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 부족 우려 반면 주민 눈높이 맞춘 ‘1호 시책’ 경쟁 효과도
자치경찰제가 다음달 1일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가운데 이에 대한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함께 나오고 있다. 자치경찰위원회가 경쟁적으로 지역과 연관된 ‘1호 시책’을 내놓는 등 긍정적 평가가 있는 반면 자치경찰위 구성에 남성 편중 등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부정적인 평가도 있다.서울시 자치경찰위원 임명식
연합뉴스
아직 구성이 되지 않은 경기도를 제외하고 모두 16개 자치경찰위가 출범했지만, 나머지 지자체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전체 111명중 여성은 20명으로 18%에 불과하다. 경북 자치경찰위만 여성 3명을 임명했을 뿐, 대부분 지자체에서 1~2명의 여성 위원을 뒀다. 이에 경찰청 인권위는 이날 경찰청장에게 ‘자치경찰위원에 대한 남성 편중 현상을 개선하라’고 권고했다.
성별 이외에도 나이, 직업에서도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 직업은 대부분이 경찰(30명), 교수(29명), 법조인(27명) 등이었다. 나이는 50~60대가 대부분으로 평균 연령은 59.3세다. 또한 경남, 대전, 부산, 전북 등의 자치경찰위에는 인권 전문가가 포함되지 않았다.
반면 자치경찰위별로 지역주민의 눈높이를 맞춘 1호 시책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광주 자치경찰위는 1호 시책으로 어린이 교통안전을 채택했다. 어린이 보호구역 교통사고에 대한 사회 전반의 경각심이 커진 상황인데다 광주가 다른 시도에 비해 어린이 인구 비율이 높다는 점이 고려됐다. 부산 자치경찰위는 해수욕장 개장 대비 종합 치안대책 수립을 지시했으며 충남은 주취자 응급의료센터 개설을 내놓았다. 대전은 고위험 정신질환자 응급체계 고도화를 내세웠으며 인천은 아동학대 현장대응 강화 등을 앞세운 ‘어린이가 안전한 인천 만들기’를 1호 시책으로 정했다.
김순은 대통령직속 자치분권위원장은 “경찰 역사 75년 만의 자치경찰제 도입은 국가경찰, 자치경찰 투 트랙이 생기는 것으로 경찰 시스템의 큰 변화이자 자치분권의 완성이라고 할 수 있다”며 “경찰에 대한 지역 주민이 민주적 통제가 가능해지고 주민 실생활과 연결된 치안서비스가 제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치경찰위의 성별, 직업 등 다양성 부족에 대한 문제는 아쉽지만, 제도 개선 논의가 시작되면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