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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익수, 강등 없이 장군으로 전역…유족 “피해자에게 냉정”

전익수, 강등 없이 장군으로 전역…유족 “피해자에게 냉정”

강민혜 기자
입력 2022-12-26 17:12
업데이트 2022-12-2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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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익수 공군본부 법무실장. 연합뉴스
전익수 공군본부 법무실장. 연합뉴스
전익수 공군 법무실장의 계급을 준장에서 대령으로 강등한 처분의 효력을 잠시 중단하라는 법원의 결정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부장 강동혁)는 26일 전 실장에 대한 집행정지(효력정지) 신청을 받아들여 징계의 효력을 임시 중단하도록 했다.

효력정지란 행정청이 내린 처분의 효력을 본안 판결까지 임시로 중단하는 처분이다.

이번 결정에 따라 전 실장은 준장 계급을 임시로 유지한다.

또한 이달 28일로 예정됐던 전역식도 준장 계급으로 치르게 된다.

앞서 국방부는 전 실장이 고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 수사를 지휘하는 과정에 잘못이 있었다고 보고 준장에서 대령으로 강등하도록 의결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의 재가를 받았다.
고(故) 이예람 공군 중사의 아버지 이주완씨와 어머니 박순정씨가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이 중사를 성추행한 부대 선임에 대한 상고심 선고를 마친 뒤 발언하고 있다. 2022.09.29. 연합뉴스
고(故) 이예람 공군 중사의 아버지 이주완씨와 어머니 박순정씨가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이 중사를 성추행한 부대 선임에 대한 상고심 선고를 마친 뒤 발언하고 있다. 2022.09.29. 연합뉴스
전 실장은 이에 불복해 강등 처분을 취소하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또한 본안 소송의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강등의 효력을 멈춰달라는 효력정지도 신청했다.

전 실장 측은 지난 16일 진행된 심문기일을 통해 자신에게 군검사에 대한 지휘감독권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현재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군검사에 대한 보복범죄 자체가 성립이 되지 않는 점, 민주화 이후 장군에서 대령으로 강등된 사례는 없는 점 등을 집행정지 신청 이유로 내세웠다.

또 “이달 전역 예정이다”라며 “본안소송을 통해 효력을 다툴 시간도 없이 일생에 한 번 하는 전역식을 불명예를 안고 치러야 한다는 점에서 회복이 어려운 손해를 입게 되는 것이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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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장에서 대령으로 강등된 전익수 공군 법무실장의 고(故) 이예람 중사 사건 관련 특검 출석 당시 모습. 뉴스1
준장에서 대령으로 강등된 전익수 공군 법무실장의 고(故) 이예람 중사 사건 관련 특검 출석 당시 모습. 뉴스1
앞서 지난달 18일 국방부는 징계위원회를 열어 전 실장의 징계 혐의에 대해 강등을 의결했고, 지난 22일 윤석열 대통령의 최종 승인절차를 완료했다.

전 실장은 징계 처분을 통지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항고할 수 있었다.

장군이 강등된 것은 군대에 대한 문민통제가 확립된 이후 처음이었다.

1979년 12·12 군사반란을 일으킨 신군부가 정승화 육군참모총장을 이등병으로 강등시킨 게 가장 최근 사례지만, 당시는 쿠데타라는 비정상적인 상황이었기 때문에 직접 비교하기는 힘들다.

군인 징계 관련 규정을 명시한 군인사법 제57조에 따르면 “강등은 해당 계급에서 1계급 낮추는 것을 말한다”고 돼 있다.

전 실장은 공군 20전투비행단 소속이던 이 중사가 지난해 3월 2일 선임 부사관에게 성추행을 당한 뒤 군검찰 수사가 진행되던 같은해 5월 21일 극단적 선택에 이르는 과정에서 부실초동수사의 책임자라는 의혹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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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향소에 놓이는 국화
분향소에 놓이는 국화 7일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에 마련된 공군 성추행 피해 부사관 이예람 중사의 분향소를 찾은 조문객이 조문을 하고 있다. 2021.06.07 뉴스1
이 중사 유족은 법원 결정 직후 입장문을 통해 “책임있는 이들에겐 관대하고, 피해자에겐 한없이 냉정한 법의 마음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고 일침했다.

전 실장을 향해서는 “장군의 명예에 걸맞은 행동을 했느냐”고 반문하며 “껍데기 같은 장군의 명예를 두르고 군문을 나서 본들, 역사와 국민은 전 실장을 장군으로 기억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남아있는 징계처분 취소소송을 끝까지 지켜볼 것이다”라며 “소송 당사자인 국방부 역시 우리 딸을 지켜주지 못했던 죄책감을 통렬히 새기며 사활을 다해 소송에 임하라”고 촉구했다.
강민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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