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신다 아던 총리, 방역정책 실패 지적에 발끈
각국 정상 ‘마이크 앞 욕설·비방’에 곤욕
13일(현지시간) 하원 토론회에 참석한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왼쪽)가 야당인 행동당(ACT) 대표 데이비드 시모어(왼쪽)를 겨냥해 비속어를 내뱉은 것이 마이크를 타고 노출되면서 곤욕을 치렀다.
사태는 야당인 행동당(ACT) 대표 데이비드 시모어가 아던 총리에게 던진 질문에서 비롯됐다.
시모어 당대표는 이날 하원 토론회에서 아던 총리에게 “총리가 실수한 뒤에 제대로 사과하고 문제를 바로 잡은 사례가 있으면 말해달라”며 날선 공격을 이어갔다. 이 같은 시모어 당대표의 저격에 배석한 의원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13일(현지시간) 하원 토론회에 참석한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왼쪽)가 야당인 행동당(ACT) 대표 데이비드 시모어(왼쪽)를 겨냥해 비속어를 내뱉은 것이 마이크를 타고 노출되면서 곤욕을 치렀다.
아던 총리는 “예를 들어 우리는 격리를 관리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일이었으며, 이에 영향을 받은 사람들이 있고, 만약 우리가 이러한 일을 다시 겪는다면 다르게 행동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말했다”고 인상을 찌푸렸다.
그러면서 “내 임기 동안 정부가 이뤄낸 일을 지지한다”며 “작년을 포함해 지난 시간 우리는 때마다 뉴질랜드의 최선의 이익을 위한 결정을 내려왔다”고 반박했다.
뉴질랜드 야당인 행동당(ACT) 대표 데이비드 시모어는 13일(현지시간) 하원 토론회에서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의 ‘핫마이크’ 사건에 대해 사과를 요구했다.
시모어 당대표는 아던 총리가 자신을 모욕했다며 하원의장에게 즉각 이의를 제기했다. 총리실 대변인에 따르면 아던 총리는 자신의 혼잣말에 대해 시모어 당대표에게 사과했다.
2017년 10월에 취임한 아던 총리는 코로나19 유행 기간에 엄격한 방역 정책을 펼치면서 국제적인 찬사를 받았고 국내에서도 높은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내년 연말에 예정된 총선 때문에 아던 총리는 정치적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5일 현지 여론조사 기관 캔터1뉴스에 따르면 여당이자 아던 총리가 속한 노동당의 지지율은 33%로, 제1야당인 국민당(지지율 38%)에 5%p 뒤진다.
이처럼 마이크가 켜진 줄 모르고 발언했다가 곤경에 처하는 지도자들이 종종 목격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경우 지난 10월 허리케인 피해를 본 플로리다주를 방문해 지역 소도시 시장과 대화하다 내뱉은 욕설이 언론 카메라에 잡혀 구설에 올랐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9월 미국 방문 때 ‘핫마이크’ 사건에 휘말린 바 있다.
2022년 7월 8일(현지시간)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가 호주 시드니에서 앤서니 알바네세 호주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평소 차분하고 신중한 답변으로 유명한 아던 총리는 2022년 12월 13일 야당대표를 겨냥한 저속한 발언이 ‘핫마이크’ 사건으로 발전하면서 곤경에 처했다.
AP 연합뉴스
AP 연합뉴스
권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