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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 야권 지도자 “정권, 길어야 1년 정도…러 개입 사실상 ‘점령’”

카자흐 야권 지도자 “정권, 길어야 1년 정도…러 개입 사실상 ‘점령’”

윤연정 기자
입력 2022-01-07 16:05
업데이트 2022-01-07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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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소련 6개국 군사 협력체 6일 도착
서방국가 “인권 침해 여부 주시할 것”
유혈시위 장기화 조짐에 국제유가↑
카자흐 대통령 “헌법적 질서 거의 회복”
액화석유가스(LPG) 가격 폭등에 항의하면서 시작된 카자흐스탄 내 시위가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로 번지면서 유혈사태가 벌어졌다. 사진은 6일 동남부 최대 도시 알마티 중앙 광장에서 무장한 채 서있는 군대. 알마티 로이터 연합뉴스
액화석유가스(LPG) 가격 폭등에 항의하면서 시작된 카자흐스탄 내 시위가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로 번지면서 유혈사태가 벌어졌다. 사진은 6일 동남부 최대 도시 알마티 중앙 광장에서 무장한 채 서있는 군대.
알마티 로이터 연합뉴스
반정부 시위에 대한 격렬한 탄압이 계속되는 가운데 러시아가 주도하는 군대가 6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에 도착했다. 이에 해외에 체류 중인 반정부 인사는 러시아 주도 군의 개입은 사실상 ‘점령’이라고 주장하며 ‘민중혁명’으로 카자흐스탄 정권이 종말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카자흐스탄 야권 지도자 무흐타르 아블랴조프 전 에너지부 장관은 6일(현지시간)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정권은 이제 막바지에 와 있다”며 “이제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을지의 문제”라고 말했다. 아블랴조프는 “수년간 경제적 어려움으로 억눌려 있던 불만이 폭발한 것”이라며 “지금 정권은 길어야 최대 1년 혹은 조금 더 오래 정도 살아남을지도 모르지만 2주 안에 모든 게 바뀔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아블랴조프는 2005~2009년 카자흐스탄 최대 은행인 투란알렘은행(BTA) 은행장을 역임했다. 이후 야권 정당인 ‘카자흐스탄 민주 선택당(QDT)’를 공동 창당해 정부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다 프랑스로 망명했다. 현재 난민 지위로 프랑스에 거주하고 있다.
카자흐스탄 반정부 인사 무흐타르 아블랴조프 AFP 연합뉴스
카자흐스탄 반정부 인사 무흐타르 아블랴조프
AFP 연합뉴스
액화석유가스(LPG) 가격 폭등에 항의하면서 시작된 카자흐스탄 민중시위가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로 확산하면서 5일 정부는 전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정부는 연료 가격 상한선을 6개월간 유지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시위를 끝내지 못했다. 국민들의 불만은 고질적인 부패와 빈부격차 등의 다른 정치적 문제로까지 퍼졌기 때문이다. 러시아 RIA 통신에 따르면 경찰은 반정부 시위로 도시 알마티에서 보안군 18명이 숨졌고 경찰이 ‘무장 범죄자’로 묘사한 시위대 26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BBC는 7일 오전 기준 카자흐스탄 내무부는 이번 폭력 사태로 3000명 이상이 당국에 의해 구금됐고 748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이날 러시아 주도의 집단안보조약기구(CSTO)가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의 시위대 진압 요청으로 카자흐스탄에 도착했다. CSTO는 “군대가 평화유지군이며 주 및 군사 시설을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RIA 통신은 그들이 며칠에서 몇 주 동안 그 나라에 머물 것이라고 보도했다. CSTO에는 러시아, 벨라루스, 아르메니아, 카자흐스탄,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이 가입해 있다. 카자흐스탄에 파견된 해외 병력은 약 2500명이다.

이에 아블랴조프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구소련을 되살리기 위한 전략’으로 카자흐스탄을 기꺼이 돕겠지만, 사실상 이들의 주둔을 ‘점령’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과 친러시아 분리주의자의 장악 후 반러시아 정서가 고조된 우크라이나 사례를 거론하며 “푸틴 대통령이 더 많이 개입할수록 카자흐스탄은 러시아이 적국인 우크라이나처럼 될 것”이라며 국민들이 항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유엔, 미국, 영국, 프랑스는 모든 쪽에 폭력 자제를 요청했다. 미 국무부는 러시아군의 배치를 자세히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미국은 물론 전 세계가 인권침해 여부를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아시아 최대 산유국인 카자흐스탄에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화할 모양새를 보이자 국제유가도 요동쳤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61달러(2.07%) 상승한 배럴당 79.4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11월 16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편, 7일 토카예프 대통령은 아코르다 관저에서 대통령 행정부, 안보리, 법집행기관 지도부와의 오전 회의에서 “테러 대응 작전을 시작했다”며 “대부분의 지역에서 헌법적 질서가 회복됐다”고 말했다. 이어 “과격 단체들을 완전히 소탕할 때까지 치안 작전을 계속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해당 발언은 CSTO이 파견된지 얼마 되지 않아 나왔다.

윤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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