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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페어웰’ 페더러, “완벽한 여정이었다”

‘굿바이 페어웰’ 페더러, “완벽한 여정이었다”

최병규 기자
입력 2022-09-24 16:21
업데이트 2022-09-24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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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버컵 복식, 나달과 복식 패배로 눈물의 은퇴

‘포커 페이스’도 이날 만큼은 어쩌지 못했을까.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41·스위스)가 끝내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24일 레이버컵 라파엘 나달과 호흡을 맞춰 출전한 레이버컵 복식 패배로 코트와의 이별을 확정한 로저 페더러가 경기 후 코트 인터뷰 도중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울먹이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24일 레이버컵 라파엘 나달과 호흡을 맞춰 출전한 레이버컵 복식 패배로 코트와의 이별을 확정한 로저 페더러가 경기 후 코트 인터뷰 도중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울먹이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페더러는 24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O2아레나에서 열린 팀 유럽-팀 월드 간 남자테니스 대항전인 레이버컵 첫 날 복식에 라파엘 나달(스페인)과 한 조로 출전, 프랜시스 티아포-잭 속(이상 미국) 조에 1-2(6-4 6-7<2-7> 9-11)로 졌다. 2시간이 넘는 접전 끝에 생애 마지막 공식 경기를 마친 페더러는 이제 현역에서 물러난다.

앞서 US오픈에서 은퇴한 세리나 윌리엄스(41·미국)처럼 경기 결과에 따라 현역 생활이 연장되는 것이 아니었고, 메이저 타이틀이 걸린 경기도 아니었지만 6세 때 시작한 테니스 코트와 이별하는 순간이 오자 지든 이기든 늘 표정이 없던 그였지만 경기장을 가득 메운 1만 7500명 팬들 앞에서는 감정을 절제하기 어려웠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페더러가 걸어온 길을 특집 영상으로 만들어 상영하며 ‘황제’의 은퇴 무대를 예우했다.
24일 라파엘 나달과 호흡을 맞춰 출전한 레이버컵 복식 패배로 코트와의 이별을 확정한 로저 페더러가 경기 후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아내 미르카를 안으며 울먹이고 있다. [AP 연합뉴스]
24일 라파엘 나달과 호흡을 맞춰 출전한 레이버컵 복식 패배로 코트와의 이별을 확정한 로저 페더러가 경기 후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아내 미르카를 안으며 울먹이고 있다. [AP 연합뉴스]
페더러는 ‘평생의 라이벌’이었지만 자신의 마지막 경기에서는 한 팀으로 호흡을 맞춘 나달을 비롯해 벤치에서 함께 응원해 준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 앤디 머리(영국) 등과 포옹했다. 페더러는 코트 위 인터뷰에서 “완벽한 여정이었다. 한 번 더 할 수도 있을 정도”라고 소감을 밝혔다.

앞서 그는 소셜 미디어에 “수 천 번 했던 경기 준비지만 오늘은 느낌이 다르다”며 “오늘 경기에 와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적은 뒤 은퇴 경기에 나섰다. 경기를 마친 뒤에는 “오늘은 행복한 날이지, 슬픈 날이 아니다”라며 “이런 자리에 설 수 있어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내 미르카와 4명의 자녀들도 경기장을 찾았다. 페더러는 “아내가 한참 전 나를 은퇴시킬 수도 있었지만 계속 뛰게 해줬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페더러는 테니스에 수많은 기록을 남겼다. 2003년 윔블던에서 처음 메이저 단식 정상에 올랐고 2018년 호주오픈에서 남자 테니스 사상 최초로 메이저 단식 20회 우승 기록을 세웠으며 메이저 대회에서 가장 많은 승수(369승)를 올렸다.
24일 레이버컵 복식 경기로 36년 간의 테니스 여정을 마친 로저 페더러가 양팀 선수들에 의해 들어올려지며 팬들의 환호에 손을 들어 답례하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24일 레이버컵 복식 경기로 36년 간의 테니스 여정을 마친 로저 페더러가 양팀 선수들에 의해 들어올려지며 팬들의 환호에 손을 들어 답례하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이 부문 2위는 조코비치의 334승이다. 세계 랭킹 연속 1위 기록도 페더러가 갖고 있다. 그는 2004년 2월부터 2008년 8월까지 장장 4년 6개월간, 237주 연속 1위를 지켰다. 2위는 1970년대 중반 160주 연속 1위였던 지미 코너스(은퇴·미국)다.

2018년 호주오픈에서 36세 10개월에 오른 것이 최고령 메이저 우승 기록도 아직 깨지지 않고 있다. 2009년 프랑스오픈을 제패하면서 이른바 ‘오픈시대’가 열린 1968년 이후 로드 레이버(은퇴·호주·1969년), 앤드리 애거시(은퇴·미국·1999년)에 이어 남자 선수로는 세 번째로 ‘커리어 그랜드 슬램(시즌에 관계없이 4대 메이저대회 우승을 한 번 이상씩 두루 달성하는 것)’까지 달성했다.
24일 레이버컵 복식 경기로 36년 간의 테니스 여정을 마친 로저 페더러가 함께 호흡을 맞춘 라파엘 나달을 바라보며 미소짓고 있다. [AP 연합뉴스]
24일 레이버컵 복식 경기로 36년 간의 테니스 여정을 마친 로저 페더러가 함께 호흡을 맞춘 라파엘 나달을 바라보며 미소짓고 있다. [AP 연합뉴스]
다만 ‘테니스 황제’의 현역 마지막 경기는 단·복식 모두 패배로 끝났다. 단식 최종전이 된 지난해 7월 윔블던 8강에서 후베르트 후르카치(폴란드)에게 0-3(3-6 4-6 4-6)으로 졌고, 이날 복식 마지막 경기에서도 결국 패했다.

그러나 AP통신은 “페더러가 걸어온 여정은 기록으로 나오는 숫자 이상의 의미”라며 “강력한 포핸드, 특유의 원핸드 백핸드, 완벽한 풋워크, 엄청나게 효율적인 서브, 열정적인 네트 대시, 자신의 경기를 재창조하려는 의지, 그리고 선수로 오래 장수한 사실 등이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페더러를 칭송했다.
최병규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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