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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리스크’까지 터져 나왔다…정책·비전 실종된 ‘역대급 비호감 대선’

’가족 리스크’까지 터져 나왔다…정책·비전 실종된 ‘역대급 비호감 대선’

이근아 기자
입력 2021-12-18 07:00
업데이트 2021-12-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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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 본인 의혹에서 배우자·자녀 리스크까지
2030·중도층 투표 포기 우려도 나와
“네거티브 대신 정책·비전 보여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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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9일 서울 마포구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김대중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21주년 기념식 및 학술회의’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2021.12.9 연합뉴스
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9일 서울 마포구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김대중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21주년 기념식 및 학술회의’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2021.12.9 연합뉴스
내년 3월 대통령 선거가 8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양당 주요 후보들이 ‘가족 리스크’에 휩싸이며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고발사주 의혹’ 등 후보 본인이 연루됐던 ‘사법 리스크’를 넘어 후보자들의 배우자와 자녀를 둘러싼 의혹까지 터져 나오며 ‘가족 리스크’가 대선판을 흔들 또 다른 주요 변수가 된 형국이다. 정책과 비전이 실종된 채 네거티브 선거전만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유권자들의 실망감 역시 커지고 있다. 일각에선 2030세대와 무당층, 중도층 등의 ‘투표 포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여야는 연일 각각 터져 나온 ‘가족 리스크’를 돌파하는 데에 안간힘을 쓰면서도, 상대 후보를 향한 날 선 공격을 쏟아 냈다. 윤 후보는 지난 17일 자신의 배우자 김건희 씨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90도로 고개를 숙였다. 윤 후보는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경력 기재가 정확하지 않고 논란을 야기하게 된 것 자체로 제가 강조해 온 공정과 상식에 맞지 않는 것임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대국민 사과를 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사실 관계 파악이 우선이라는 입장에서 선회한 셈이다. 민주당은 ‘마지못한 사과’라며 곧바로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배우자 김건희씨를 둘러싼 각종 논란과 관련해 사과한 뒤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배우자 김건희씨를 둘러싼 각종 논란과 관련해 사과한 뒤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 후보는 장남의 불법 도박 의혹에 대해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하자마자 장남의 성매매 의혹과 맞닥뜨리게 됐다. 이 후보는 “확인을 해봤는데 성매매 사실은 없었다고 한다”면서 “본인이 맹세코 아니라고 하니 부모 된 입장에선 믿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측은 아들의 성매매 의혹 등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당 이재명비리검증특위의 김진태 위원장은 MBC 라디오에서 “젊은 친구가 여기저기 글을 쓰면서 마사지업소에 다닌 것까지 나오고 있다”며 “성매매 여부까지도 추가로 수사돼야 한다”고 주장했고, 당 중앙여성위원회(위원장 양금희)도 성명을 내고 즉시 수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주요 후보들 모두 ‘가족 리스크’와 맞닥뜨린 가운데 지지율은 초접전 양상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14~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상대로 차기주자 지지도를 물은 결과(표본 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36%,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35%의 지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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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2차 국가인재 영입발표에서 영입 인재들을 맞이하고 있다.2021. 12. 16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2차 국가인재 영입발표에서 영입 인재들을 맞이하고 있다.2021. 12. 16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특히 해당 조사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직무 수행 긍정 평가와 양당(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지율의 동반 하락이다. 문 대통령의 직무 수행 평가는 전주(38%)보다 1%포인트 하락한 37%, 민주당 지지율은 전주보다 2%포인트 하락한 31%, 국민의힘 지지율은 전주보다 3%포인트 하락한 33%를 기록했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연구위원은 “이 ‘트리플 다운’은 윤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 논란과 이 후보의 장남 논란 등이 반영된 결과로 보이는데, 이런 논란이 계속되면 투표율도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통상적인 패턴을 볼 때, 치열한 접전과 치열한 진흙탕은 다르다. 네거티브, 진흙탕, 비방전 등으로 선거가 이뤄지면 2030과 중도층 등은 투표장에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지지율만큼이나 눈에 띄는 건 각 후보들의 비호감도다. 지난 16일 SBS·넥스트리서치 조사 결과(표본 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고), 이 후보와 윤 후보의 비호감도는 각각 57.3%, 61.0%였다. 호감도(이 후보 41.4%, 윤 후보 38.0%)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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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서울신문DB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서울신문DB
정치권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여야 후보 본인, 가족 비리가 서로 물고 물리는 범죄 혐의자들끼리의 비리 대선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누가 덜 나쁜 후보인가를 골라야 하는 나쁜 놈들 전성시대가 됐다”고 비판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희망이 안 보인다. 다가올 5년이 무섭다”는 말로 우려를 전했다.

전문가들은 네거티브 선거전 대신 미래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선거가 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번 대선은 후보들에 대한 검증만 하다가 시간을 다 흘려보내고 있다”면서 “미래로 나아가지 못하고 후보들의 과거에만 묶여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코로나19 이후 민생을 어떻게 끌고 갈지, 국가 경제는 어떻게 살릴 것이고,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계층은 어떻게 보상할 것인지 등을 후보들이 제시해 이러한 대안들로 경쟁할 때”라고 덧붙였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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