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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다공증 티라노, 남극 살던 초식공룡… 상상이 아니었네!

골다공증 티라노, 남극 살던 초식공룡… 상상이 아니었네!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21-12-01 17:38
업데이트 2021-12-02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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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밝혀진 ‘공룡 진화의 비밀’

티라노 턱뼈, 질병 찾는 CT로 분석하니
치아 한쪽에 큰 공간… 골밀도 감소 증거
‘안킬로사우루스’ 화석 칠레 남단 첫 발견
7개 골편·꼬리끝 곤봉 단 새로운 種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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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이 ‘트리스탄 오토’라고 이름 붙여진 티라노사우루스의 두개골 CT 촬영 분석을 한 결과 노화로 인한 골다공증과 뼈 염증 질환에 시달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독일 베를린 자연사박물관 제공
과학자들이 ‘트리스탄 오토’라고 이름 붙여진 티라노사우루스의 두개골 CT 촬영 분석을 한 결과 노화로 인한 골다공증과 뼈 염증 질환에 시달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독일 베를린 자연사박물관 제공
아이들은 자라면서 공룡에 열광하는 시기를 한 번씩 거친다. 현실에서는 볼 수 없는 과거의 생물체로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그런데 만화나 영화에서 무서운 모습으로 등장하는 티라노사우루스가 골다공증과 각종 염증질환에 시달렸고, 남극에도 공룡이 살았다면? 아이들은 아쉬워할 수 있겠지만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상상 속 공룡이 점점 우리 현실 속으로 들어오고 있다.

독일 베를린 샤리테대학병원 영상의학과, 베를린 자연사박물관, 미국 시카고 필드박물관, 일리노이대 공동연구팀은 컴퓨터단층촬영(CT) 기술로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의 턱뼈 화석에서 고질적인 골(骨)질환 흔적을 찾아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지난달 22일부터 12월 2일까지 미국 시카고와 온라인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북미방사선학회(RSNA) 콘퍼런스’ 12월 1일 세션에서 발표됐다.

연구팀은 2010년 미국 몬태나에서 발견돼 독일 자연사박물관으로 팔린 ‘트리스탄 오토’라고 이름 붙여진 티라노사우루스의 턱뼈를 ‘이중 에너지 CT’(DE-CT)로 분석했다. DE-CT는 기존 CT로는 밝혀내기 어려운 질병에 대해 찾는 데 활용된다. 분석 결과 아래턱 치아 한쪽 뿌리에 커다란 공간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전반적인 골밀도 감소와 종양활성골수염의 증거임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이에 앞서 시카고 필드박물관에 보관돼 있는 ‘수’(Sue)라고 이름 붙여진 유명한 티라노사우루스 화석에 대해서도 CT 분석을 했다. 여기서도 비슷한 증상이 발견돼 사람처럼 티라노사우루스도 나이가 들면서 골다공증과 각종 염증질환에 시달렸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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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대 세르히오 소토 박사가 새로 발견한 ‘스테고로스 엘렌가센’의 화석을 맞춰 보고 있다. 네이처 제공
칠레대 세르히오 소토 박사가 새로 발견한 ‘스테고로스 엘렌가센’의 화석을 맞춰 보고 있다.
네이처 제공
또 칠레 산티아고 칠레대, 국립남극연구소, 교황청 가톨릭대, 콘셉시온대, 푼타아레나스 마가야네스대, 국립자연사박물관, 아르헨티나 마이모니데스대, 브라질 발레두리오두 시노스대 공동연구팀은 티라노사우루스와 같은 시대에 살았던 초식공룡인 안킬로사우루스의 새로운 종을 발견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과학저널 ‘네이처’ 12월 2일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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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기 후기에 살았던 육식공룡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와 초식공룡 안킬로사우루스가 싸우는 모습을 상상한 가상도. 사이언스 제공
백악기 후기에 살았던 육식공룡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와 초식공룡 안킬로사우루스가 싸우는 모습을 상상한 가상도.
사이언스 제공
백악기 후기에 살았던 초식공룡 안킬로사우루스는 ‘융합된 도마뱀’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머리부터 꼬리까지 몸을 지지해 주는 골편을 갖고 있다. 길이 8~11m, 무게 6t의 이 공룡은 꼬리 끝에 커다란 곤봉을 갖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모든 대륙이 하나로 합쳐져 있던 초대륙 ‘판게아’는 1억 8000만년 전 중생대에 북쪽 라우라시아와 남쪽 곤드와나, 두 대륙으로 나뉘게 됐다. 지금까지 안킬로사우루스 화석은 라우라시아 지역이었던 미국 몬태나, 와이오밍, 텍사스와 캐나다 앨버타 같은 북미지역에서 주로 발견됐다. 남쪽 곤드와나대륙에서는 화석이 거의 발견되지 않아 공룡진화 연구의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었다. 그러던 중 연구팀은 곤드와나대륙에 해당됐던 칠레 최남단 마가야네스에서 2m 크기의 작은 안킬로사우루스 화석을 발견했다. 거의 완벽한 골격을 가진 상태로 잘 보존돼 있던 이번 화석에 대해 발견 초기 고생물학자들은 안킬로사우루스 새끼로 이해했지만 정밀 분석한 결과 ‘스테고로스 엘렌가센’(Stegouros elengassen)에 포함되는 새로운 종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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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으로 가는 초입이라고 할 수 있는 칠레 최남단 마가야네스에서 갑옷공룡 안킬로사우루스의 새로운 종이 발견됐다. 남반구에서 사실상 처음 발견된 갑옷공룡종으로 공룡의 진화 수수께끼를 풀어 주는 또 하나의 열쇠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네이처 제공
남극으로 가는 초입이라고 할 수 있는 칠레 최남단 마가야네스에서 갑옷공룡 안킬로사우루스의 새로운 종이 발견됐다. 남반구에서 사실상 처음 발견된 갑옷공룡종으로 공룡의 진화 수수께끼를 풀어 주는 또 하나의 열쇠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네이처 제공
이번에 발견된 엘렌가센은 이전 안킬로사우루스와 달리 스테고사우루스와 더 유사하게 상체와 꼬리까지 7개의 납작한 골편으로 이어져 있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렇지만 안킬로사우루스와 똑같은 독특한 두개골 형태와 꼬리 끝에 납작한 형태의 곤봉이 달려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2021-12-0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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