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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 판교 오피스텔 침수 대민지원에… “군인이 왜” vs “같은 재난” [넷만세]

‘10억’ 판교 오피스텔 침수 대민지원에… “군인이 왜” vs “같은 재난” [넷만세]

이정수 기자
이정수 기자
입력 2022-08-22 14:06
업데이트 2022-08-22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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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만 유튜버, 본인 거주지 침수 피해 공유
영상엔 군인들 대민지원 나온 모습도 담겨
일부 네티즌 “부잣집에 왜 대민지원” 불만
“수입으로 수재민 나누나” 갑론을박 벌어져
여전히 피해 심각…입주민들 복구 구슬땀

경기 성남시 판교의 한 오피스텔 입주민들이 침수 피해를 입은 지하 주차장의 진흙을 제거하는 등 복구 작업에 애쓰는 모습. 자동차 리뷰 유튜버 모트라인 유튜브 캡처
경기 성남시 판교의 한 오피스텔 입주민들이 침수 피해를 입은 지하 주차장의 진흙을 제거하는 등 복구 작업에 애쓰는 모습. 자동차 리뷰 유튜버 모트라인 유튜브 캡처
최근 중부지역에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로 큰 인명·재산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경기 성남시 판교의 한 오피스텔 침수 피해 현장 복구에 군인들이 투입된 것을 두고 일부 네티즌들이 불만을 제기하며 온라인상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매매가 10억원을 호가하는 오피스텔에 대민 지원을 하는 게 맞느냐는 주장이지만, 수해 피해 지원을 보유 재산 정도에 따라 차등을 둬선 안 된다는 반대 목소리가 더 높다.

네티즌들 사이의 논란은 21일 구독자 60만명의 자동차 리뷰 유튜버 모트라인이 최근 올린 영상에서 시작됐다. 판교에 위치한 유명 브랜드 오피스텔에 거주하는 모트라인은 ‘○○○○○에 주차해서 미안해’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이번 폭우로 침수 피해를 입은 해당 오피스텔 지하 3층 주차장이 복구되고 있는 과정 등을 담았다.

일부 네티즌들은 약 11분가량의 영상 중 20초 분량이 채 되지 않는 군인들의 대민 지원 장면에 꽂혔다. 모트라인은 영상에서 “너무 다행히 군인분들께서도 (대민 지원을) 나와 주셨다”며 군인들이 지하 주차장 진흙을 치우고 청소하는 모습 등을 보여줬다. 모트라인은 또 군인들에게 감사하다는 마음을 거듭 전하면서 전기가 나간 지하 주차장에서 일하는 군인들을 위해 자신의 차량 조명으로 불을 밝혀주고 있는 상황도 전했다.

침수 피해 지역 대민 지원을 나온 군인들이 경기 성남시 판교의 한 오피스텔 지하 주차장에서 침수 현장을 복구하고 있는 모습. 자동차 리뷰 유튜버 모트라인 유튜브 캡처
침수 피해 지역 대민 지원을 나온 군인들이 경기 성남시 판교의 한 오피스텔 지하 주차장에서 침수 현장을 복구하고 있는 모습. 자동차 리뷰 유튜버 모트라인 유튜브 캡처
그러나 ‘엠엘비파크’(엠팍)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 영상의 일부 장면을 캡처한 내용이 ‘판교 ○○○○○ 이게 맞나요’라는 제목의 글로 올라왔다. 엠팍 해당 글의 글쓴이는 “외제차가 즐비한 명품 브랜드 아파트에서 군인 불러와서 대민 지원 시키는 게 맞느냐”며 “이건 진짜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글에는 “주택가 대민 지원이랑 비교해서 모양새가 별로긴 하다”는 공감 댓글도 있었지만 “세금도 훨씬 많이 내는 사람들인데 잘못된 게 있나”, “수재민을 수입으로 나누나” 등 반박 댓글이 더 많았다.

또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펨코)에서는 관련 글에 800개 넘는 댓글이 달릴 만큼 논쟁이 오갔다.

이 오피스텔에 군인들이 투입된 대민 지원이 부적절하다는 쪽의 펨코 이용자들은 “대민 지원도 납득이 가능한 정도여야지. 저기 사는 사람들이 경제적 여력이 없는 것도 아닌데”, “관리사무소 직원도 있고, 고급아파트라 관리비로 용역사 불러다 치워도 될 텐데” 등 의견을 꺼냈다.

