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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서 변종 코로나 빠르게 확산, 유럽 국가들 하늘길 빗장

런던서 변종 코로나 빠르게 확산, 유럽 국가들 하늘길 빗장

임병선 기자
입력 2020-12-21 06:43
업데이트 2020-12-21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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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봉쇄한 런던 빠져나가는 인파, 무책임한 행동 개탄

영국 런던 지역을 중심으로 변종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하자 유럽 국가들이 속속 하늘길 차단에 나선 20일(현지시간) 잉글랜드 웨스트 서섹스주에 있는 개트윅 공항 터미널이 성탄 시즌을 앞두고도 부쩍 한산해진 모습이다. 개트윅 PA AP 연합뉴스
영국 런던 지역을 중심으로 변종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하자 유럽 국가들이 속속 하늘길 차단에 나선 20일(현지시간) 잉글랜드 웨스트 서섹스주에 있는 개트윅 공항 터미널이 성탄 시즌을 앞두고도 부쩍 한산해진 모습이다.
개트윅 PA AP 연합뉴스
영국에서 전염력이 강한 변종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하자 유럽 국가들이 빗장을 잠그고 있다.

영국이 변종 코로나19 확산으로 수도 런던을 비롯한 일부 지역에 대한 긴급 봉쇄를 단행한 가운데 다른 유럽 나라들이 변종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항공편 운항을 잠정 중단하는 등 잇따라 여행 제한 조치에 나서고 있다. 네덜란드 정부는 20일(현지시간)부터 내년 1월 1일까지 영국에서 승객을 태운 항공기가 들어오는 것을 금지한다면서 다른 교통수단에 대해서도 추가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네덜란드 정부는 이달 초 채취한 한 샘플에서 영국에서 발견된 것과 동일한 변종 바이러스를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영국으로 “여행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벨기에 정부도 이날 0시부터 영국발 항공편과 열차 운행을 금지하기로 했다. 하늘길에 이어 육로까지 일단 막기로 한 것이다. 알렉산더르 더크로 총리는 벨기에 공영 VRT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조치가 최소 24시간 동안 진행돼 그 추이를 보고 연장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탈리아도 영국과의 항공기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다. 루이지 디 마이오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보건부와 함께 곧 관련 방역 조처를 승인할 것”이라고 전했다. 오스트리아도 영국에서 오는 항공편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현지 뉴스 통신사 APA는 보도했다.

독일 정부 역시 화물기를 제외한 모든 영국발 항공편 착륙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독일 정부 소식통은 AFP에 이런 제한 조치가 EU 27개 회원국 전체에 의해 채택될 수 있다면서 회원국들이 영국과의 해상, 육상, 철도 연결 수단과 관련한 공동 대응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프랑스 정부도 영국을 출발하는 비행기와 기차 운행을 중단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 중이라고 BFM 방송이 보도했다. 한 정부 소식통은 “유럽 차원의 조율을 모색하고 있다”며 “오늘 중으로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고 밝혔다.

체코는 지난 2주 사이 영국에서 최소 24시간 머무른 뒤 입국하는 모든 사람에 대해 이날부터 격리 조치가 적용된다고 했다. 아일랜드도 이날 0시부터 적어도 48시간 동안 하늘길 차단에 나선다. 유로스타는 런던과 벨기에 브뤼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사이를 운행하는 열차를 21일부터 취소하기로 했다.

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이런 여행 제한이 모든 EU 국가들을 대상으로 권장될지에 대해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않았다고 AFP는 전했다. 이런 조치들이 1월까지 지속된다면 브렉시트(Brexit)로 인한 교통 문제가 더욱 나빠질 것이라고 통신은 지적했다.
반면 런던 지역을 전면 봉쇄하기 몇 시간 전인 지난 19일(현지시간) 저녁 런던을 빠져나가려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 세인트 판크로스 역이 북적이고 있다. 이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린 해리엇 클러그스턴은 마치 사이공 탈출의 날을 연상케 한다고 적었다. 해리엇 클러그스턴 제공 영국 BBC 홈페이지 캡처
반면 런던 지역을 전면 봉쇄하기 몇 시간 전인 지난 19일(현지시간) 저녁 런던을 빠져나가려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 세인트 판크로스 역이 북적이고 있다. 이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린 해리엇 클러그스턴은 마치 사이공 탈출의 날을 연상케 한다고 적었다.
해리엇 클러그스턴 제공 영국 BBC 홈페이지 캡처
앞서 영국 정부는 전날 수도 런던을 비롯한 잉글랜드 남동부에서 변종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하자 긴급 봉쇄조치를 단행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변종 바이러스가 심각한 질환이나 높은 사망률을 유발한다는 증거는 없지만, 훨씬 더 빨리 전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긴급 봉쇄조치를 발표하게 돼 마음이 매우 무겁다”고 말했다.

하지만 런던 주민들은 전날 4단계 봉쇄 조치가 취해지기 몇 시간 전에 런던을 떠나려고 기차역 등에 몰려 법석을 떨었다. 소셜미디어에는 세인트 판크라스 역이 인파로 북적대는 동영상이 올라왔다. 전날 저녁 7시쯤에는 패딩턴, 킹스크로스, 푸스턴 등 주요 역에서 승차권이 매진됐다.

맷 행콕 보건부 장관은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개탄하며 주민들이 책임있게 굴어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대다수는 방역 지침을 잘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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