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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복 많이!!!” 우크라 공습한 러시아 드론에 적힌 문구

“새해 복 많이!!!” 우크라 공습한 러시아 드론에 적힌 문구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3-01-02 14:25
업데이트 2023-01-02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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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추된 러시아발 자폭 드론
격추된 러시아발 자폭 드론 1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곳곳을 미사일과 자폭 드론으로 공습한 가운데 우크라이나군이 키이우에서 격추한 드론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с Новым Годом!!!)라는 손글씨가 러시아어로 적혀 있다.
키이우 경찰 텔레그램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힘겨운 전쟁을 이어가는 우크라이나는 새해 첫날에도 무더기 드론 공습에 시달렸다.

로이터·AP통신 등에 따르면 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는 주민들이 전시 통금령에 따라 집에 머물며 새해 첫날을 축하했으나 자정이 지나자마자 공습경보가 울리고 자폭 드론 공격을 받으면서 공포 속에 밤을 보내야 했다.

새해 첫날부터 드론·미사일 공습…러 드론 45대 격추
러시아군 공격에 폐허된 집에서 물건 챙기는 우크라 주민들
러시아군 공격에 폐허된 집에서 물건 챙기는 우크라 주민들 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남동부 자포리자시(市)에서 주민들이 전날 러시아군 로켓 공격으로 폐허가 된 집에서 옷가지 등 물건을 챙기고 있다. 2023.01.02
AP 연합뉴스
예년 같으면 새해를 맞는 기념으로 불꽃놀이를 지켜봤겠지만, 올해는 러시아군이 발사한 미사일과 드론을 우크라이나 공군이 격추할 때 발생하는 섬광을 숨죽이며 지켜본 밤이었다.

키이우에서는 이날 희생자가 나오진 않았지만, 다른 곳에 쏟아진 미사일과 드론 공습으로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최소 3명이 사망하고 50여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우크라이나 당국이 이날 격추했다고 밝힌 러시아발 드론은 45대에 달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밤 연설에서 “그들은 우리 독립을 빼앗지 못할 것”이라며 “우리는 그들에게 어떤 것도 내주지 않겠다”며 새해에도 러시아와 맞서 싸우겠다는 항전 의지를 천명했다.

이날 공원에 나온 한 주민은 “군인들이 가족과 함께하지 못하는 때라 새해 첫날을 마냥 축하할 수만은 없다”면서도 젤렌스키 대통령의 연설처럼 우크라이나인이라는 점을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말했다.

드론 잔해에 ‘해피 뉴 이어!!!’
아내 시신 옆에서 우는 우크라 남성
아내 시신 옆에서 우는 우크라 남성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각지에 포격을 퍼부은 지난해 31일(현지시간) 수도 키이우에서 한 남성이 아내의 시신을 보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새해 직전까지 이어진 이번 공습으로 최소 1명이 숨지고 3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2023.01.01
AP 연합뉴스
이날 러시아가 보낸 자폭 드론 중에선 러시아어 손글씨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적힌 잔해가 발견되기도 했다.

키이우 경찰은 운동장에 떨어진 드론 잔해에 러시아어로 ‘해피 뉴 이어’라고 적힌 사진을 텔레그램에 공개했다. 경찰은 “전쟁터가 아닌 아이들 놀이터에 드론이 떨어졌다”고 러시아를 비난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지난달 31일에도 장거리 미사일 공격을 퍼부으며 “우크라이나 드론 시설을 겨냥한 것”이라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날 무차별 폭격 직후에 방송된 신년사에서 이번 전쟁에 대해 “도덕적, 역사적 정당성은 러시아에 있다”는 내용으로 9분에 달하는 연설을 이어갔다.

불꽃놀이 금지령 어긴 주민 징역 5년형 직면
한편 키이우에서는 47세 주민이 새해 첫날을 앞두고 불꽃놀이를 했다가 최장 5년에 달하는 징역형에 처할 위기에 놓였다고 DPA통신이 전했다.

키이우 당국은 이 주민이 전시 불꽃놀이 금지령을 어겨 이러한 처벌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날 불꽃놀이 직후 키이우에는 러시아 드론 공격을 알리는 공습경보가 울렸다고 통신은 전했다.

“러, 미사일 부족해 방공미사일 섞어 사용”
2023년 새해를 맞는 러시아
2023년 새해를 맞는 러시아 1일(현지시간)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크렘린궁 상공에 불꽃이 밤하늘을 밝히고 있다. 모스크바 시 당국은 새해를 기념하는 대규모 불꽃놀이와 행사를 취소하기로 결정했고, 붉은 광장과 일부 주요 도로는 보안상의 이유로 폐쇄됐다. 2023.01.01.
EPA 연합뉴스
한편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전쟁의 장기화로 육군뿐만 아니라 공습 측면에서도 무기 부족 문제를 겪고 있다는 주장을 내놨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공습에 기존 미사일뿐만 아니라 드론 및 공격용으로 개조한 방공미사일을 섞어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현지매체 ‘키이우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 부국장 바딤 스키비츠키는 이날 텔레그램에 올린 보고에서 “러시아가 이란제 드론과 (자국의) 구식 미사일, 고정밀 탄도미사일, 개조된 S-300 미사일 등을 다양한 구성으로 결합하는 전술을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S-300은 지난 1970년대 옛 소련이 공중 목표물 요격을 위해 개발한 지대공 미사일로 ‘러시아판 패트리엇’으로 불린다.

그런데 러시아가 이 지대공 미사일을 지상 목표물 공격용으로 전용하는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의 이러한 공습 전술에 대해 스키비츠키 부국장은 ‘서방 제재로 인한 물자 조달 차질’을 이유로 들었다.

그는 “러시아가 (서방) 경제제재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그들은 제재를 우회해 (무기 및 군사장비) 부품을 수입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현재 탄도미사일 이스칸데르가 부족하고, 순항미사일 칼리브르의 재고도 거의 바닥나고 있으며, 공대지 순항미사일 Kh-101, Kh-555의 보유량도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키비츠키 부국장은 또 러시아가 옛 소련제 다연장로켓포 스메르치와 우라간, 122㎜, 152㎜ 구경 대포 등의 포탄 부족 문제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가 다른 국가로부터 탄약을 들여오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면서 “벨라루스에서 이미 많은 양을 가져왔고, 군수품 수입을 위해 다른 나라들과도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을 시작한 러시아는 전쟁 초기 우크라이나의 지상 목표물 타격을 위해 첨단 고정밀 유도미사일을 대규모로 쏟아부었다.

최신형 전술 탄도·순항 미사일인 이스칸데르, 흑해에 배치된 잠수함과 수상함에서 발사되는 순항미사일 칼리브르 등이 대거 동원됐다.

1990년대 이후 개발된 신형 공대지 순항미사일 Kh-101과 Kh-555도 투입됐다.

그러나 점차 미사일 재고가 줄어들면서 여름 이후엔 이런 고정밀 미사일을 이용한 타격이 줄었다.

러시아는 지난 11월 말까지 우크라이나에 모두 4000기 이상의 공격용 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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