반면 보다 다수의 이용자들은 “판교 사는 주민은 지원도 못 받냐. 자기 부대 주변 대민 지원인 거지”, “같은 재난 상황에 부자 동네는 자기 돈 쓰고 치우라고 하네” 등 대민 지원은 빈부에 상관 없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경기 성남시 판교의 한 오피스텔 지하 주차장에 최근 폭우로 인한 침수 피해를 입은 외제차가 서 있다. 자동차 리뷰 유튜버 모트라인 유튜브 캡처
경기 성남시 판교의 한 오피스텔 지하 주차장에 최근 폭우로 인한 침수 피해를 입은 외제차가 서 있다. 자동차 리뷰 유튜버 모트라인 유튜브 캡처
그럼에도 일부 이용자들은 “대민 지원 자체가 이해 안 간다. 군인들 최저시급도 안 주고 부려 먹으면서 대민 지원까지?” 등 댓글을 달았다. 재산 수준에 따른 대민 지원 논쟁 이전에 군인이 할 일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이에 다른 이용자들은 “일본은 (재난 시) 자위대 보낸다”, “찾아보니 재해 발생 시 군대의 역할에 대한 내용이 있다” 등 댓글을 달며 반박을 이어갔다.

‘디시인사이드’(디씨)에서도 “군대 끌려간 노예들이 집 청소까지 해주네”, “차라리 달동네 빌라촌 침수지역을 도우라 하지” 등 비판적인 의견과 “부자는 불나도, 강도 들어도 소방관·경찰관 못 부르나”, “잘 사는 사람이 세금 내는데 이럴 때 덕 봐야지” 등 반박 의견이 맞섰다.

이 오피스텔을 ‘부잣집’으로 규정하고 대민 지원에 부정적인 의견을 낸 일부 네티즌들의 판단에는 모트라인이 주차장의 침수 피해 외제차를 여러 대 보여준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모트라인은 벤틀리 벤테이가, 벤츠 G바겐, 랜드로버 레인지로버와 디스커버리2, 테슬라 모델Y 등 외제차와 제네시스 GV80 등이 침수당해 방치된 현장을 보여줬다.

이 오피스텔은 이날 네이버 부동산 기준으로 매매의 경우 9억~13억원, 전세의 경우 6억~7억 부근에서 호가가 형성된 것으로 확인된다.

경기 성남시 판교의 한 오피스텔은 지난 8일 침수 피해를 입은 후 열흘이 넘도록 지하 주차장 전기가 복구되지 않았다. 22일 현재까지도 수도 등이 정상화되지 않아 주민들이 심각한 피해를 겪고 있다. 자동차 리뷰 유튜버 모트라인 유튜브 캡처
경기 성남시 판교의 한 오피스텔은 지난 8일 침수 피해를 입은 후 열흘이 넘도록 지하 주차장 전기가 복구되지 않았다. 22일 현재까지도 수도 등이 정상화되지 않아 주민들이 심각한 피해를 겪고 있다. 자동차 리뷰 유튜버 모트라인 유튜브 캡처
지난 8일 시작된 폭우로 심각한 침수 피해를 입은 이 오피스텔은 현재까지도 복구 작업에 한창이다. 물이 빠지기 이전에는 전기설비가 고장 나 건물 전체가 수일간 정전되고, 지하 3층 주차장은 완전히 물에 잠겨 차량 약 200대가 수몰되기도 했다.

입주민들은 2주 동안 일상을 회복하지 못한 채 수재민 생활을 하면서 본업과 복구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입주민 A씨는 서울신문에 “아직도 수도가 안 나오고 여러모로 힘든 상황”이라며 “며칠째 복구 작업을 하면서 손에 두드러기가 났다”고 피해 상황을 전했다.

모트라인도 “실제로 입주민분들이 밤낮없이 나와서 몸에 상처까지 나가면서 일하고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모트라인은 영상에서 오피스텔 시공사를 저격하면서 “‘7가지 브랜드 철학과 브랜드 기준’에 안전한 주차장을 만든다는 원칙은 들어가 있지 않은가 보다. 산 밑에 지으면서 주차장에 빗물 들어가는 거 대책도 안 세웠다. 설계 변경해오라고 시행사한테 얘기를 했어야 할 의무가 있다”며 “지금이라도 잘못을 인정하고 복구해 놓으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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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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