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3년 만에 사형 집행 강행되자
스피커스 코너에 400명 모여 항의 집회
‘IQ 69’ 말레이 청년 사형 집행 우려도
3일 싱가포르 스피커스 코너에서 열린 사형 반대 시위에서 한 활동가가 사형 선고를 받고 수감돼 있는 사람들의 이름이 적힌 플래카드를 보고 있다. 싱가포르 AFP 연합뉴스
4일 AFP통신에 따르면 전날 싱가포르 도심에 위치한 ‘스피커스 코너’에는 주최 측 추산 시민 약 400명이 모여 사형 집행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스피커스 코너는 싱가포르에서 경찰 허가 없이도 집회를 열 수 있는 유일한 장소다.
집회 참가자들이 한자리에 모인 이유는 2015년 사형 선고를 받은 압둘 카하르 오트만에 대한 형 집행을 싱가포르 정부가 지난달 30일 강행하자 이에 항의하기 위해서였다. 68세인 압둘 카하르는 2013년 헤로인을 밀반입하다 적발됐다.
3일 싱가포르 스피커스 코너에 사형 반대 시위를 위해 모인 참가자들. 싱가포르 AFP 연합뉴스
이번 사형 집행은 2019년 이후 처음으로, 이로 인해 국제적인 관심을 모았던 말레이시아 국적의 나겐트란 다르말린감에 대한 형 집행 가능성도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나겐트란은 21세이던 2009년 헤로인 42g을 몰려 들여오려다 체포돼 사형 선고를 받았다.
사형 집행일을 얼마 남겨놓지 않은 지난해 11월 나겐트란을 사면해달라는 청원 운동이 국제적으로 벌어졌다. 지능지수(IQ)가 69인 나겐트란은 협박을 당해 범죄에 이용됐다는 이유였다.
3일 싱가포르 스피커스 코너에 사형 반대 시위를 위해 모인 참가자들. 싱가포르 AFP 연합뉴스
싱가포르는 마약 관련 범죄자에 대해 사형을 집행하는 30여개국 중 하나다. 마약 밀매와 살인 등을 강력하게 처벌하고 있기 때문에 아시아에서 가장 훌륭한 치안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게 싱가포르 정부의 주장이다.
이정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