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왕실 내부의 일, 사적 처리”...마클 ‘인종차별 주장’에 선 그은 英 여왕

“왕실 내부의 일, 사적 처리”...마클 ‘인종차별 주장’에 선 그은 英 여왕

임효진 기자
입력 2021-03-10 11:52
업데이트 2021-03-10 11:52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이미지 확대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로이터 연합뉴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로이터 연합뉴스
해리 왕자 부부의 인터뷰 이후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공식입장이 나왔다.

9일(현지시간) 영국 왕실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대신해 낸 성명을 통해 “제기된 문제들, 특히 인종 관련된 것은 매우 염려스럽다. 일부 기억은 다를 수 있지만 이 사안은 매우 심각하게 다뤄질 것이고 가족 내부에서 사적으로 처리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모든 가족들은 해리 왕자와 그의 배우자 메건이 지난 몇년간 얼마나 힘들었는지 모두 알고 나서 슬퍼했다”며 “가족들은 해리, 메건, 아치를 늘 사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리 영국 왕자와 메건 마클 부부가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CBS 방송의 2시간 독점 인터뷰를 통해 미국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에게 뱃속의 둘째 아기가 딸이라고 얘기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하포 프로덕션 제공 AP 연합뉴스
해리 영국 왕자와 메건 마클 부부가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CBS 방송의 2시간 독점 인터뷰를 통해 미국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에게 뱃속의 둘째 아기가 딸이라고 얘기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하포 프로덕션 제공 AP 연합뉴스
가디언 등 영국 언론들은 여왕이 ‘사적으로 처리될 것’이라고 언급한 부분에 대해 해리 왕자 부부가 제기한 인종차별 주장에 선을 그으려는 시도를 했다고 해석했다.

앞서 지난 7일 해리 왕자 부부는 미 CBS 방송에서 방영된 오프라 윈프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인종차별 의혹 등을 제기했다. 이날 성명은 방송 이후 왕실에 대한 비난과 해명 요구가 빗발치는 가운데 나오게 됐다.

성명 내용 가운데 ‘일부 기억은 다를 수 있다’고 언급한 부분에 대해 가디언은 여왕이 해리 왕자 부부를 비난하려는 의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왕가가 해리 왕자 부부의 주장에 모두 사실로서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전했다.

또한 이 언급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두고 한 말인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해리 왕자 부부가 인터뷰에서 주장한 아들의 피부색과 관련한 내용을 언급한 것일 수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마클은 인터뷰에서 자신의 아들 아치가 태어났을 때 왕실 사람들이 아들의 피부색이 어두울 것을 우려해 아들을 왕자로 만들기를 원치 않았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었다. 다만 아들의 피부색을 문제삼은 이들이 누구였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왕실 역사에 대해 잘 아는 전문가들은 여왕의 성명 내용이 짧지만 수위 등을 조절하는 데 고심한 흔적이 엿보인다고 지적했다.

애나 화이트록 런던대 역사학 교수는 AP통신을 통해 “여왕의 성명은 길지는 않지만 매우 분명한 의도를 담고 있다”며 “가족 문제로 마무리지어 왕가 기관에 대한 비판이나 논의에서 떼어놓으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선택은?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는 현재의 보험료율(9%), 소득대체율(40%)을 개선하는 2가지 안을 냈는데요. 당신의 생각은?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로 각각 인상(소득보장안)
보험료율 12%로 인상, 소득대체율 40%로 유지(재정안정안)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