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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만원 경매 나온 그림이 카라바조의 작품? 맞다면 1995억원

200만원 경매 나온 그림이 카라바조의 작품? 맞다면 1995억원

임병선 기자
입력 2021-04-09 09:31
업데이트 2021-04-09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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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정부가 8일 마드리드 경매에서 거래되기 전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의 위대한 화가 미켈란젤로 카라바조의 작품이란 주장이 제기돼 긴급히 경매 중단을 명령한 작품 ‘대관’. 안소레나 경매소 제공
스페인 정부가 8일 마드리드 경매에서 거래되기 전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의 위대한 화가 미켈란젤로 카라바조의 작품이란 주장이 제기돼 긴급히 경매 중단을 명령한 작품 ‘대관’.
안소레나 경매소 제공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진행된 미술품 경매를 앞두고 한 작품이 경매 목록에서 삭제됐다. 경매사가 최초 경매가 1500 유로(약 200만원)를 책정한 이 작품이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의 위대한 화가 미켈란젤로 카라바조(1571?~1610년)의 오래 전 사라진 작품일지 모른다는 주장이 제기돼서다. 만약 그의 작품이 맞다면 이 작품의 가치는 1억 5000만 유로(약 1995억원)로 껑충 뛰어오른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이 다시 작품을 조사하고 있으며 스페인 정부는 경매가 시작되기 몇 시간 전에 서둘러 이 작품의 경매를 막는 한편 다른 나라로 유출하는 일이 없도록 했다고 영국 BBC가 8일(현지시간) 전했다. 일단 안소레나 경매소 카탈로그에는 스페인 화가 호세 드 리베라의 작품으로 소개됐는데 십자가에 못 박히기 전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담고 있다. 그림 제목은 ‘대관’. 경매소 대변인도 해외 유출 금지 조치가 취해진 사실을 확인했다.

호세 마누엘 로드리게스 우리베스 스페인 문화장관은 “그 그림은 가치있다. 우리는 카라바조의 진품이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마드리드의 프라도 미술관 관계자는 문화부와의 긴급 회의에서 “충분한 기록과 화풍의 증거가 있어 이 그림이 어쩌면 카라바조의 진품일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AFP 통신이 문화부의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카라바조는 열정적인 성격을 빼닮아 대단히 힘있는 화풍을 갖고 있었는데 일부 전문가들은 캔버스에 거침없이 붓을 휘두른 것을 보면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했다. 예술사 전문가인 마리아 크리스티나 테르자기는 이탈리아 일간 라 리퍼블리카에 “그가 맞다”면서 카라바조의 다른 작품 ‘세례 요한의 머리를 받는 살로메’의 살로메 망토의 붉은 색감과 이 그림의 예수 망토 색감이 거의 일치한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영국 BBC는 문제의 경매에 나온 그림이 카라바조의 ‘세례 요한의 머리를 받는 살로메’의 망토 색감과 거의 같다고 전했는데 검색해보니 살로메의 망토 색은 검정색이었다. 해서 방송이 홈페이지에 실은 카라바조의 이 작품 ‘산 조반니 바티스타’가 더 닮은 색감을 보여주는 것 같다. EPA 자료사진
영국 BBC는 문제의 경매에 나온 그림이 카라바조의 ‘세례 요한의 머리를 받는 살로메’의 망토 색감과 거의 같다고 전했는데 검색해보니 살로메의 망토 색은 검정색이었다. 해서 방송이 홈페이지에 실은 카라바조의 이 작품 ‘산 조반니 바티스타’가 더 닮은 색감을 보여주는 것 같다.
EPA 자료사진
스페인 문화부 소식통은 “지금 심층적인 기술적, 과학적 연구와 함께 예술사계에서 카라바조의 작품이 맞는지를 놓고 논쟁이 벌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AFP 통신에 밝혔다. 카라바조의 화풍은 어두움과 밝음을 극명하게 대조해 쓰는 치아로스쿠로 기법에다 다른 색은 아주 적게 쓰며 붉은색과 노란색을 섞어 써 투명하게 보이게 한다. 예술사가들은 포렌식 기법, 연대 측정, 같은 시대의 기술적 수준과 화풍, 화가와 문하생들의 기법 등을 통해 진품이 맞는지 검증한다.

그의 작품이 뜻밖의 장소에서 튀어나온 것이 처음도 아니다. 2014년에도 대표작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자르는 유디트’의 다른 판본이 프랑스 툴루즈의 주택 다락방에 있던 낡은 매트레스에서 발견돼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 작품의 가치는 1억 7000만 달러(지금 환율로 약 1894억원)로 평가됐는데 경매에 부쳐지기 이틀 전에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해외 수집가가 사들였다.

38세란 이른 나이에 세상을 등진 카라바조는 격정적이며 혼란스러운 삶을 살았다. 사람들과 곧잘 싸움을 걸었고 한 남성을 살해하기도 했다. 감옥도 들락거렸다. 재판을 피해 이탈리아 남부로 도피했다가 사면을 청하기 위해 로마로 가는 길에 숨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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