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수출규제 역효과… 반도체 소재기업 한국공장 증설

日 수출규제 역효과… 반도체 소재기업 한국공장 증설

김진아 기자
김진아 기자
입력 2021-05-03 20:50
업데이트 2021-05-04 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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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줄자 규제 피하려 현지 자체 생산
포토레지스트 업체 인천공장 2배 확충
‘다이킨공업’은 한국과 합작회사 설립

일본 정부가 2019년 한국에 대해 반도체 핵심소재의 수출을 규제한 게 오히려 ‘독’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반도체 소재 생산업체들이 자국의 수출 규제를 피해 한국과 대만 현지 생산을 늘린 것을 확인됐다.

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극자외선(EUV)용 포토레지스트(감광액)를 생산하는 일본 기업인 도쿄오카공업은 한국 인천시에 있는 기존 공장에 수십억엔을 들여 설비를 확충해 생산 능력을 2018년 대비 두 배로 늘렸다.

반도체 소재인 EUV용 포토레지스트는 불화수소, 폴리이미드와 함께 일본 정부가 2019년 7월 한국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노동자 배상 판결에 대한 사실상의 보복 조치로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화한 품목이다. 도쿄오카공업은 포토레지스트 세계시장 점유율 1위(점유율 25%) 업체다.

반도체 제조용 가스를 생산하는 일본 다이킨공업은 한국 반도체 장비 업체와 함께 합작회사를 설립했다. 40억엔(약 408억원)을 투자해 올해 10월쯤 한국에 생산 공장을 신설할 예정이다. 새 공장에서는 내년 10월부터 수출 규제 품목인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를 생산할 계획이다. 도쿄오카공업과 다이킨공업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납품하고 있다.

일본 업체가 한국 자체 생산을 늘리는 데는 규제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순도 불화수소 세계시장 70%를 차지하는 1위 업체인 일본 스텔라케미파는 지난해 관련 매출이 2019년보다 26%나 감소하기도 했다. 이처럼 수출규제로 일본 업체들이 오히려 피해를 보면서 한국 등에서 자체 생산을 하는 게 늘었고 한국 일부 지역에서는 세제 혜택 등을 제공하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 신문은 “일본 기업이 수출관리 대상 화학품을 한국에 수출하려면 여전히 경제산업성의 특별 허가가 필요하다”며 “한국 현지 생산에는 수출 때와 같은 규제는 없다”고 밝혔다.

일본의 한 화학대기업 간부는 “미국과 중국, 한국과 일본에서 공급망이 끊어질 리스크가 부상하고 있어 현지 생산 요구가 해마다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2021-05-04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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