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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정보원, 9·11 테러범 도와…집 임대·계좌 계설 등 깊숙이 관여”

“사우디 정보원, 9·11 테러범 도와…집 임대·계좌 계설 등 깊숙이 관여”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21-09-12 20:42
업데이트 2021-09-13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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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FBI, 바이든 지시로 기밀문서 공개

17쪽 문건… 사우디 국적 대학생 지목
사우디 정부 직접 지원 여부 알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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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테러 20주기… 여전히 슬픈 그날의 기억
9·11테러 20주기… 여전히 슬픈 그날의 기억 2001년 9월 11일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가 미국 뉴욕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 등에 민간 여객기를 이용한 동시다발 테러를 가해 3000명 가까운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9·11테러’ 발생 20주년을 맞은 11일(현지시간) 한 시민이 뉴욕 맨해튼 9·11 기념 공간인 메모리얼 풀에 성조기와 꽃을 바치고 있다.
뉴욕 UPI 연합뉴스
9·11테러 희생자 유족들이 사우디아라비아의 테러 지원을 증명할 근거라며 공개를 요구했던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기밀문서가 11일(현지시간) 공개됐다. 사우디 정부의 직접적인 테러자금 지원에 대한 언급은 없었지만, 사우디 정보 요원으로 의심되는 인사가 당시 테러범을 돕는 등 깊숙이 관여했다는 내용이 구체적으로 담겼다.

FBI가 관련자 인터뷰로 작성한 17쪽의 문건에는 사우디 국적의 오마르 알 바유미가 항공기를 납치해 워싱턴DC 인근 미 국방부에 추락시킨 테러범 2명을 지원한 것으로 기술됐다. 2명의 테러범은 2001년 1월 미국으로 왔는데, 알 바유미가 은행계좌 개설, 아파트 임대, 이동 등을 도왔다. 알 바유미는 표면적으로는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사는 대학생이었지만 FBI는 실제 사우디 정보 요원이나 사우디 영사관 관료일 것으로 의심했다.

다만 이번 문건에서 FBI는 검은색으로 여러 부분을 가린 채 공개했기 때문에 사우디 정부의 직접 개입 여부는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그간 유족들은 19명의 테러범 중 15명이 사우디인이었다며 사우디 정부와의 연관성을 강하게 주장했으나 사우디 측은 어떤 연관성도 부인해 왔다.

2004년 미 의회의 9·11테러 조사단은 알카에다가 사우디 사회에서 돈을 모금한 것은 보고서에 명시했지만 “탈레반 외에 어떤 정부도 알카에다를 재정적으로 지원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기술한 바 있다. 이번 문건 공개는 지난달에 약 1800명의 희생자 유족들이 해당 문건의 기밀해제 없이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9·11 추모식 참석을 반대하겠다고 주장하면서 이뤄졌다. 바이든은 기밀해제 검토를 법무부 등에 지시했다.

사우디와 밀월관계를 유지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는 해당 문건을 공개하지 않아 비난을 샀다. 트럼프는 2018년 사우디의 반체제 언론인인 자말 카슈끄지를 살해하는 작전을 승인한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에 대해서도 외교·경제 관계가 먼저라며 진실규명이나 제재를 하지 않았다.

대선 경선 때부터 카슈끄지 사건에 대해 사우디에 책임을 묻겠다고 했던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월 카슈끄지 사건과 관련된 76명의 사우디 시민권자에 대해 비자 발급을 중지하면서도 무함마드 왕세자는 제외해 사실상의 면죄부를 줬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뉴욕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2021-09-1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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