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티지지 “20년 전 나처럼, 날 지켜볼 17살 성소수자 떠올라”

부티지지 “20년 전 나처럼, 날 지켜볼 17살 성소수자 떠올라”

김정화 기자
입력 2020-12-18 00:06
업데이트 2020-12-18 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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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사상 첫 성소수자 장관 지명 소감

동성 배우자에 시카고 공항 청혼도 언급
바이든 “똑똑하고 큰 심장 가진 정책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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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출범하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초대 교통부 장관으로 지명된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이 16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더 퀸’ 극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바이든 당선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지명 소감을 밝히고 있다. 윌밍턴 AFP 연합뉴스
내년 출범하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초대 교통부 장관으로 지명된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이 16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더 퀸’ 극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바이든 당선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지명 소감을 밝히고 있다.
윌밍턴 AFP 연합뉴스
“10대 때 빌 클린턴 대통령이 지명한 인사가 성소수자라서 상원 인준을 거부당한 뉴스를 본 기억이 납니다. 20년이 지난 지금, 어디에선가 우리를 지켜보고 있을 17살짜리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미국에서 처음으로 커밍아웃(공개)한 성소수자 장관이 되는 피트 부티지지(38) 교통장관 내정자는 16일(현지시간)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부티지지를 소개하는 무대에서다. 그는 “이번 지명에 역사의 눈이 쏠린 것을 알고 있다”며 감격을 표했다. 부티지지가 언급한 사례는 클린턴 전 대통령이 룩셈부르크 대사로 지명한 제임스 호멀이다. 당시 상원이 그의 성정체성을 이유로 인준을 거부하자 클린턴 전 대통령은 상원 휴회 중 호멀을 임명했다.

부티지지는 “(어린 시절) 나는 비행기 조종사가 되고 싶었고, 스스로가 성소수자라고 확신하기도 힘들었다. 하지만 당시 나는 이 나라에 한계가 존재하고, 주요한 자리에 속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부티지지는 바이든 내각에서 지금까지 지명된 장관 중 최연소다.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초반 돌풍을 일으키며 바이든을 긴장시켰으나 14개주 경선이 걸린 3월 초 ‘슈퍼 화요일’ 직전 하차하고 바이든 지지를 선언했다. 유엔 대사와 보훈부 장관 등에 거론되다 교통장관에 낙점된 그는 개인사를 동원해 교통 분야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여행은 성장과 모험, 사랑과 같은 말”이라며 “어린 시절 친구들과 함께 인디애나로 여행을 떠나기 위해 암트랙(전미 철도여객 공사)을 타고 1000마일(약 1609㎞)을 이동했다”고 했다. 또 동성 배우자인 채스턴 글래즈먼에게 미 주요 공항 중 하나인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에서 청혼했다는 일화도 덧붙였다.

바이든은 부티지지 내정자에 대해 “내가 만난 이들 중 아주 똑똑하고 겸손한 사람”이라며 “시장이자 행정 전문가, 큰 심장을 가진 정책통이고, 해군 예비군 중위이자 아프가니스탄에 파견된 장교”라고 소개했다. 이어 “어떤 내각보다 유색인종이, 여성이, 장벽을 깬 이들이, ‘첫 번째’인 이들이 많은 내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2020-12-18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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