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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인류 위협할 환경 경고 셋

코로나 이후, 인류 위협할 환경 경고 셋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22-02-20 17:18
업데이트 2022-02-2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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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예고했던 UNEP 새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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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소음공해
도시 소음공해 유엔환경계획(UNEP)은 코로나19 이후 인류를 위협할 환경 문제로 소음, 대형 화재, 생체시계 교란을 꼽았다. 도시에서 매연만큼 심각한 소음은 수면·청각 장애와 각종 대사질환을 일으킨다.
세계기상기구(WMO) 제공
도시의 소음, 최근 잦아지는 대형 화재들, 동식물의 생체시계 교란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새로운 환경 위협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지난 17일 유엔환경계획(UNEP)은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프론티어 2022: 소음, 대형 화재와 불일치’(Frontiers 2022: Noise, Blazes and Mismatches)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소음공해, 기후변화로 인한 화재, 생물계절(phenology) 교란 등 세 부분으로 구성된 이번 보고서는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케냐 나이로비에서 열리는 제5차 유엔환경총회 2차 회의(UNEA-5.2)에서도 논의될 예정이다. 이번 보고서에는 한국인 과학자로는 유일하게 전진용 한양대 건축공학부 교수가 소음공해 분야 감수자 중 한 명으로 참여해 눈길을 끈다.

UNEP는 코로나19 대유행이 발생하기 4년 전인 2016년 초 인수공통감염병 위험과 그로 인한 팬데믹을 경고하는 첫 보고서를 내 주목받았다. 2017년에는 미세플라스틱의 위험성, 2018~2019년에는 유전자편집기술과 질소 오염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취약층 덮친 소음, 年1만명 조기 사망

이번 보고서에서는 소음공해 문제를 가장 앞에 다뤘다. 유럽연합(EU) 전체 인구의 5명 중 1명꼴로 소음 때문에 신체·정신 건강에 직접적 위협을 받고 있으며, 매년 약 1만 2000명이 조기 사망하고 있다. 오랜 시간 기준치 이상의 소음에 노출될 경우 만성수면장애, 청각장애, 불안 및 우울증 등 신경정신질환, 심지어 당뇨·심혈관질환 같은 대사장애가 발생한다. 또 곤충, 조류, 양서류, 파충류 등 다양한 생물종의 의사소통을 방해하고 행동을 교란시켜 생태계 전체를 위협하게 된다.

전 세계 많은 대도시에서 기준치를 넘어선 소음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교통량이 많은 도로 주변과 녹지공간이 거의 없는 산업단지 근처에서 거주하거나 활동하는 노약자와 저소득층이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UNEP는 도시계획을 세울 때 더 많은 녹지공간 확보를 통한 소음 감소와 긍정적 음향 경관(사운드 스케이프) 형성을 우선순위로 놓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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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산불
기후변화 산불 유엔환경계획(UNEP)은 코로나19 이후 인류를 위협할 환경 문제로 소음, 대형 화재, 생체시계 교란을 꼽았다. 대형 산불이 잦아지고 길어지면 기후변화는 더욱 심각해진다. 언스플래시 제공
●대형 산불로 14년간 EU 면적 사라져

두 번째 환경 위협 요소는 산불을 포함한 각종 대형 화재다. 코로나19 발생 직전인 2019년 9월 시작된 호주 산불은 6개월간 지속되며 남한 면적보다 넓은 면적의 생태계를 초토화시켰다. 전 세계적으로 2002년부터 2016년까지 EU 전체 면적과 비슷한 규모인 약 423만㎢가 화마로 사라졌다. 이 같은 대형 화재가 발생한 지역의 약 67%가 아프리카 지역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산불은 블랙카본을 비롯한 오염물질을 발생시켜 수자원을 오염시킨다. 이뿐 아니라 빙하를 녹게 해 수자원의 부영양화를 일으켜 대규모 녹조가 생기고 땅과 나무에 저장된 이산화탄소가 배출돼 온난화를 가속화시킨다.

최근 들어 규모가 크고 지속 시간이 긴 강력한 산불이 많이 발생하고 있는데 이는 기후변화로 인해 지구 평균기온이 상승하고 건조한 날씨가 잦아졌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여기에 도시 확장과 농지 개발을 위한 무분별한 벌목과 삼림지역 축소까지 더해지고 있다. 보고서는 산불 위험을 줄이기 위해 다방면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위성, 레이더, 무인기 등을 이용한 산불 위험지역 원격감시를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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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체시계 교란
생체시계 교란 유엔환경계획(UNEP)은 코로나19 이후 인류를 위협할 환경 문제로 소음, 대형 화재, 생체시계 교란을 꼽았다. 생체시계가 뒤섞이면 인류 식량 자원까지 영향을 받는다. UNEP 제공
●생물계절의 교란, 식량자원에 치명적

생물계절은 계절에 따라 반복되는 동식물의 생명주기 현상으로 기온, 강우, 낮과 밤의 길이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 이 역시 기후변화로 기온과 강우 변화 폭이 커지면서 동식물의 자연적 생물계절이 교란된다. 개별 생물체들의 수명주기가 변하고 돌연변이도 쉽게 발생한다. 더군다나 작물과 해양생물의 생물계절 변화는 생산성을 감소시키며 식량 자원 확보라는 차원에서 인류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생물계절 교란을 막기 위해서 단기적으로는 생태계 복원력을 높이고 생물다양성 유지를 위한 국제적 협력 강화가 필요하고, 장기적으로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여 온난화와 기후변화 속도를 늦춰야 한다.

잉거 앤더슨 UNEP 사무총장은 “이번 보고서는 도시 소음, 산불, 생체시계 교란의 원인이 기후변화, 환경오염, 생물다양성 손실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인류의 지속가능성에 치명타를 가할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2022-02-21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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