저 피해자들에게 진솔한 사과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병대 청룡부대 소속으로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류씨는 2021년 11월 베트남인 응우옌 티탄이 한국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사건의 증인으로 출석해 법정에서 당시 상황을 진술했다. 그리고 1년 3개월 후 법원은 사실상 원고 손을 들어주며 한국 정부가 피해자에게 배상하라고 했다.

류씨는 담당 판사가 “전쟁을 모른다”면서 조심스럽게 질문하는 모습을 보고 진정성을 느꼈다고 했다. 1심 선고 이후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학살은 없었다”며 판결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류씨는 “진실을 말할 수 있는 용기도 군인 정신이며 해병대 정신”이라고 말했다.

류씨는 지금도 스물두살에 목격한 당시 상황을 또렷이 기억한다. 국도변에는 학살 희생자들의 주검이 놓여 있었고, 눈이 벌개진 주민들은 도로를 꽉 메우고 소리를 지르며 삿대질했다. 다른 소대원들이 중대장에게 민간인을 어떻게 할지 묻자, 중대장이 엄지로 목을 긋는 시늉을 한 다음날 벌어진 일이었다.

맨 앞에 서서 분노에 찬 생존자들을 밀치고 나가야 했던 류씨는 이제는 베트남전의 참상을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류씨는 2017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상이군경회의 비리를 비판하는 1인 시위를 할 당시, 베트남 국기를 들고 시위하는 이들에게 “같이 사진을 찍어주겠다”며 다가갔다가 자신이 목격한 퐁니 마을 학살 사건의 증언자를 찾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2018년 시민평화법정에서 한 익명 인터뷰는 2021년 11월 법정 증언으로 이어졌고, 증언 이후 피해자 응우옌 티탄을 직접 만나 사과한 류씨는 “살아남아서 고마울 뿐”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다른 참전 군인들이 증언을 만류하거나 항의할 때도 있었지만 그는 자신을 “맨 앞에서 길잡이 하는 첨병”이라고 소개하며 “이 또한 오롯이 감당해야 할 책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가 일본에 위안부나 강제징용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는데 부끄럽지 않게 남은 생을 쓰고 싶다”면서 “베트남과 우호 친선을 위해서라도 전우들이 나와서 잘못을 시인하고 전쟁의 진실을 알리는 데 역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류씨는 항소심에서도 언제든지 필요하면 증인으로 나서겠다고 했다.
김주연·곽소영 기자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