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당하자 ‘확전 공포에 떤 세계’…美 “러 발사 미사일 아닌 듯”

폴란드 당하자 ‘확전 공포에 떤 세계’…美 “러 발사 미사일 아닌 듯”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22-11-16 16:53
업데이트 2022-11-16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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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생산 미사일, 폴란드에 떨어져 2명 사망
G7·나토 등 ‘先 사실확인 後 대응’ 기조
러 타격 대응하던 우크라 방공미사일인듯
15일(현지시간) 폴란드의 동부 우크라이나 접경지역인 루블린주 프르제워도우의 한 농장에 미사일이 떨어져 트랙터가 부서진 채 나뒹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해당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입수했다며, 폴란드 언론이 전한 폭발 지역의 특징이 드러나고 인터넷에 같은 사진이 없기 때문에 이날 미사일이 떨어진 현장으로 확인했다고 전했다. 프르제워도우 로이터통신
15일(현지시간) 폴란드의 동부 우크라이나 접경지역인 루블린주 프르제워도우의 한 농장에 미사일이 떨어져 트랙터가 부서진 채 나뒹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해당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입수했다며, 폴란드 언론이 전한 폭발 지역의 특징이 드러나고 인터넷에 같은 사진이 없기 때문에 이날 미사일이 떨어진 현장으로 확인했다고 전했다. 프르제워도우 로이터통신
러시아산 미사일 2발이 15일(현지시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인 폴란드에 떨어져 2명이 사망하면서 일촉즉발의 상황이 벌어졌다. 폴란드와 주요 7개국(G7) 정상들이 ‘선(先) 사실확인·후(後) 대응’에 뜻을 모으며 대러 응전은 피했지만, 장기화되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확전 공포가 현실적인 위협임이 확인됐다. 미국은 이날 러시아의 공습보다 우크라이나 요격 미사일의 오발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폴란드 라디오방송 ZET는 이날 “경로를 벗어난 미사일 2발이 오후 3시 40분쯤 우크라이나 국경지대의 (폴란드 영토 내) 마을인 프르제워도우에 떨어져 2명이 숨졌다”며 “폴란드 정부는 해당 미사일이 러시아산임을 확인하고 조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폴란드, 나토 조약 4조 발동 검토

폴란드 정부는 즉각 긴급국가안보위원회를 소집하고 군 대비태세를 격상했고, 나토 조약 4조(상호협의조항) 발동도 검토한다고 전했다. 조약 4조는 1949년 나토 창설 이래 단 7번 발동된 강수다. 나토의 최고 의사결정 기관인 북대서양이사회에서 조약 5조(집단방위)에 따른 군사행동까지 논의할 수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이날 정례연설에서 “오늘 러시아 미사일이 폴란드의 영토를 타격해 사람이 죽었다. 매우 심각한 긴장고조”라고 주장했다.

반면,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누가 미사일을 쐈는지 결정적 증거가 없다”고 했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 중이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G7 정상들과 긴급회의를 열었다. G7 정상들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정확히 파악하고, 이후 다음 조치를 결정할 것”이라며 만장일치로 현지 조사를 지원키로 했다.
15일(현지시간) 폴란드 민영방송사 TVN24가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 프셰보도프 농지에 미사일 2발이 떨어졌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다. 2022.11.15 TVN24
15일(현지시간) 폴란드 민영방송사 TVN24가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 프셰보도프 농지에 미사일 2발이 떨어졌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다. 2022.11.15 TVN24
이날 긴급회의에는 영국, 독일, 프랑스, 캐나다, 네덜란드, 일본, 스페인, 이탈리아 등이 참석해 “우크라이나 도심 및 기간시설에 대한 러시아의 잔인한 미사일 공격”을 규탄했다.

●러시아 “우크라·폴란드 국경 근처에 타격 안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그(러시아 발사론)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전 정보가 있다”며 “탄도 궤적을 보면 러시아에서 발사됐을 것 같지 않다. 하지만, 두고 보자”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AP통신은 미 행정부 관리들을 인용해 “예비평가는 (해당 미사일이) 우크라이나 전력 인프라에 대한 이날 러시아의 압도적인 공격에 대응해 우크라이나군이 쏜 (요격) 미사일이라는 것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앞서 러시아 군사 작전을 연구하는 ‘벨링캣’의 설립자 엘리엇 히긴스도 트위터에 미사일 잔해 사진을 토대로 “(러시아의) 순항미사일 보다 (우크라이나의) 방공 미사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우크라이나도 S300 등 러시아산 미사일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성명에서 “폴란드의 언론·당국 등이 상황을 고조시키려고 고의로 도발하는 것”이라며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폴란드 국경 근처에 아무런 타격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인접국인 발트 3국을 중심으로 유럽 전역이 공포에 떨었다. 우르마스 레인살루 에스토니아 외무장관은 “매우 심각한 사건이다. 나토는 당연히 마지막 1인치까지 영토를 수호할 것”이라고 했고,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30개 회원국 대사들이 참석한 회의에서 폴란드의 미사일 피습을 긴급 의제로 상정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서울 이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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