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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 강진 사망 1297명·부상 5700명 “열대폭풍 다가오는데”

아이티 강진 사망 1297명·부상 5700명 “열대폭풍 다가오는데”

임병선 기자
입력 2021-08-16 03:53
업데이트 2021-08-16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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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간) 규모 7.2의 강진이 덮친 카리브해 아이티의 레스 카예스 주민들이 여진 공포 때문에 길거리에 나와 밤을 지낸 후 다음날 아침을 맞고 있다. 레스 카예스 AP 연합뉴스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간) 규모 7.2의 강진이 덮친 카리브해 아이티의 레스 카예스 주민들이 여진 공포 때문에 길거리에 나와 밤을 지낸 후 다음날 아침을 맞고 있다.
레스 카예스 AP 연합뉴스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간) 카리브해 아이티를 강타한 규모 7.2 강진의 사망자가 1297명으로 늘었다고 아이티 재난당국이 다음날 밝혔다. 부상자도 5700여명에 이르고 실종자도 많아 인명 피해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아이티에서는 전날 오전 8시 29분쯤 프티트루드니프에서 남동쪽으로 13.5㎞ 떨어진 곳에서 지진이 발생했다.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는 서쪽으로 125㎞ 떨어진 지점으로, 진원의 깊이가 10㎞로 얕아 아이티 전역은 물론 이웃 나라에서도 강력한 진동이 감지됐다. 15일 오전까지도 규모 4∼5의 강한 여진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지진으로 집이 무너진 피해 지역 주민들은 물론 다른 지역 주민들도 여진의 공포 속에 집 밖에서 일요일 아침을 맞았다. AFP통신은 사실상 모든 국민들이 바깥에서 밤을 보냈다고 전했다.

이번 지진 피해는 아이티 남서부 도시 레카이와 제레미 등에 집중됐다. 레카이의 호텔 건물을 비롯해 주택과 병원, 교회, 학교, 도로 등이 심하게 파손됐다. 구조당국은 붕괴된 건물 잔해에 깔린 생존자들을 수색하고 있으나 지진에 따른 산사태 등으로 도로가 막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열대성 폭풍까지 아이티를 향해 다가오고 있어 추가 붕괴와 구조 차질이 우려된다.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NHC)에 따르면 현재 푸에르토리코 남쪽에 있는 열대성 폭풍 그레이스가 이르면 16일 오후부터 아이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티 전체 해안에는 열대성 폭풍 주의보가 내려졌다.

빈곤율이 60%에 달하는 극빈국 아이티에서는 지난 2010년에도 포르토프랭스 부근에서 규모 7.0의 지진이 발생해 최대 30만명이 목숨을 잃었다. 11년 만에 또 다시 찾아온 이번 대지진은 지난달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의 피살로 아이티의 정치 경제에 혼란이 극심해진 가운데 발생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주변국들의 도움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국제개발처(USAID)는 65명으로 이뤄진 수색·구조팀을 아이티에 파견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날 지진 희생자들에 애도를 표시하며, 즉각적인 대응을 지시한 바 있다.

아이티와 히스파니올라 섬을 공유하고 있는 도미니카공화국은 식품과 의료용품을 지원했고, 쿠바와 에콰도르도 곧바로 구조팀과 의료팀 등을 파견했다. 멕시코와 칠레, 아르헨티나, 페루, 베네수엘라 등도 지원 의사를 밝혔다.

여자프로테니스(WTA) 단식 세계 랭킹 2위 오사카 나오미(일본)가 대회 상금 전액을 아이티의 강진 피해 돕기 성금으로 기부한다고 밝혔다. 오사카는 16일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개막한 WTA 투어 웨스턴 앤 서던오픈에 2번 시드를 받고 출전한다. 아이티인 아버지 레오나드 프랑수아와 일본인 어머니 다마키 오사카 사이에서 태어난 오사카는 이날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아이티의 피해 상황에 마음이 아프다”며 “상금 전액을 아이티 피해 복구를 위해 쓰겠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조상들의 혈통은 강하다”며 “우리는 다시 일어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회의 단식 우승 상금은 25만 5220달러(약 3억원)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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