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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마리→130마리로…‘콜롬비아 마약왕’ 하마 떼, 살처분되나

4마리→130마리로…‘콜롬비아 마약왕’ 하마 떼, 살처분되나

김민지 기자
김민지 기자
입력 2022-02-07 10:27
업데이트 2022-02-07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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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 떼 자료사진과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 2022.02.07. 123RF, 서울신문DB
하마 떼 자료사진과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 2022.02.07. 123RF, 서울신문DB
‘콜롬비아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가 키우던 하마의 개체수가 130마리를 훌쩍 넘기며 콜롬비아 정부의 골칫덩이가 됐다. 현지 정부는 이 하마 떼를 두고 살처분이라는 극약처방을 내릴지 고민 중이다.

7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콜롬비아 정부는 지난 4일 하마를 외래 침입종 목록에 추가했다. 남미 대륙에서는 외래종인 하마의 개채수가 너무 많아졌고, 보호종인 매너티는 물론 원주민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마가 외래 침입종 목록에 추가됐다는 것은 하마를 살처분하는 것도 가능해졌다는 뜻이다.

●마약왕이 키워 별명 ‘코카인 하마’…마약왕 죽은 후 빠르게 번식
콜롬비아 메데인 인근 나폴레스 농장(Hacienda Napoles). 2022.02.07. 123RF
콜롬비아 메데인 인근 나폴레스 농장(Hacienda Napoles). 2022.02.07. 123RF
남미 대륙에는 원래 하마가 살지 않았다. 1980년대 콜롬비아의 악명 높았던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가 하시엔다 나폴레스에 개인 동물원을 만들었는데, 하마 4마리를 포함한 코끼리·기린·얼룩말·캥거루 등을 들여왔다. 이것이 남미 대륙에 하마가 등장하게 된 시작이다.

마약왕이 키워왔다는 상징성 때문에 이 하마들은 ‘코카인 하마’란 별명을 갖고 있다. 에스코바르는 남미 코카인의 미국 운송 루트를 개발해 미국을 코카인 중독의 나라로 만들었다. 메데인 지역에서 세를 키워 콜롬비아 마약 카르텔의 수장으로 올라선 그는 정글에서 재배한 코카인을 미국 플로리다로 실어날랐다.

1990년 포브스지에 따르면, 에스코바르의 재산은 약 300억 달러(약 33조원)로, 세계 7위 거부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1993년 에스코바르는 경찰에 의해 사살됐고, 동물들은 주인을 잃게 된다. 대부분의 동물은 또 다른 동물원 등으로 팔려가거나 죽었지만, 암컷 하마 3마리와 수컷 1마리는 그대로 야생에 남겨졌다.

이후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 인근 마그달레나강 유역으로 숨어든 하마들은 천적이 없는 환경에서 빠르게 번식해 최근에는 130마리 이상 늘어났다.

남미 야생에선 하마를 볼 수 없어 이색관광상품으로 꼽히기도 했지만, 문제는 영역 본능이 강한 하마가 지역 생태계를 교란하고 강 유역에 사는 주민까지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다.

작년에는 주민들이 강에서 하마의 공격을 받는 사건이 2건 발생했다.

특히 마그달레나강 고유종인 매너티가 하마로 인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매너티. 2022.02.07 123rf
매너티. 2022.02.07 123rf
●중성화도 소용 없어…“살처분 vs 보호구역”
전문가들은 이 하마 떼가 10년 내 4배로 더 불어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현지 당국은 하마의 개체수 조절을 위해 마그달레나강 유역의 하마 24마리에 중성화 기능 약품을 투여하기도 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현지에서는 하마의 개체수 조절을 위해 선별적인 살처분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한 지역 정부 관리는 AFP통신에 “살처분은 검토 대상 중 하나”라면서 “그것은 사태가 더 악화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살처분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마는 보호할 가치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연초 일부 정치인과 옹호론자들은 민간자금을 유치해 하마들을 위한 보호구역을 만들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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