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측 최후진술 거부하고 퇴장… 징계위, 자정 넘겨 밤샘 진통

尹측 최후진술 거부하고 퇴장… 징계위, 자정 넘겨 밤샘 진통

최훈진 기자
입력 2020-12-16 02:24
업데이트 2020-12-16 0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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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계위 심문 뒤 징계 여부·수위 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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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하는 윤석열… 징계위는 밤늦도록 진통
퇴근하는 윤석열… 징계위는 밤늦도록 진통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여부와 수위를 결정하는 검사징계위원회 2차 심의가 열린 15일 오후 윤 총장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차를 타고 청사를 떠나고 있다. 이날 법무부 검사징계위원들은 날을 넘기면서까지 마라톤 토론을 이어갔다. 당초 15일 자정쯤 결론을 낼 것으로 알려졌지만, 예상 외로 논의가 길어지는 등 막판 진통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1
15일 열린 윤석열 검찰총장의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 2차 기일에서는 윤 총장 측과 징계위 측이 증인심문을 진행하며 팽팽한 진실 공방을 벌였다. 윤 총장 측은 이날 증인들이 추가 제출한 의견서 반박을 위해 심의 기일을 속행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징계위가 이를 거부하며 충돌을 빚었다. 윤 총장 측은 “징계 절차가 위법하고 부당했다”면서 “결과에 승복할 수 없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고, 결과에 따른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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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검사징계위원회 2차 심의가 열린 15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정부과천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검사징계위원회 2차 심의가 열린 15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정부과천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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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이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면서 차에서 내려 지지자들에게 인사하는 모습. 유튜브 화면 캡처
윤석열 검찰총장이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면서 차에서 내려 지지자들에게 인사하는 모습.
유튜브 화면 캡처
징계위는 이날 오전 10시 34분부터 증인심문을 시작해 오후 7시 30분까지 약 9시간 동안 진행됐다. 징계위는 심문을 마친 뒤 이날 심의를 종결하겠다며 윤 총장 측에 최종 의견 진술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장 측 이완규 변호사는 “정한중 징계위원장이 처음에는 최종 진술을 내일 오후에 하자고 해서 ‘내일은 너무 촉박하다’고 얘기하니 잠시 나가 있으라고 했다”면서 “회의실에 다시 들어가 보니 갑자기 오늘 종결하겠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이어 윤 총장 측은 추미애 장관 측 ‘핵심 증인’으로 꼽혔던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과 박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이 제출한 진술서를 볼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면서 “최종 의견 진술을 하지 않겠다”며 회의장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징계위는 이날 저녁 7시 50분쯤 정회했다.

이 변호사는 “채널A 강요미수 사건 수사 과정에서 당시에 윤 총장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의견 대립에 어떤 배경이 있었는지, 대검 실무팀에서 범죄 혐의 성립 불가 의견서를 낸 경위, 중앙지검에서 실제로 검토했던 자료 등에 대한 증언들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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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윤 총장 측은 증인심문 시작 전 예고한 대로 정한중 징계위원장 직무대리와 신성식 대검 반부패부장 2명에 대해 기피신청했으나 징계위는 “공정성을 해할 우려가 없다”며 이를 모두 기각했다. 윤 총장 측은 징계위 절차를 근거로 추후 행정소송 등에서 징계위의 불공정성을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 총장은 1차 기일에 이어 이날도 징계위에 불참했다.

증인심문은 ‘재판부 사찰 의혹’ 관련 문건 작성 책임자인 손준성 대검 수사정보담당관을 시작으로 총 5명에 대해 이뤄졌다. 손 담당관은 올해 초 윤 총장의 지시를 받고 법관 정보수집 문건을 작성한 수사정보정책관실 책임자다. 그는 문건 작성의 목적이 법관 사찰이 아닌 공소 유지 업무라고 주장해 왔다.

류혁 법무부 감찰관과 이정화 대전지검 검사는 재판부 사찰 의혹에 대한 법무부 감찰 과정과 결과에 대해 윤 총장 측에 유리한 방향으로 증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류 감찰관은 윤 총장에 대한 감찰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가 보고 라인에서 제외됐다. 이 검사는 윤 총장 감찰 보고서에서 “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법리 검토 의견이 삭제됐다고 폭로한 실무자다. 재판부 분석 문건을 입수해 법무부에 전달했다가 다시 수사 참고자료로 되돌려 받은 한동수 감찰부장은 ‘명백한 법관 사찰’이라며 이들과 상반된 증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부장은 윤 총장의 징계 청구 사유가 된 한명숙 전 총리 사건의 감찰, 검언유착 의혹과도 관련이 있다. 윤 총장 측이 신청한 증인 7명 가운데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정진웅 광주지검 차장검사는 출석하지 않았다.

한편 추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과천 산책로에서’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육사의 시 ‘절정’을 언급하며 검찰개혁에 대한 의지를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2020-12-16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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