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곱에 나라위해 전쟁터에 몸 던진 이들의 이름이 ‘학도의용군’”

“열일곱에 나라위해 전쟁터에 몸 던진 이들의 이름이 ‘학도의용군’”

김상현 기자
김상현 기자
입력 2022-08-11 17:07
업데이트 2022-08-12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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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 어쩌면 제가 오늘 죽을지도 모릅니다. 저 많은 적군들이 우리를 살려두고 그냥은 물러갈 것 같지가 않으니까 말입니다. 어머님, 죽음이 결코 무서운것은 결코 아닙니다. 어머니랑, 형제들도 다시 한번 못 만나고 죽을 생각하니, 죽음이 약간 두렵다는 말입니다”

1950년 8월 11일 북한군의 기습 공격에 포항여중(현 포항여고)전투에서 전사한 이우근 학생의 주머니에서 나온 편지 ‘어머니 전상서’를 차분히 읽어 내려가던 김모세 학생의 목소리에서도 떨림이 느껴졌다.

꼿꼿한 자세로 김 군의 목소리로 전해진 편지 내용에 귀 기울이던 당시 학도의용군들도 하나둘 고개를 숙이기 시작했다. 일순간에 분위기는 고요하고 엄숙해졌다. 이우근 학생의 공포와 트라우마에 공감한 듯 다른 참석자들도 고개를 떨궜다.

제66회 전몰학도의용군 추념식이 11일 포항시 용흥동 학도의용군 전승기념관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이강덕 포항시장과 생존 학도의용군, 유족 등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 시장은 추념사에서 “목숨을 잃을 수 있다는 본능적 공포를 안고도 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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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열 학도의용군회 포항지회장(맨 오른쪽)과 이강덕 포항시장, 김일만 포항시의회 부의장, 박용선 경북도의회 부의장이 11일 전몰 학도의용군 추념식에서 분향 후 묵념하고 있다. 포항시제공.
권정열 학도의용군회 포항지회장(맨 오른쪽)과 이강덕 포항시장, 김일만 포항시의회 부의장, 박용선 경북도의회 부의장이 11일 전몰 학도의용군 추념식에서 분향 후 묵념하고 있다. 포항시제공.
진을 향했던, 나와 내 가족, 내 나라를 위해 처참한 전쟁터에 몸을 던진 17살 학생들의 이름이 ‘학도의용군’이었다”며 “그렇게 지켜낸 포항에 우리가 살고 있다고 생각하니 맑은 하늘과 푸른 바다조차 뭉클하게 다가온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숭고한 어린 목숨 하나하나가 우리 포항을, 민주주의를, 대한민국을 지켜냈다. 세월이 흘러도 바래지 않을 깊은 감사가 쌓인다”며 “다시는 이 땅에 전쟁의 비극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도의용군과 국가유공자가 합당한 예우와 존경을 받을 수 있도록 보훈 복지를 강화하고 그에 맞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매년 8월 11일에 거행되는 전몰학도의용군 추념식은 17~19살 나이에 포항여중 전투에서 산화한 48명과 기계안강전투, 형산강전투, 천마산전투 등 포항지구 전투에서 전사한 1394위의 영령을 기리는 행사다.
포항 김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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