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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외교·통일·국방 수장 역할 키우고, 美에도 한국 이익 반영시켜야 [尹정부 6개월 국정 점검]

尹 외교·통일·국방 수장 역할 키우고, 美에도 한국 이익 반영시켜야 [尹정부 6개월 국정 점검]

이재연 기자
이재연 기자
입력 2022-11-08 20:44
업데이트 2022-11-09 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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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손발 안 맞는 외교안보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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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리 모인 한미일 정상
한자리 모인 한미일 정상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월 29일 스페인 마드리드 이페마(IFEMA) 컨벤션센터에서 한미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마드리드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의 외교안보 분야 국정목표는 ‘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다. 가치에 기반한 동아시아 외교, 능동적 경제안보 외교, 지역별 협력 네트워크 구축, 국가 사이버안보 대응역량 강화 등을 세부 과제로 설정했다. 박근혜 정부 당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불거진 한중 갈등, 문재인 정부의 ‘전략적 모호성’을 표방한 대미·대중 외교, 최악의 한일 관계를 거울 삼아 새 정부는 ‘한미동맹 복원’을 외교의 1순위로 올려놨다. 당파 논리에서 벗어나 훼손됐던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복원하고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격상된 한미동맹 아래 미국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등에 참여해 규범에 기반한 아태지역 질서 구축에 동참하기로 한 것이다.

큰 틀에서 4강 외교의 방향성은 잡혔다고 볼 수 있지만 지난 6개월간 국제외교 무대에서는 세부 전략 부재, 잦은 외교 결례와 대통령의 말실수 같은 파열음이 노출됐다. 특히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실장 김성한·1차장 김태효)이 외교라인을 장악한 가운데 외교·통일·국방부 장관 등 부처 각료들의 존재감이 보이지 않는다는 우려가 높다. 일각에서는 외교안보 분야 경험이 적은 윤 대통령이 친미 성향으로 분류되는 대통령실 참모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지적 속에 ‘외교는 외교부에 맡겨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윤 대통령은 지난 5월 취임 직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를 통해 국제 외교 무대에 등장했지만 잇단 결례로 도마에 올랐다. 지난 9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장례식 참배 취소, 유엔총회 당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48초 환담’ 및 비속어 논란, 한일 정상회담의 성급한 발표 및 약식으로 마무리된 회담 등이 연거푸 이어졌다. 취임 초반 대통령의 해외 순방은 지지율 상승의 호재이지만, 윤석열 정부는 정반대의 기현상을 보였다.

임기 초반 국제무대가 낯선 윤 대통령이 변수투성이인 국제무대에서 양자 외교를 하는 것은 무리인데도 이를 강행 추진한 것은 결국 대통령실과 외교부 사이 손발이 맞지 않았다는 방증으로 읽힌다. 익명을 요구한 외교 전문가는 8일 “외교는 정치 논리도 반영돼야 하지만 박진 외교부 장관이 국가안보실보다 우위에서 주도권을 가져야 한다”면서 “대통령실 이너서클이 아닌 장관이 배제된 듯한 모양새는 불균형하며 국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통일·국방부는 실·국장 인사가 일단락됐으나, 외교부 공관장 인사가 6개월째 진행형인 것도 업무 속도를 늦추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한미동맹에 명확한 우선순위를 부여한 전략적 명확성이 격화된 신냉전, 미중 갈등 와중에 오히려 국익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중국과도 상호존중에 의한 양국 관계를 만들겠다는 게 정부 입장이나, 향후 혐한·경제보복 등이 다시 불거질 경우 우리 이익을 앞세우며 과감히 대중외교를 펼칠 수 있을진 의문”이라고 진단했다.

우리 정부가 IPEF는 물론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협의체), 오커스(미·영·호 3개국 안보동맹) 등 미국 주도 협의체 중 최소 1개 이상에서 초반부터 ‘리더십 롤(역할)’을 발휘하며 이익을 적극 취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경제안보 외교에서는 실용주의 시각도 앞세우고, 외교부·산업통상자원부로 쪼개진 부처 간 유기적 조율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우리 전기차·배터리 분야에 영향을 미칠 미 ‘인플레이션감축법’(IRA)’ 3년 유예 개정안 통과 여부가 당장 첫 고비가 될 전망이다.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불똥이 한국에 튀고 있지만 정작 미국이 주요 동맹 파트너인 한국을 적극 구제·배려하지 않는 데 대해 분명한 주장을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흥규 아주대 교수는 “이분법적 시각으로는 중국을 배제해 우리 무역의 절반을 결딴내는 셈”이라며 “외교라인이 국제정세 변화에 새 컨센서스를 갖고, 야당의 주요 전략가들도 찾아서 경제안보 국익을 위한 전략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2022-11-09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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