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신공항, 근본적 검토 필요” 4년 만에 뒤집힌 국책사업(종합)

“김해신공항, 근본적 검토 필요” 4년 만에 뒤집힌 국책사업(종합)

최선을 기자
입력 2020-11-17 15:17
업데이트 2020-11-17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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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신공항 예정지
김해신공항 예정지 부산 강서구 김해공항 주변 모습. 김해공항 활주로(사진 왼쪽)와 신규 활주로 예정지(사진 오른쪽)가 보인다.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는 17일 김해신공항 타당성 검증 결과를 발표하면서 “김해신공항 추진은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2020.11.17 연합뉴스
검증위 “상당부분 보완 필요” 사실상 백지화
부산시와의 ‘산악 장애물 제거’ 미협의 지적
가덕신공항에 힘 실릴 듯…국토부 협력 주목
대구시 “수용할 수 없다…강력 경고” 비판


정부의 김해신공항안(기존 김해공항 확장안)이 사실상 백지화 수순을 밟게 됐다.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는 17일 김해신공항 타당성 검증결과를 발표하면서 “김해신공항안은 상당 부분 보완이 필요하고 미래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며 “김해신공항 추진은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검증위는 안전성 문제와 함께 ‘공항 시설 확장을 위해선 부산시와 협의해야 한다’는 취지의 법제처 유권해석을 인정, 김해신공항안에 절차적 흠결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국토교통부가 활주로 신설을 위해 공항 인근의 산을 깎는 문제를 두고 부산시와 협의하지 않은 점을 절차상 흠결로 판단한 것이다.

이번 결과 발표는 검증이 시작된 지 11개월 만에 이뤄진 것으로, 안전문제에 대해 부산시와의 협의가 중요하다고 했던 지난 법제처의 유권해석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정부로서는 김해신공항안을 고수하기는 어렵게 됐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특히 부산시가 김해신공항 대신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강력히 주장하는 만큼 사실상 김해신공항은 백지화 수순을 밟고, 가덕도 신공항에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정부·여당이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고려해 4년을 끌어온 국책사업을 번복했다는 비판도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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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가 김해신공항 타당성 검증 결과 발표를 앞둔 17일 김해국제공항 계류장에 항공기들이 서 있다. 2020.11.17 연합뉴스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가 김해신공항 타당성 검증 결과 발표를 앞둔 17일 김해국제공항 계류장에 항공기들이 서 있다. 2020.11.17
연합뉴스
그러나 가덕 신공항 건설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엄밀하게 말하면 총리실 검증 결과 발표는 김해신공항이 동남권 관문 공항으로 부적절하다는 결론을 낸 것일 뿐 가덕 신공항 추진은 이번 발표와는 별개 문제다.

가덕 신공항 추진은 정부 주무 부처인 국토부의 협력을 끌어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 김해신공항안을 두고 국토부와 날 선 공방을 벌였던 부산시가 어떻게 국토부 협력을 끌어낼지 주목된다.

이날 대구시는 정부의 부산 김해신공항안 사실상 백지화에 대해 “강력히 경고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 관계자는 “용납할 수 없고 수용할 수 없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이어 “이번 결정에 대해 지역 사회가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시·도민이 행동으로 나타낼 것으로 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해 권영진 대구시장은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정부가 입만 열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던 김해신공항이 갑자기 문제가 생기고 가덕도로 옮기겠다는 천인공노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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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삼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위원장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검증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0. 11. 17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김수삼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위원장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검증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0. 11. 17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부산 시민단체는 환영…“미래 나아가는 계기”
반면 부산 시민사회단체는 일제히 환영 의사를 표시했다.

이날 강진수 가덕신공항 유치 국민행동본부 사무총장은 “늦은 감이 있지만, 김해공항 확장 안이 백지화된 건 부·울·경이 미래로 나아가는 새로운 계기가 될 것”이라며 “쇠락해가던 이 지역에 24시간 안전한 관문 공항이 들어서는 것 자체가 경제·산업적으로 큰 동력이 된다”고 말했다.

박영강 ‘24시간 안전한 신공항 촉구 교수회의’ 공동대표는 “이번 정부 결정은 국가가 권위적으로 결정한 정책을 부·울·경 주민이 힘을 합쳐 변경했다는 점에서 지방 분권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며 “부·울·경 합의로 가덕신공항이 만들어지면 교통망 구축과 네트워크가 활성화돼 수도권에 맞먹는 메가시티가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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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신항과 가덕도
부산신항과 가덕도 부산 가덕도(사진 오른쪽)와 부산항 신항 일대 모습.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는 17일 김해신공항 타당성 검증 결과를 발표하면서 “김해신공항 추진은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부산시는 김해신공항 대신 가덕신공항을 요구하고 있다. 2020.11.17 연합뉴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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