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통 국감장 ‘음란물 소동’

민주평통 국감장 ‘음란물 소동’

신형철 기자
입력 2020-10-08 23:54
업데이트 2020-10-09 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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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평통 직원 PC서 13건 전송 질타
평통 사무처장 “송구스럽기 짝이 없다”

‘檢 출석 때 고급차 대신 일반차 타야’
김홍걸 측 언론 따돌릴 방법 문자 포착

올해 1월 이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업무용 컴퓨터에서 불법음란물로 추정되는 파일들이 전송된 기록이 나왔다고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이 8일 국회 외통위 국정감사에서 지적했다. 2020.10.8  서울신문
올해 1월 이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업무용 컴퓨터에서 불법음란물로 추정되는 파일들이 전송된 기록이 나왔다고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이 8일 국회 외통위 국정감사에서 지적했다. 2020.10.8
서울신문
21대 국회 첫 국정감사 둘째날인 8일에는 난데없는 음란물 소동이 일었다.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은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난 1월 이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의 업무용 컴퓨터 파일 전송 내역 2만건 중 일부를 분석한 결과 불법 음란물 전송 기록이 13건 발견됐다며 질타했다. 김 의원은 “공무원이 업무로 사용하는 컴퓨터에서 불법 음란물이 1건도 아니고 13건이나 발견된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해당 파일명에는 ‘몰카’, ‘야동’ 등의 단어가 포함돼 있었다.

민주평통 등 공공기관 컴퓨터는 인터넷망과 업무망이 분리돼 있다. 문제가 된 음란물 전송 기록은 업무망에서 USB로 전송한 기록으로, 인터넷망에서 다운받아 업무망으로 옮겨 뒀던 자료로 추정된다. 이승환 민주평통 사무처장은 “송구스럽기 짝이 없다”며 고개를 숙였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서도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이 강상현 방송통신심의위원장에게 “민주평통 PC는 업무망 인증을 받은 PC인데 국가의 자산을 통해 이런 불법 자료들이 유통됐다”며 “정부의 업무망은 감시의 대상이 아닌 치외법권지대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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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걸 측 “검찰에 언론 노출 안 되도록 해달라 했다”
김홍걸 측 “검찰에 언론 노출 안 되도록 해달라 했다” 재산 축소 의혹으로 더불어민주당에서 제명된 무소속 김홍걸 의원이 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자신의 변호사 및 의원실 관계자와 10일 예정인 검찰 조사에서 언론을 따돌릴 방법에 관한 메시지를 주고받고 있다. 이날 언론이 포착한 메시지에는 출석 시간 조정, 차량 변경 등 구체적인 방안이 담겨 있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는 4·15 총선 전 10억원이 넘는 아파트 분양권 누락, 보유 주택 축소 신고 등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로 김 의원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사진공동취재단
북한군의 우리 공무원 총격 등이 다뤄진 외교통일위원회 국감에서는 재산 축소 의혹으로 민주당에서 제명된 무소속 김홍걸 의원이 자신의 변호사 및 의원실 관계자와 오는 10일 검찰 조사에서 언론을 따돌릴 방법에 관한 메시지를 주고받는 장면이 포착됐다. 변호사가 “기자들은 고급 승용차를 주시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의원 차가 아닌 ‘일반차’를 타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하자, 김 의원은 해당 문자를 의원실 관계자들과 공유하며 차량을 바꿀지에 대해서도 의논했다. 통일부 국감보다 검찰 출석 시 자신의 차량 변경 전략 논의가 중요했던 셈이다.

한편 민주당은 전날 느닷없이 국감 우수의원 자료 제출 기준을 바꾸겠다는 통보를 각 의원실에 일방 통보했다. 민주당 원내행정기획실은 지난 7일 카드뉴스 항목 등이 추가된 ‘2020년 국정감사 우수의원 선정 자료 제출 관련 변경 공지’를 보냈다. 국감 시작 전인 지난달 22일 공지했던 ‘우수위원 평가 기준’ 중 하나였던 언론 보도 항목은 아예 빠졌다. 한 보좌진은 “국감은 준비가 전부인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국감 시작일에 기준을 변경하는 것은 너무 황당하다”고 말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2020-10-09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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