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도로 주행 허용 첫날
“인도에선 타면 안돼요” “안전모 쓰세요”음주운전·중앙선 침범 등에 범칙금 부과
달라진 규정 이해·숙지한 시민 많지 않아
서울 곳곳에 대여 킥보드 방치 ‘보행 방해’
“안전모 쓰고 타세요”
전동킥보드의 자전거도로 주행이 허용된 10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 앞 거리에서 경찰관이 전동킥보드를 이용하는 시민을 계도하고 있다. 이날부터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를 이용할 때 안전모를 쓰지 않거나, 음주 상태로 운행하다 적발되면 2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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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된 도로교통법·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10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대 앞 사거리에서 교통경찰이 베트남에서 온 유학생 A(21)씨를 불러세웠다. 경찰이 “학생, 인도에서도 타면 안 돼요. 큰 사고 납니다. 도로에서 안전모 쓰고 타세요”라고 주의를 주자 그는 “몰랐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회기역부터 약 900m를 타고 온 공유용 전동 킥보드를 손으로 끌며 자리를 떠났다.
경찰은 이날부터 ‘개인형 이동장치’(Personal Mobility·PM)로 분류된 전동 킥보드를 시민들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집중 계도·단속을 시작했다. 이날 오후 동대문경찰서는 회기역 인근에서 보행자 보호의무 위반 사례 3건을 적발해 범칙금 각 3만원을 부과했다. 인도에서 킥보드를 타다 멀찍이서 경찰의 단속 장면을 보고 “급한 일이 있어서 탔는데 괜히 빌렸네”라며 킥보드에서 내리는 시민도 눈에 띄었다.
10일부터 전동 킥보드로 자전거도로 이용이 가능해지면서 한강공원에도 드나들 수 있게 됐다. 그동안 만 16세 이상 원동기장치자전거 면허 소유자만 이용할 수 있었던 전동 킥보드는 이제 만 13세 이상이면 면허 없이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그렇지만 전동 킥보드에 대한 보행자 안전이나 사고와 같은 사회적 불안감이 커지면서 국회는 지난 9일 원동기 이상의 면허증을 가진 사람만 개인형 이동장치를 탈 수 있게 하는 도로교통법 재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새로운 개정안은 내년 4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2020-12-11 1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