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철도 오지 30년 숙원 풀자… 홍천~용문 과감히 예타 면제해야”

“철도 오지 30년 숙원 풀자… 홍천~용문 과감히 예타 면제해야”

조한종 기자
입력 2021-12-08 17:18
업데이트 2021-12-09 02:22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포함… 허필홍 홍천군수에게 듣는다

이미지 확대
허필홍 홍천군수가 8일 집무실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홍천~용문을 잇는 철도 조기 건설을 위한 정부의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홍천군은 국가기간망인 철도가 전혀 없다. 홍천군 제공
허필홍 홍천군수가 8일 집무실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홍천~용문을 잇는 철도 조기 건설을 위한 정부의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홍천군은 국가기간망인 철도가 전혀 없다.
홍천군 제공
‘철길 오지’ 강원 홍천군이 철도망 조기 건설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홍천이 국토 중부내륙의 중심에 위치해 있지만 철도망이 전무해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춘천권과 원주권 등 주변 도시 권역에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철도는 국가기간망이라 홍천군에 철도가 생기면 국토 균형발전에도 상당한 효과가 기대된다. 이런 가운데 지난 7월 제4차 국가철도망(2021~2030년) 구축계획에 홍천~경기 용문 간(34.2㎞) 철도망 건설사업이 포함되면서 유치에 성공했다. 하지만 예비타당성 조사 등 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에 실제 개통까지는 10~12년이 걸린다. 홍천군은 수도권과 인접한 지리적 이점을 살려 다양한 건강·힐링·관광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현재의 도로 교통망으론 한계가 있다. 이에 주민들은 철도망 조기 건설에 사활을 걸었다. 주민들은 “지역의 30년 숙원사업으로 추진되는 만큼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등 정부의 과감한 정책으로 철도망 조기 건설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조기 착공 서명운동을 펼치고 용문~홍천 철도 노선 걷기 챌린지를 벌이며 조기 건설을 염원하고 있다. 8일 허필홍(57) 홍천군수를 만나 홍천~용문 간 철길 조기 건설에 대해 들었다.

“홍천~용문을 잇는 철도 조기 건설을 위한 정부의 결단을 간절히 바랍니다.” 허 군수는 철도 오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홍천~용문 간 철도 조기 건설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수도권과 가까운 특색을 살려 건강·힐링·관광사업을 지역의 미래 먹거리로 내세웠지만 열악한 철도망이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주변 춘천권과 원주권은 수도권과 연결된 전철이 속속 개통되면서 도시가 급속히 팽창하고 있다. 하지만 홍천은 두 도시 사이에 놓였는데도 철도 오지에서 헤어나지 못해 이런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철길은 홍천군의 30년 숙원사업이다. 다행히 홍천과 용문을 있는 노선이 정부가 지난 7월 5일 발표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포함됐다. 8월에는 비수도권 광역철도 선도사업으로 선정됐다. 전국의 국가철도망 40여개 가운데 권역별로 1곳씩 선정되는 데 포함됐다. 이를 계기로 홍천~용문 간 철도망이 국가사업으로 본격화됐다. 일제강점기인 1920년과 1937년 대한매일신보(서울신문 전신)에 홍천 철도의 필요성이 기록된 것을 보면 주민들이 홍천까지의 철도 개통을 소망한 지는 100년이 넘는다. 이 같은 희망이 마침내 이뤄진 셈이다.

●비수도권 광역철도 선도사업에도 선정

홍천~용문 간 철길이 조기에 놓이고, 서울 북부권인 청량리와 남부권인 수서 등과 연계되면 홍천 발전에 기폭제가 될 것으로 주민들은 확신한다. 허 군수는 “홍천~용문 간 철길 조기 착공에 명운을 걸고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며 “철길사업이 빠른 시일 내에 성사되면 홍천군민의 생활권이 수도권과 곧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홍천~용문 간 철길은 단선으로 이어지는 수도권 전철 연장의 광역철도망이다. 청량리에서 경의·중앙선을 이용해 용문을 거쳐 홍천읍까지 전철이 이어지면 40~50분대면 가능하다. 홍천읍에서 서울 중심지까지의 이동이 서울 외곽지역과 비슷해지는 셈이다. 자동차로는 1시간 30분 정도 걸리지만 주말에는 극히 혼잡한 구간이다. 2029년 개통될 서울 남부권 수서~광주 간(19.2㎞) 철도망이 완공되면 현재의 광주(곤지암)~용문 간(30㎞) 철길과 연계돼 홍천읍까지 40~50분대 거리에 놓이게 된다. 홍천~용문 간 34.2㎞ 철길만 놓이면 서울 중심지는 물론 서울 강남권까지 1시간 이내의 수도권 생활이 가능해진다는 얘기다.
이미지 확대
홍천~용문 간 철도공사에는 약 7818억원의 사업비가 소요된다. 이번 4차 국가철도망 계획에서 원주~춘천 간 철도망도 추가 검토사업으로 포함됐다. 강원도가 춘천~철원 간 철길을 계획하고, 정부에 강하게 철도망을 요구하고 있어 통일시대까지 내다본다면 홍천~용문 간 철도를 통한 시너지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대한매일신보 1920년·1937년 “철도 필요”

