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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둘이에요” 동성 커플 묘사한 英 유아용 애니메이션… “환상적”

“엄마가 둘이에요” 동성 커플 묘사한 英 유아용 애니메이션… “환상적”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2-09-08 18:11
업데이트 2022-09-08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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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유아용 애니 ‘페파피그’서 첫 동성 커플 캐릭터 등장

여성 곰 두 마리 모두 엄마로 소개하는 새끼곰
애니 속 가젤 선생님 “멋지구나, 페니” 칭찬
英소수자인권단체 “이번 에피소드 환상적”
“성 소수자 가족에 큰 의미” 긍정 평가

일각 “아동용 방송답게 하라” 비판도
페파피그에 나온 ‘두 엄마’. 채널5 TV 캡처
페파피그에 나온 ‘두 엄마’. 채널5 TV 캡처
“나는 엄마, 그리고 또 한 명의 엄마와 함께 살아요. 한 엄마는 의사고 다른 엄마는 스파게티를 요리해요.”

전 세계의 큰 사랑을 받는 영국의 유아용 애니메이션 ‘페파피그’(Peppa Pig)에 18년 만에 처음으로 동성 커플 캐릭터가 등장했다고 BBC 방송, 스카이 뉴스 등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권단체에서는 성소수자 가족에게 큰 의미를 줄 수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한 반면 유아용 방송은 유아용 방송답게 놔두자는 비판 의견도 나오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전날 영국 민영 방송사 ‘채널5’는 ‘가족들’이라는 제목의 페파피그 에피소드를 방영했다.

이 에피소드에서 주인공 페파피그와 친구들은 학교에서 교실 벽에 붙일 가족 그림을 그리라는 과제를 받는다.

그가운데 ‘북극곰 페니’는 각각 초록색과 붉은색 드레스를 입은 여성 북극곰 두 마리를 그리고 이들을 자신의 ‘두 엄마’라고 소개한다.

이에 가젤 선생님은 “멋지구나, 페니”라고 칭찬하고, 두 엄마가 수업을 마친 페니를 데리러 오는 것으로 에피소드는 마무리된다.

페파피그는 2004년 처음 방영돼 180개국에 진출한 애니메이션으로, 분홍 돼지 페파와 그 가족의 일상을 그린다.

일부 국가에선 방송을 시청한 아동이 페파의 발음을 그대로 따라 해 ‘페파 효과’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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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시간) 상파울루 시내 중심가인 파울리스타 대로에서 동성애 축제가 열렸다.AP연합뉴스
19일(현지시간) 상파울루 시내 중심가인 파울리스타 대로에서 동성애 축제가 열렸다.AP연합뉴스
“18년 만에 첫 성 소수자 캐릭터 묘사”
영국 언론들은 이 애니메이션이 제작된 지 18년 만에 처음으로 성 소수자(LGBT) 캐릭터가 묘사됐다고 전했다.

영국 최대 성소수자 인권 단체인 ‘스톤월’(Stonewall)의 로비 데 산토스는 “이번 에피소드는 환상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방송을 보는 많은 이들이 두 명의 엄마 또는 두 명의 아빠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면서 “그들의 경험이 페파피그처럼 대표적인 어린이 방송에 묘사되는 건 그들에게 큰 의미를 지닐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유아용 방송은 유아용 방송답게 놔두라”는 등의 비판도 제기됐다고 BBC는 전했다.

어린이용 애니메이션에 동성 커플을 등장시킨 건 페파피그가 처음은 아니다.

4~8세 아동용 방송 ‘내 친구 아서’(Arther)에서도 남성 커플의 결혼식이 나온 적이 있고, 10세 이상의 아동을 대상으로 한 ‘어드벤처 타임’(Adventure Time)과 ‘스티븐 유니버스’(Steven Universe)도 성 소수자 커플을 그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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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분장
화려한 분장 19일(현지시간) 상파울루 시내 중심가인 파울리스타 대로에서 동성애 축제가 열렸다. AP연합뉴스
인권위 “동성 군인 간 성관계 처벌 위헌”
헌재에 의견 제출…“사생활·평등권 침해”

한편 국내에서도 성 소수자의 자유와 인권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해지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지난달 25일 동성 군인 간 성관계를 처벌하는 군형법 조항이 위헌이라는 의견을 헌법재판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의견서에서 “이 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내용인 ‘형벌 법규의 명확성 원칙’에 위배되고, 군인의 성적 자기 결정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동성애자 군인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밝혔다.

군형법 제92조의6은 ‘군인 등에 대해 항문성교나 그 밖의 추행을 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현재 헌재에는 이 조항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청구 및 위헌법률심판청구 사건이 12건 계류 중이다.
‘성소수자 가족구성권 네트워크’(가구넷)은 2019년 11월 13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동성혼 파트너십 권리를 위한 성소수자 집단진정’ 기자회견을 열고 동성 연인도 가족 구성원으로 인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가구넷 제공
‘성소수자 가족구성권 네트워크’(가구넷)은 2019년 11월 13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동성혼 파트너십 권리를 위한 성소수자 집단진정’ 기자회견을 열고 동성 연인도 가족 구성원으로 인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가구넷 제공
“소수자에 대한 관용과 포용은
자유민주주의 이념”


인권위는 해당 조항이 범죄 행위의 주체와 객체, 행위의 장소 및 성적 강도, 강제성 여부 등 범죄 구성요건을 구체적으로 규정하지 않고 추상적이고 모호한 용어만 사용해 형벌 법규의 명확성 원칙에 위배된다고 봤다.

또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를 검토한 결과, 입법목적 자체는 정당하지만 입법자가 성행위의 구체적인 모습까지 규율하는 것은 매우 불합리하고 불공정하다는 점에서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자신의 성적 지향 등이 외부에 알려져 군인이 받게 될 실질적인 불이익 등을 고려하면 이 조항으로 실현되는 공익이 결코 크다고 단정하기 어려워 ‘법익의 균형성’ 요건도 갖추지 못했다고 봤다.

인권위는 “실질적으로 성적 지향을 이유로 동성애자 군인을 불리하게 대우하는 간접차별에 해당하고 ‘소수자에 대한 관용과 포용’이라는 자유민주주의 이념과도 배치된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30일 서울역에 있는 군인들의 모습. 본문과 직접 관련 없음. 2022.8.30 연합뉴스
지난달 30일 서울역에 있는 군인들의 모습. 본문과 직접 관련 없음. 2022.8.30 연합뉴스
강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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