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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 3000m 장애물 경주 53년 만에 케냐 저지

모로코, 3000m 장애물 경주 53년 만에 케냐 저지

최영권 기자
최영권 기자
입력 2021-08-03 21:54
업데이트 2021-08-04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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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 바칼리, 역대 세 번째 非케냐인 우승

8분8초90 기록… 모로코 대회 첫 메달
‘리우 챔피언’ 키프루토 불참한 효과도
“케냐 승리 익숙한 종목서 金 따내 기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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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집힌 도쿄 육상… 뒤통수 쫓다 ‘뒤통수’ 쳤다
뒤집힌 도쿄 육상… 뒤통수 쫓다 ‘뒤통수’ 쳤다 모로코의 소피앵 엘 바칼리가 지난 2일 일본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올림픽 육상 남자 3000m 장애물 결승에서 금메달을 따 케냐의 독주체제를 무너뜨리고 양팔을 들어 환호하고 있다.
도쿄 AP 연합뉴스
모로코가 올림픽 육상 남자 3000m 장애물 경주에서 1968년 이후 53년 동안 이어져 온 케냐의 독주체제를 무너뜨렸다.

모로코의 소피앵 엘 바칼리(25)는 지난 2일 일본 도쿄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육상 남자 3000m 장애물 경주 결승에서 8분8초90으로 결승선을 밟았다. 8분10초38로 결승점을 통과하면서 은메달을 차지한 에티오피아의 라메차 기르마(21)와 8분11초45로 동메달을 차지한 케냐의 벤자민 키겐(28)을 여유 있게 따돌린 것이다. 엘 바칼리의 금메달로 모로코는 이번 올림픽에서 첫 메달을 확보했다.

육상 3000m 장애물 경주는 5개 지점에 설치된 91.4㎝의 장애물과 물웅덩이를 뛰어넘으며 트랙을 달리는 경기다. ‘전통적 강세’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케냐는 1968년 멕시코시티올림픽에서 애머스 비워트(74)의 금메달을 시작으로 지난 53년간 치른 13번의 올림픽에서 11번 금을 휩쓸어 갔다.

케냐 국적이 아닌 선수가 이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건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에서 스웨덴의 안데르스 예르데루드(75), 1980년 모스크바올림픽에서 폴란드의 브로니스와프 말리노프스키(70) 두 명뿐이다. 케냐가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에 항의하기 위해 1980년 모스크바올림픽을 보이콧해 불참했던 점을 고려한다면 반세기 넘게 남자 3000m 장애물은 케냐의 독주체제였다.

엘 바칼리는 2016년 리우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케냐의 컨세슬러스 키프루토(27)가 이번 도쿄올림픽에 불참하면서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손꼽혔다. 엘 바칼리는 경기 직후 언론과 만나 “케냐의 승리가 너무나도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이 종목에서 금메달을 땄다는 것은 나에겐 큰 성취감과 기쁨을 준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케냐와 에티오피아 선수들을 제치고 1등이 된다는 건 정말 힘든 일이었지만 수년 동안 이 순간을 목표로 훈련해 왔다”면서 “특히 케냐가 아닌 다른 나라 선수들도 이 종목에서 금메달을 딸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었는데 결국 해냈다”고 말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2021-08-04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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