김기준 홍천군 국책사업추진단 철도추진담당은 “제4차 국가철도망 계획에 포함된 만큼 홍천~용문 간 철도는 정부가 마련한 절차를 밟아 추진될 전망”이라며 “이미 지난 10월 6일 국토부에서 사전 타당성 조사 용역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1년간 사전타당성 조사를 벌여 사업성을 판단하게 된다. 경제성과 정책성, 균형발전을 분석한다. 이후 기획재정부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요청한다. 이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사업의 적절성이 나와야 마침내 추진이 본 궤도에 오른다. 모든 조건이 충족되면 타당성 조사와 기본설계, 실시설계가 순조롭게 이뤄지고 착공에 들어가게 된다.

본격 착공까지 5~6년의 타당성 조사 기간이 있다. 이후 5년여간의 공사 기간을 포함하면 통상 빨라야 10~11년이 소요된다. 올해 사전타당성 조사가 시작됐으니 빨라야 2031년쯤 서울에서 홍천을 잇는 철길이 개통되는 셈이다. 홍천군민들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주변 도시의 발전을 보더라도 이처럼 긴 시간은 국토 균형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석미경 홍천군 홍보팀장은 “홍천~용문 간 철도사업은 지방분권시대의 장기적인 관점으로 공공성과 동반성장, 사회적 가치 측면에서 지역 간 불균형을 해소하고 국가경쟁력을 강화하는 거시적 안목에서 추진돼야 한다”며 “지역 균형발전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라도 조기 개통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미지 확대
지난 10월 16일 홍천군민들이 양평 용문에서 홍천군청 광장까지 39.5㎞를 걷는 ‘용문~홍천 철도 노선 걷기 챌린지’를 벌이며 조기 건설을 촉구하고 있다. 홍천군 제공
지난 10월 16일 홍천군민들이 양평 용문에서 홍천군청 광장까지 39.5㎞를 걷는 ‘용문~홍천 철도 노선 걷기 챌린지’를 벌이며 조기 건설을 촉구하고 있다.
홍천군 제공
●홍천군민들 “지역균형발전 절실” 서명운동

홍천군민들도 철도 조기 건설을 간절하게 기원한다. 지난 9월 추석 기간에는 철도 조기 착공을 위한 집중 서명운동을 펼쳤다. 10월에는 양평군 용문역에서 홍천군청 광장까지 39.5㎞ 구간에서 용문~홍천철도 노선 걷기 챌린지도 펼쳤다. 주민들은 “홍천의 소노호텔·리조트에 연간 수백만명의 관광객이 몰리고 주말이면 수도권에서 강원 내륙을 찾는 관광객들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만큼 강원 내륙의 관광 활성화는 물론 정주여건 개선, 기업 유치를 위해서라도 꼭 조기에 건설돼야 할 노선”이라고 말했다.

강원도도 홍천~용문 간 철도사업 조기 건설에 공감한다. 홍천은 강원 내륙 중심에 있어 수도권과의 연결 중심축에 놓여 있고 원주~홍천~춘천~철원을 잇는 내륙종단 철도로 ‘T’자형 철도망까지 구축되면 북방교역의 교두보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수도권은 물론 경북, 충청권까지 1시간대 생활권 형성으로 교통망의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강원 지역 관광수요 분산과 지역경제 발전의 기반 마련에도 필수 노선이 될 전망이기에 조기 건설이 절실하다.

손창환 강원도 건설교통국장은 “홍천~용문 철도사업 성사로 내륙종단 T자형 철도망 건설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며 “특히 홍천~용문 철도사업은 반드시 조기 건설이 이뤄져 수도권과 인접한 홍천이 철도 서비스의 소외지역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홍천~용문 철도 조기 건설이 성사되면 기대효과도 크다. 허 군수는 “철도망이 조기 개통되면 홍천군민들의 서울 중심 1시간대의 생활권은 물론 빠르고 안전한 친환경 철길을 따라 건강·힐링·내륙관광사업에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라며 “면적의 83%가 산림지역이며 홍천강을 포함한 강이 어디를 가도 풍부해 자연자원을 활용한 산업이 각광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2021-12-09 12면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선택은?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는 현재의 보험료율(9%), 소득대체율(40%)을 개선하는 2가지 안을 냈는데요. 당신의 생각은?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로 각각 인상(소득보장안)
보험료율 12%로 인상, 소득대체율 40%로 유지(재정안정안)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