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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며 떠났지만 웃으며 돌아왔다’…쇼트트랙 대표팀 금의환향

‘울며 떠났지만 웃으며 돌아왔다’…쇼트트랙 대표팀 금의환향

박재홍 기자
박재홍 기자
입력 2022-02-18 21:51
업데이트 2022-02-18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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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금2, 은3로 금의환향
출국 전 암울한 상황서 기대 이상 성적 들고 귀국
쇼트트랙 종목 참가국 중 가장 좋은 성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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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귀국한 쇼트트랙 대표팀
[올림픽] 귀국한 쇼트트랙 대표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를 수확한 쇼트트랙 대표팀이 1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뒤 밝은 표정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2.2.18 연합뉴스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을 준비하며 선수단이 국민들에게 밝힌 전망은 어두웠다. 쇼트트랙을 포함한 전체 종목에서 금메달 1~2개만 따도 성공이라고 했다. 하지만 쇼트트랙은 다시 한 번 뜨거운 감동을 안기며 올림픽으로 국민들을 한마음으로 만들었다.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은 베이징올림픽 경기 일정을 모두 마치고 1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라는 기대 이상의 성적을 들고 ‘금의환향’ 했다. 동계올림픽 전통의 메달밭이었던 쇼트트랙은 올림픽 시작 전부터 각종 악재에 시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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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환하게 웃는 황대헌과 최민정
[올림픽] 환하게 웃는 황대헌과 최민정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금메달, 계주 5,000m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황대헌(오른쪽)과 여자 1,500m 금메달, 1,000m 은메달 ,계주 3,000m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최민정이 1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뒤 밝은 표정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2.2.18 연합뉴스
2018 평창올림픽 이후 빙상계 파벌 문제와 선수들 사이 갈등이 심화 되면서 대표팀은 팀을 이끌 감독도 정하지 못했다. 신임 감독 기준을 너무 높게 잡은 탓이다. 결국 올림픽을 1년 밖에 남겨놓지 않은 상황에서 대한빙상연맹은 감독 없는 코치체제로 대표팀을 꾸려나가기로 했다.

올림픽을 넉 달 앞둔 지난 11월엔 쇼트트랙 간판인 심석희의 동료 비하 및 고의충돌 의혹 문자 파문으로 대표팀은 벌집 쑤신듯 했다. 심석희는 징계를 받아 대표팀에서 제외됐고, 고의충돌 사건의 당사자였던 최민정을 비롯해 대표팀 선수들의 심리적 고통도 컸다.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3위를 기록했던 김지유는 월드컵 대회에서 발이 부러지는 부상을 당해 대표팀 명단에서 빠졌다. 에이스 최민정 역시 월드컵 기간 중 부상에 시달리며 컨디션 조절이 쉽지 않았다.

2021년 12월 21일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 심석희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대한빙상경기연맹에서 열린 스포츠공정위원회(상벌위원회)에 출석한 뒤 건물을 나서고 있다. 심석희는 품위유지 의무 위반으로 국가대표 자격정지 2개월의 징계를 받았고, 법원도 연맹의 손을 들어주면서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출전이 무산됐다. 연합뉴스
2021년 12월 21일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 심석희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대한빙상경기연맹에서 열린 스포츠공정위원회(상벌위원회)에 출석한 뒤 건물을 나서고 있다. 심석희는 품위유지 의무 위반으로 국가대표 자격정지 2개월의 징계를 받았고, 법원도 연맹의 손을 들어주면서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출전이 무산됐다. 연합뉴스
남자 대표팀에서는 평창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임효준이 징계를 받아 중국으로 귀화했다. 중국에서 치러지는 대회인 만큼 홈 텃세도 어느 때 보다 심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다. 일각에서는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 1개라도 따면 잘 한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나왔다.

올림픽 개막 후 초반에는 우려가 현실이 되는 듯 했다. 쇼트트랙 첫 경기였던 혼성계주에서는 박장혁이 레이스 도중 미끄러지며 예선에서 탈락했다. 제대로 관리되지 못한 베이징의 빙질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탓이었다.

이어진 남자 1000m 경기에서는 남자 대표팀 에이스인 황대헌이 이해할 수 없는 판정을 받으며 실격됐고, 결국 중국의 런쯔웨이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우리 대표팀은 낙담하지 않았다. 황대헌은 남자 1500m에서 초반부터 선두로 질주해 논란을 원천 차단하는 전략으로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경기 후 황대헌은 1000m에서 심판의 판정에 대해 “내 생각엔 깨끗했지만 (심판에게) 깨끗하지 못한 경기였기에 판정을 받았을 것”이라며 오히려 “한 수 배웠다”고 품격을 보였다.

황대헌이 지난 10일 중국 베이징 메달 플라자에서 금메달과 꽃을 들고 기념 촬영하는 모습. 베이징 연합뉴스
황대헌이 지난 10일 중국 베이징 메달 플라자에서 금메달과 꽃을 들고 기념 촬영하는 모습. 베이징 연합뉴스
뒤 이어 에이스 최민정이 제 역할을 해 냈다. 여자 1000m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고도 펑펑 눈물을 쏟아냈던 최민정은 1500m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금메달을 따내고 활짝 웃었다. 최민정은 2018 평창올림픽 같은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 올림픽 2연패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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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 1위의 환호
압도적 1위의 환호 최민정(가운데)이 16일 중국 베이징 수도체육관에서 열린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선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뒤 두 주먹을 불끈 쥐고 환호하고 있다. 2018 평창올림픽 1500m에서 금메달을 땄던 최민정은 이 종목에서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하며 최강자의 입지를 굳혔다.
베이징 연합뉴스
남자대표팀은 5000m 계주에서 캐나다에 이어 은메달을 획득하며 2010 밴쿠버올림픽 이후 12년만에 이 종목 메달을 따냈다.

한국이 획득한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는 2014년 소치(금2, 은1, 동2)보다 좋은 성적이고, 금3, 은1, 동2개를 기록한 평창대회에 뒤지지 않는 기록이다. 이번 올림픽 쇼트트랙 출전국 중에서도 중국(금2, 은1, 동1)을 제치고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쇼트트랙 대표팀 선수들은 귀국 후 곧바로 지정된 격리 시설로 이동한 뒤 코로나19 감염여부를 확인해 19일 음성 결과가 나오는대로 퇴소할 예정이다.
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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