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된 밥” 얕봤다가…애리조나서 밀린 트럼프 ‘노발대발’ [미 대선]

“다 된 밥” 얕봤다가…애리조나서 밀린 트럼프 ‘노발대발’ [미 대선]

최선을 기자
입력 2020-11-05 17:56
업데이트 2020-11-05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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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 연합뉴스
NYT가 재구성한 대선일 백악관 상황
개표 초반 플로리다 우세에 분위기 고조
“애리조나서 바이든 승리” 예측에 ‘반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텃밭이던 애리조나주에서 밀리면서 개표 레이스에서 치명상을 입었다.

개표 초반까지만 해도 기대감에 부풀었던 트럼프 대통령은 한밤중 갑작스럽게 타전된 애리조나의 ‘배신’에 노발대발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애리조나는 이번 대선에서 경합주로 꼽힌 6곳 중 하나다.

하지만 트럼프 캠프는 이곳을 “다 된 밥”으로 낙관한 게 결정적 패인이었다고 한다.

NYT가 재구성한 대선일 백악관 상황은 이렇다.

개표 초반 플로리다가 트럼프 우세 지역으로 떠오르자 백악관 분위기는 점차 고조되기 시작했다. 박빙 승부가 점쳐지던 곳에서 예상보다 이르게, 큰 폭의 격차로 승전보가 전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위기는 한순간에 반전됐다. 오후 11시 20분 폭스뉴스가 애리조나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승리 예측을 긴급 타전한 게 찬물을 끼얹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애리조나 개표율은 73%에 그쳤는데, 친 트럼프 성향인 폭스뉴스가 다른 매체보다도 먼저 애리조나를 바이든 우세 지역으로 분류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노발대발’했으며, 이때부터 밤을 새워 공화당 주지사 및 캠프 고문들에게 ‘분노의 전화’를 돌리면서 상황이 긴박하게 흘러갔다.

정치 고문인 제이슨 밀러는 격분한 상태로 폭스뉴스에 전화를 걸어 예측 철회를 요구했지만 헛수고로 돌아갔고, 곧이어 AP 통신마저 애리조나를 바이든의 승전지로 꼽았다. 다만 NYT 등은 현재까지 어느 쪽으로도 승리를 예측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이자 백악관 선임 고문인 재러드 쿠슈너도 폭스뉴스를 소유한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에게 접촉하느라 밤을 지새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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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수 트럼프 대통령’ 차림으로 행진하는 미 시위대
‘죄수 트럼프 대통령’ 차림으로 행진하는 미 시위대 4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죄수복에 수갑을 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차림을 한 시위 대원이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이날 거리에 몰려나온 시위대는 공화, 민주 양당 어느 쪽 대선 후보도 선호하지 않는 사람들로 새로운 정당과 정치 시스템 마련을 촉구했다. 2020-11-05 보스턴 AFP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애리조나를 놓친 이유로는 여러 가지가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숨진 존 매케인 전 공화당 상원의원과 앙숙으로 지내며 독설을 서슴지 않았는데, 매케인은 생전 ‘애리조나의 아들’로 불릴 만큼 지역구에서 두터운 지지를 받던 인물이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매케인 비난을 멈추라는 측근의 조언을 귀담아듣지 않았고, 이 때문에 표심이 돌아섰다는 게 NYT의 해석이다.

특히 애리조나로 유입된 라틴계 표심을 충분히 얻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애리조나와 달리 플로리다를 품에 안을 수 있었던 것은 이 지역에서 라틴계 지지를 얻어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편 이날 현재 바이든 후보는 전체 선거인단 538명 중 대통령 당선에 필요한 과반인 270명에 6명 모자라는 264명을 확보했다. 앞으로 6명의 선거인단만 추가로 확보하면 대선의 승자가 될 수 있다.

반면 선거인단 214명을 확보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하나밖에 남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려면 남아있는 4개 경합 지역(펜실베이니아,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네바다주)을 모두 석권해야 한다.
미국 대선 다음날인 4일(현지시간) 새벽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대통령이 워싱턴DC 백악관 연설에서 “우리가 이번 선거에서 이겼다”며 승리를 주장하고 있다. 조 바이든(왼쪽) 민주당 대선 후보가 같은 날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승리로 가고 있다고 본다”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는 개표 집계가 혼전을 거듭하자 이날 각자 승리를 자신하면서 뜨겁게 기세 싸움을 벌였다. 2020.11.04 AFP 연합뉴스
미국 대선 다음날인 4일(현지시간) 새벽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대통령이 워싱턴DC 백악관 연설에서 “우리가 이번 선거에서 이겼다”며 승리를 주장하고 있다. 조 바이든(왼쪽) 민주당 대선 후보가 같은 날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승리로 가고 있다고 본다”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는 개표 집계가 혼전을 거듭하자 이날 각자 승리를 자신하면서 뜨겁게 기세 싸움을 벌였다. 2020.11.04 AFP 연합뉴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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