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를 위한 집’ 정책 악용 우려에
UNHCR, 英에 독신 남성과 매칭 제한 촉구
영국 총리 관저가 있는 런던 다우닝가 인근에서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부차에서 저지른 민간인 학살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22.4.9 로이터 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UNHCR은 성명에서 “(우크라이나 피란민 주거 지원 프로그램) 후원자에 대한 적절한 지원뿐 아니라 (난민에 대한) 착취를 방지하기 위한 보호장치와 조사 등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부차에서 러시아군이 저지른 민간인 학살을 규탄하는 사람들이 영국 총리 관저가 있는 런던 다우닝가 인근에서 학살로 죽어서 쓰러진 것 같은 모습으로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2022.4.9 AFP 연합뉴스
UNHCR의 이 같은 제안은 우크라이나 난민 여성들이 영국에서 성 착취 위험에 처해 있다는 보고에 따라 이뤄졌다. 영국 정부가 우크라이나 난민을 위해 시행 중인 ‘우크라이나를 위한 집’(Homes for Ukraine) 프로그램을 일부 남성들이 악용하려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우크라이나를 탈출한 피란민 어린이가 폴란드 프셰미실에 있는 인도적 지원센터에 도착해 있다. 2022.4.9 EPA 연합뉴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자사의 한 기자가 우크라이나에서 온 여성으로 가장해 난민 주거 지원과 관련된 한 페이스북 그룹에 메시지를 올렸더니 “집에 큰 침대가 있다. 같이 자도 된다” 등 부적절한 메시지가 몇 분 만에 넘쳐났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의 침공을 피해 우크라이나를 탈출한 피란민들이 폴란드 국경도시 메디카에서 줄을 서 있다. 2022.4.10 AP 연합뉴스
지난 7일 기준 영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난민의 신청을 받아 1만 2500개의 체류비자가 발급됐으나, 실제로 영국에 도착한 우크라이나 난민은 1200명에 그쳤다고 BBC 등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달 4일 시작된 영국에 가족이 거주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인을 위한 별도의 제도에는 2만 8500건의 체류비자가 승인됐으며 1만 800명이 영국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UNHCR에 따르면 전쟁을 피해 외국으로 피란한 우크라이나 국민은 지난 11일 기준 461만명에 이른다.
이정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