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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연, 결국 보수단체 고발···고소·고발로 얼룩진 수요집회

정의연, 결국 보수단체 고발···고소·고발로 얼룩진 수요집회

곽소영 기자
곽소영 기자
입력 2022-03-17 00:40
업데이트 2022-03-17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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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연 등 9개 단체, 보수단체 회원 고소·고발
수요집회 방해하고 혐오·모욕 발언한 혐의
2020년부터 이어져 온 갈등 결국 법정공방으로
보수단체도 맞불 예고···소송전·시위전 격화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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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환 민족문제연구소 대외협력실장(왼쪽)을 비롯한 정의기억연대와 천주교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평화나비 네트워크 등 9개 단체 대표자들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 앞에서 수요집회에 대한 혐오와 방해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들 단체는 기자회견 직후 위안부사기청산연대 소속 보수단체들을 명예훼손과 모욕,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고소·고발했다. 곽소영 기자
김영환 민족문제연구소 대외협력실장(왼쪽)을 비롯한 정의기억연대와 천주교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평화나비 네트워크 등 9개 단체 대표자들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 앞에서 수요집회에 대한 혐오와 방해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들 단체는 기자회견 직후 위안부사기청산연대 소속 보수단체들을 명예훼손과 모욕,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고소·고발했다.
곽소영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4) 할머니와 정의기억연대가 수요집회를 놓고 갈등을 빚은 보수단체 회원과 유튜버를 경찰에 고소했다. 수요집회와 맞불 집회의 형태로 몇년 째 표출되던 갈등이 법정다툼으로 비화되는 모습이다.

정의기억연대와 천주교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는 16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김병헌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 대표,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 김상진 자유연대 사무총장 등 최소 12명을 명예훼손과 모욕,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정의연 측이 수집한 증거에는 신원을 특정하지 못한 성명 불상자도 다수 포함돼 있어 피고소인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도 종로경찰서에 김 대표와 주 대표, 김 사무총장 등 5명을 명예훼손과 모욕 혐의로 고소했다. 민족문제연구소, 평화나비 네트워크, 전국여성연대 등 7개 단체는 공동 고발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들이 낸 고소장에는 보수단체가 수요집회를 방해한 정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수요집회 장소였던 종로구 평화의 소녀상 인근 부지를 반대 집회용으로 선점하고 스피커를 이용해 고의적으로 집회를 방해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들은 또 일부 보수단체 회원들이 정의연과 집회 참가자들을 향해 “위안부는 사기다”, “모두 자진해서 돈 벌러 간 것이다” 등의 발언을 했던 것도 명예훼손과 모욕 혐의를 적용해달라고 했다.

허수경 평화나비네트워크 대표는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필리버스터를 진행했던 지난 2일에도 보수단체들은 욕설과 협박, 폭력을 행사했다”며 “많은 시민이 수요집회에서 혐오와 역사 왜곡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는데 관심을 갖고 지지와 응원을 해달라”고 촉구했다.

김영환 민족문제연구소 대외협력실장은 “수요집회에 대한 혐오는 피해자에 대한 모욕뿐 아니라 평화와 정의 등 민주주의 사회의 가치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경찰과 국가권력이 엄중한 처벌을 내려 평화의 현장이 되도록 시민도 함께 연대해달라”고 말했다.

1992년부터 중학동 옛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에서 정기 수요집회를 진행한 정의연과 보수단체 간의 갈등은 2020년부터 계속돼 왔다. 종로구 평화의 소녀상 인근 집회 자리 선점을 위해 종로서에 ‘불침번’을 서거나 양측이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보수단체들은 ‘위안부사기청산연대’를 결성해 매주 맞불 집회를 진행하는 실정이다.

이에 정의연 등 5개 단체로 구성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단체 네트워크가 지난 1월 국가인권위원회에 긴급구제를 신청했고, 인권위는 경찰이 수요시위 인근의 인권침해를 방치하고 있다며 종로경찰서장에게 긴급구제조치를 권고했다.

보수단체는 이러한 권고를 내린 송두환 국가인권위원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발하며 맞불을 놓은 상태다.

위안부사기청산연대를 결성한 김 대표는 “앞으로 맞고소를 고려하는 한편, 반대 집회 강도도 더 거세게 할 예정”이라며 “전국 평화의 소녀상과 국회 앞에서도 반대 시위를 하는 등 집회 규모도 확대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이 끝난 후 종로구 평화의 소녀상 인근 서머셋팰리스 앞 인도에서는 정기 수요집회가 여느 때처럼 진행됐다. 인근 도로에선 보수 단체가 맞불 집회를 열었다.
곽소영 기자
2022-03-17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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