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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극우 포퓰리즘 한계… 라티노·교외서도 ‘붉은 물결’은 없었다

트럼프 극우 포퓰리즘 한계… 라티노·교외서도 ‘붉은 물결’은 없었다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22-11-10 21:54
업데이트 2022-11-11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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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민주, 20년 만에 집권당 첫 선전

모든 표 공략 파격… 경제심판 넘어
바이든 “민주주의와 美에 좋은 날”

트럼프는 차기 대선 출마 시사 등
공화 표심 분열·민주 결집 부추겨
‘낙태권 이슈’ 보수 여성표 분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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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백악관 기자간담회에서 전날 치른 중간선거에서 예상을 깬 민주당의 선전 결과를 언급하며 활짝 웃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레드 웨이브’(공화당 압승)가 일어나지 않았다. 민주주의를 위해 그리고 미국을 위해 좋은 날이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워싱턴DC 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백악관 기자간담회에서 전날 치른 중간선거에서 예상을 깬 민주당의 선전 결과를 언급하며 활짝 웃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레드 웨이브’(공화당 압승)가 일어나지 않았다. 민주주의를 위해 그리고 미국을 위해 좋은 날이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워싱턴DC AP 연합뉴스
지난 8일(현지시간) 실시된 미국 중간선거에서 소위 ‘붉은 물결’(Red Wave·공화당 압승)은 없었다. 외려 2002년 이후 20년 만에 집권당이 압도적 패배를 면한 첫 선거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극우 포퓰리즘은 성과만큼이나 아군의 분열 및 적군의 결집을 부추겨 대승에서 멀어지게 했고, 민주당은 라티노와 교외지역의 선전 등으로 상당한 수준의 격차를 메웠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9일 백악관 연설에서 “어제는 민주주의를 위해 좋은 날이었다. 미국에 좋은 날이었다”며 “언론과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붉은 물결은 없었다”고 자평했다. 그는 이어 “지난 40년간 민주당 대통령의 첫 중간선거보다 적은 수의 하원 의석을 잃었고, 1986년 이래로 (36년 만에) 가장 많은 주지사를 배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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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헨리 올슨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는 “민주당이 교외지역에서 선전했다. (본래 민주당 지지 세력인) 라티노의 공화당 지지 물결도 예상보다 거세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CNN 등의 출구조사에 따르면 라티노 유권자 중 39%가 공화당 후보를 찍었다. 직전 중간선거였던 2018년보다 10% 포인트 늘었지만 라티노의 충격적 변심이 있을 거라던 예상에는 못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또 핵심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에서 이긴 민주당 존 페터먼 후보는 이날 연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표를 주던 백인 노동자들마저 내 (유세) 목표였다”며 ‘모든 카운티, 모든 표’ 전략을 승리의 이유로 꼽았다. 공화당은 시골을, 민주당은 도심을 공략하던 오랜 공식을 깬 파격이 좋은 결과를 이끌어 냈다는 의미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제심판론에 끝까지 집중하지 못하고 유세에서 2020년 대선 불복 주장과 함께 차기 대선 출마를 시사하면서 외려 반트럼프 세력을 결집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 결과 소위 ‘트럼프 키즈’들이 핵심 경합주에서 고배를 마셨다. 펜실베이니아주의 메메트 오즈 후보는 물론 트럼프 저격수인 민주당 소속 휘트머 그레천 미시간주 주지사를 잡겠다고 내보낸 튜더 딕슨 후보가 대표적이다.

공화당 제프 덩컨 조지아 부지사는 CNN 방송에 “이제 트럼프는 백미러에 두고 (우리는) 양질의 후보와 함께 나아가야 할 때”라며 ‘트럼프 책임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송원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 사무국장은 “트럼프의 극우 포퓰리즘만으로 대승은 힘들다는 현 공화당의 한계가 노출됐다”고 평가했다.

선거 당일 출구조사에서도 투표 핵심 이슈로 인플레이션(32%)에 이어 꼽혔던 낙태권 폐지(27%)도 민주당 지지자들의 결집을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의 여성 지지자들이 상·하원 의원과 주지사 가운데 낙태권 폐지를 심하게 지지하는 이가 있을 경우 민주당 후보를 선택하는 ‘분리 투표’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밖에도 인터넷 매체 복스는 심각한 정치 양극화 속에 “(정책이나 유세로) 외부 정당에 유리하게 흔들리지 않는 정치지형” 때문에 향후에도 한쪽이 압승을 거두는 경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부동층이 더욱 얇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2022-11-1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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