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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모으는 러, 무기 모으는 우크라…전쟁 참상 속 ‘잿빛’ 전망 [월드뷰]

피 모으는 러, 무기 모으는 우크라…전쟁 참상 속 ‘잿빛’ 전망 [월드뷰]

권윤희 기자
권윤희 기자
입력 2023-02-19 11:22
업데이트 2023-02-21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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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혈 강요…민간인 ‘고혈’ 뽑아 부상병 ‘출혈’ 메꾸는 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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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국영 우크라인폼 자료사진
우크라이나 국영 우크라인폼 자료사진
오는 24일로 1주년을 맞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될 거란 전망이 잇따르는 가운데, 러시아가 민간인 ‘고혈’을 뽑아 부상병 출혈을 메꾸는 걸로 확인됐다.

1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나우는 러시아 당국이 크림반도와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 지역에 혈액센터를 잇따라 설립하고 민간인에게 헌혈을 강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당국은 크림자치공화국 수도 심페로폴에 우크라이나 참전 군인을 위한 혈액센터를 마련하고 민간인을 대상으로 대규모 채혈을 시작했다. 가능한 많은 주민이 부상병을 위한 헌혈에 동참하도록 활발한 선전전도 벌이고 있다.

우크라이나나우는 러시아 당국이 우크라이나 국경과 인접한 로스토프, 벨고로드, 보로네시에도 헌혈센터를 개설했다고 전했다.

17일 우크라이나 국방부 개설 ‘국가저항센터’도 비슷한 내용을 전달했다.

국가저항센터에 따르면 러시아 당국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의 민간 의료 시설을 군병원으로 계속 용도 변경 중이다. 민간인 진료를 제한하고 부상병만을 진료하도록 하고 있다. 또 행정부 직원을 부상병을 위한 긴급 헌혈에 동원하고 있다.

러시아 당국은 작년에도 의료진에 헌혈을 강요한 바 있다.

작년 12월 26일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는 전황 보고에서 “동부 돈바스 도네츠크주 호를리우카시에서는 혈액 부족에 시달리는 러시아가 의료기관 직원 전원에 혈액 ‘기증’을 강요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혈액 수요 보충·봄 대공세 대비…민간인 고혈 짜내 ‘피 모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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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 의료진이 동부 루한스크 크레민나 인근에서 러시아군과 교전 중 전사한 병사의 유해를 시신가방에 옮겨넣고 있다. 2023.1.13 AP 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 의료진이 동부 루한스크 크레민나 인근에서 러시아군과 교전 중 전사한 병사의 유해를 시신가방에 옮겨넣고 있다. 2023.1.13 AP 연합뉴스
이에 대해 17일 RBC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이 루한스크 크레민나에서 고전 중인 것과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크레민나는 루한스크 남쪽과 북쪽을 잇는 고속도로가 지나가는 교통 요지다. 최근 우크라이나군이 이곳을 공격하자 러시아군은 거센 반격에 나섰다.

앞서 러시아 국방부는 러시아군이 루한스크 내 우크라이나군 방어선 2곳을 돌파했고, 우크라이나군이 최대 3㎞ 후퇴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세르히 하이다이 우크라이나 측 주지사는 이같은 러시아 측 주장이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부인했다.

하이다이 주지사는 18일 방송을 통해 “루한스크에서 러시아군의 지상 공격 및 포격 건수가 매일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특별한 진전은 없는 상황이다. 전황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나 우리가 제어할 수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루한스크 전선에 투입된 바그너그룹 병력이 고갈 상태라, 지난해 9월 부분 동원령 후 2개월 과정의 전투훈련을 받은 예비군이 주로 관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18일 기준 러시아군 전사자가 14만명을 넘어선 걸로 추산했다. 최근 돈바스 전선에서 격전이 잇따르면서 러시아는 하루 1000명 가까운 병력 손실을 보고 있다.

러시아가 민간인에 헌혈을 강요하고 채혈 센터를 잇따라 개설하는 등 ‘피 모으기’에 나선 것은 현재의 병력 손실에 따른 혈액 수요를 보충하고, 다가오는 봄 대공세에 대비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전쟁 장기화 ‘잿빛 전망’ 속에 민간인 고혈만 짜내는 참상이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서방 상대로 ‘무기 모으기’ 분주한 우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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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연례 안보회의인 뮌헨안보회의에서 영상 연설을 통해 “다윗은 골리앗을 대화가 아닌 행동으로 물리쳤다”며 “이제는 돌팔매가 더 강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2023.2.17 로이터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연례 안보회의인 뮌헨안보회의에서 영상 연설을 통해 “다윗은 골리앗을 대화가 아닌 행동으로 물리쳤다”며 “이제는 돌팔매가 더 강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2023.2.17 로이터 연합뉴스
이에 맞서 우크라이나는 ‘무기 모으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7일 개막한 세계 최대 안보분야 연례 국제회의인 뮌헨안보회의(MSC) 개막 영상연설에서 러시아와 벌이는 전쟁을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 비교하며 서방의 무기 지원을 거듭 요청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다윗은 골리앗을 대화가 아닌 행동으로 물리쳤다. 이제는 돌팔매가 더 강해져야 한다”면서 “특히 서방의 무기 지원이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1주년을 앞두고 열린 이번 회의에는 40여개국 정상과 100여명의 외교 및 국방장관 등 모두 500여명이 참석해 우크라이나 전쟁이 불러온 시대전환 등에 대해 논의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우크라이나에 전차를 공급하기로 약속한 협력국들에 실제로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등 젤렌스키 대통령의 연설에 힘을 실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유럽 국가들에 국방비 증액을 촉구하면서 유럽 대륙이 직면한 도전에 맞서 유럽 방위에 대규모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패널토론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있어서 긴장 완화는 감지되지 않는다며 장기전을 전망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푸틴 대통령이 자신의 야망의 기조를 바꿨다는 단서는 없다”면서 “우크라이나에 필요한 것을 줘야 한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 지원을 촉구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는 것에 따른 위험에 대해서는 “위험 없는 선택지는 없다”면서도 “가장 큰 위험은 러시아가 이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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