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동상 목 줄톱에 훼손
19일 오후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 옛 대통령 별장인 청남대 안에 세워져 있는 전두환 동상 목 부위가 파손되어 있다. 2020.11.19 연합뉴스
19일 청남대와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충북 청주시 문의면 청남대에 세워져 있는 전씨 동상의 목 부위를 쇠톱으로 자르던 A(50·일용직)씨를 긴급 체포했다. 동상은 목 부위가 3분의 2 정도 잘렸다.
A씨는 경찰에서 “동상의 목을 잘라 서울 연희동 전씨 집으로 보내려고 했다”면서 “전씨가 반성하지 않고 버젓이 돌아다니고 재산도 빼돌리는 것에 화가 나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A씨는 5.18 관련 단체 경기도 화성지부 회원이라고 밝혔다.
A씨는 이날 오전 9시 30분쯤 청남대에 입장료를 내고 들어온 뒤 전씨의 동상을 찾아갔다. 이날은 비가 많이 내려 관람객이 평소보다 매우 적었다. A씨는 오전 10시쯤 전씨 동상과 4m쯤 떨어진 폐쇄회로(CC)TV의 콘트롤박스를 열어 작동을 차단하고 배낭에 미리 담아온 쇠톱을 꺼내 목 부위를 자르기 시작했다. 마침 이곳을 지나던 관람객이 이를 청남대관리사업소에 알렸고, 직원 서너명이 달려가 30분 정도 진행하던 범행을 저지했다. A씨 배낭에는 스패너, 전기드릴 등 동상을 자를 때 필요한 연장이 담겨 있었다.
줄톱에 목 부분 훼손된 청남대 전두환 동상
19일 오전 옛 대통령 별장인 청주시 문의면 청남대 안에 세워진 전두환 전 대통령 동상의 목 부위를 줄톱으로 자르려 한 50대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고 경찰이 밝혔다. 사진은 목 부위가 훼손된 전씨 동상. 2020.11.19 청남대관리사무소 제공
청남대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1983년 대통령 별장으로 조성했고, 고 노무현 대통령이 2003년 4월 충북도에 넘겨 일반에 공개되고 있다. 최근 충북에서는 광주 5.18 주범인 전씨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동상 철거를 놓고 자치단체와 시민단체 등이 극심하게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경찰은 A씨를 재물손괴 등 혐의로 입건한 뒤 조사하고 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