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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빛도 괴로워” ‘개콘’ 출신 개그맨 박지선 극단 선택…“외상 없어”(종합2보)

“조명빛도 괴로워” ‘개콘’ 출신 개그맨 박지선 극단 선택…“외상 없어”(종합2보)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0-11-02 18:00
업데이트 2020-11-02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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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자택서 모친과 함께 숨진 채 발견… 박씨 부친이 발견해 신고

경찰 “외부 침입·타살 흔적 없어”
사인 규명 위해 시신 부검 결정
모친 유서 발견… 극심한 피부 질환 호소

KBS 공채 출신, ‘개콘’서 인기몰이
“참 쉽쇼잉~” 유행어 남기기도
“참 쉽쇼잉~” ‘개콘’ 출신 박지선, 모친과 숨진 채 발견
“참 쉽쇼잉~” ‘개콘’ 출신 박지선, 모친과 숨진 채 발견 개그우먼 박지선(36·오른쪽)이 2일 자택에서 모친과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돼 안타까움을 낳고 있다. KBS ‘옥탑방의 문제아들’ 방송 화면 캡처
“참 쉽쇼잉~” ‘개콘’ 출신 박지선, 모친과 숨진 채 발견
“참 쉽쇼잉~” ‘개콘’ 출신 박지선, 모친과 숨진 채 발견 개그우먼 박지선(36·오른쪽)이 2일 자택에서 모친과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돼 안타까움을 낳고 있다. 사진은 2013년 2월 27일 여의도 KBS 신관에서 열린 ‘개그콘서트-코미디 40년’ 특집 기자간담회 후 동료 개그우먼 오나미(왼쪽), 방송인 김미화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울신문DB
KBS ‘개그콘서트’ 등에서 활약하며 큰 인기를 끌었던 개그우먼 박지선(36)이 2일 모친과 함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두 사람에게 외상이 없고 외부 침입 등 타살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며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모친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가 발견됐다. 박씨는 평소 앓았던 피부 질환이 심각해져 조명 빛에도 어려움을 호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지선, 평소 앓던 질환 치료 중
모친, 서울 올라와 박씨와 함께 생활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박씨는 이날 오후 1시 40분쯤 서울 마포구 자택에서 모친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이들 모녀가 전화를 받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박씨 부친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생전 소속사와 매니저 없이 홀로 활동해 늘 직접 전화를 받던 박씨의 휴대전화는 현재 전원이 꺼진 상태다.

경찰에 따르면 부친이 출동한 경찰과 함께 집 안으로 들어갔을 때 이미 두 사람 모두 숨진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평소 앓던 질환으로 치료 중이었으며 박씨의 모친은 서울로 올라와 박씨와 함께 지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에게는 외상이 확인되지 않았으며 현장에서 모친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가 발견됐다. 발견된 메모는 노트 1장 분량이었으며, 유족들의 뜻에 따라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시신을 부검하기로 하고 주변인들을 상대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현장 상황으로 봐선 외부 침입 등 타살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면서 “극단적 선택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朴, 햇빛 알러지 심해져 조명에도 괴로워해

방송계 등에 따르면 박지선은 햇빛 알러지가 있어 화장을 아예 못 했지만 그 사실을 숨기기보다 오히려 개그 요소로 활용하는 용기를 보여준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는 “분장으로 더 많은 개그를 하지 못하는 게 아쉽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지병은 최근 들어 악화하면서 야외 촬영은 물론 무대 행사를 할 때 비추는 조명마저 박씨를 상당히 괴롭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그우먼 박지선이 서울과학기술대학교가 개최한 ‘2018 SEW 행사’에서 꿈과 열정, 도전에 대한 희망을 담은 특강을 하고 있다. 서울과기대 제공
개그우먼 박지선이 서울과학기술대학교가 개최한 ‘2018 SEW 행사’에서 꿈과 열정, 도전에 대한 희망을 담은 특강을 하고 있다.
서울과기대 제공


KBS 22기 공채 개그맨 출신
연예대상 女최우수상 등 유명세

고려대 교육학과(국어교육학 전공)를 졸업한 박지선은 2007년 3월 KBS 22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해 그해 KBS 연예대상 코미디부문 여자 신인상을 받는 등 두각을 드러냈다. 2010년에는 KBS 연예대상 코미디부문 여자 최우수상, 2012년에는 SBS 연예대상 러브FM부문 라디오DJ상 등을 수상했다.

탁월한 재능과 인지도를 모두 갖춘 박지선은 개그콘서트에서 활약할 당시 “참 쉽죠잉~” 등 다수 유행어를 만들기도 했다.

평소 유쾌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보여줬던 박지선은 2018년에는 서울과학기술대에서 개최한 ‘2018 SEW 행사’에서 꿈과 열정, 도전에 대한 희망을 담은 특강을 하기도 했다.

박지선은 최근 센스 있는 말솜씨로 가수 쇼케이스나 드라마 제작발표회 등 방송가 행사 진행을 해왔고, 고정 출연한 마지막 프로그램은 EBS 1TV ‘고양이를 부탁해’였다.
25일 오후 여의도 KBS 신관 공개홀에서 열린 2010 KBS 연예대상 시상식에서 코미디 부문 여자 최우수상을 수상한 개그우먼 박지선이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25일 오후 여의도 KBS 신관 공개홀에서 열린 2010 KBS 연예대상 시상식에서 코미디 부문 여자 최우수상을 수상한 개그우먼 박지선이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지선(왼쪽). 겨울왕국 캐릭터 ‘엘사’(오른쪽) / KBS2 개그콘서트
박지선(왼쪽). 겨울왕국 캐릭터 ‘엘사’(오른쪽) / KBS2 개그콘서트
“웃길 수 있어서 행복해요” 했지만…
생전 모친과의 유쾌한 일상 SNS 올려

고려대 교육학과 출신
퀴즈쇼 ‘1대100’ 우승도

박지선은 2015년 2월 EBS ‘지식채널e’와의 인터뷰에서 “저는 남을 웃길 수 있다는 게 제일 행복해요”라면서 “앞으로도 어떤 선택을 하든 저 자신이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찾을 겁니다”라고 말했다.

또 제10회 대한민국영상대전에서 포토제닉상을 받았을 때에도 박지선은 주위에서 외모 비하를 할 때 “나는 내가 못생겼다고 생각한 적 없다. 독특한 매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렇게 생긴 얼굴은 세상에 단 하나 밖에 없지 않으냐”라며 높은 자존감을 보여주기도 했다.

실제 박지선은 타고난 입담과 센스 있는 진행 실력으로 많은 방송가에서 러브콜을 받았지만 자신만의 철학과 소신 아래 직접 마음이 가는 프로그램을 선택해 출연해왔을 만큼 자존감이 확고한 인물이었다.

박지선은 지성을 살려 KBS 2TV 퀴즈 쇼 ‘1대 100’에 출연해 2009년 4월 우승을 차지했고 같은 채널 ‘유희열의 스케치북’이나 MBC TV ‘복면가왕’에 나와 뛰어난 가창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러한 박지선의 모습 때문에 이날 비보는 그의 모습을 좋아했던 많은 이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박지선이 소셜미디어에서 남다른 신뢰와 애정을 보여왔던 그녀의 어머니와 함께 세상을 떠난 것도 대중에게는 가슴 아프게 다가온다. 그는 생전 트위터를 통해 어머니와의 유쾌한 일상을 재미있게 글로 남겨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빈소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개그우먼 박지선
개그우먼 박지선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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