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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가위’ 여성 듀오, 120년 노벨상 역사 썼다

‘유전자 가위’ 여성 듀오, 120년 노벨상 역사 썼다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20-10-08 02:14
업데이트 2020-10-08 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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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화학상 佛샤르팡티에·美다우드나

사상 처음으로 여성과학자들만 선정
특정 유전자 오류 없이 정확하게 교정
난치성 유전질환 정복할 ‘새 길’ 열어

현택환 서울대 석좌교수 아쉽게 불발
“노벨상급 반열에 올라 자부심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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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2020년 노벨화학상을 공동 수상한 에마뉘엘 샤르팡티에(왼쪽)와 제니퍼 다우드나가 2015년 10월 스페인에서 가장 권위 있는 아스투리아스 공상 과학·기술 부문을 수상한 뒤 기자회견장에서 악수하고 있다. 오비에도 EPA 연합뉴스
7일 2020년 노벨화학상을 공동 수상한 에마뉘엘 샤르팡티에(왼쪽)와 제니퍼 다우드나가 2015년 10월 스페인에서 가장 권위 있는 아스투리아스 공상 과학·기술 부문을 수상한 뒤 기자회견장에서 악수하고 있다. 오비에도 EPA 연합뉴스
2020년 노벨화학상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라고 불리는 유전자 편집기술을 한 단계 발전시킨 프랑스와 미국 여성 과학자 2명에게 돌아갔다. 이번 노벨화학상은 120년 노벨상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과학자 2명만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 노벨위원회는 7일(현지시간) 올해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프랑스 출신 에마뉘엘 샤르팡티에(52) 독일 막스플랑크 감염생물학연구소 교수, 제니퍼 다우드나(56)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UC버클리) 교수가 선정됐다고 밝혔다. 노벨위원회는 “샤르팡티에 교수와 다우드나 교수는 유전자를 원하는 대로 편집할 수 있는 첨단 생물학 기술인 ‘크리스퍼 캐스9(CRISPR/Cas9) 유전자 가위’를 개발해 생명과학 분야 발전과 난치성 유전질환을 정복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했다”라고 평가했다.

유전자 가위기술은 말 그대로 가위를 이용해 DNA를 자르고 붙이는 편집을 가능케 하는 유전체 교정기법이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난치병으로 알려진 유전질환 치료는 물론 특정 병균에 강한 식물이나 동물 품종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에 생명과학 분야에서는 ‘마법 지팡이’인 셈이다.

샤르팡티에 교수와 다우드나 교수는 기존 유전자 가위의 오류와 부정확성을 개선하기 위해 2012년 ‘캐스9’이라는 단백질과 가이드RNA로 구성된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개발해 발표했다. 제작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대량생산도 가능해 진정한 맞춤형 치료가 가능하도록 했다는 장점이 있다.

샤르팡티에 교수는 2018년 11월 중국 남방과학기술대 허젠쿠이 교수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로 유전자 교정한 쌍둥이 맞춤형 아기를 만든 사건에 대해 유전자 편집 기술을 규제하고 관리, 감독할 수 있는 국제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하자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샤르팡티에 교수와 다우드나 교수는 1901년 이후 185명의 노벨화학상 수상자 중 6, 7번째 여성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번 화학상 수상자들에게는 지난해보다 100만 스웨덴크로나가 늘어난 상금 1000만 스웨덴크로나(약 13억 510만원)가 주어지는데 두 사람이 각각 500만 스웨덴크로나씩 나눠 갖게 됐다.

한편 현택환 서울대 석좌교수는 글로벌 정보서비스기업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의 ‘피인용 우수연구자’들 중 한 명으로 꼽히면서 국내 언론들이 올해 화학상 유력후보로 지목했지만 수상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이날 BTS의 ‘Not today’ (오늘은 아냐)를 강의 전에 틀어줬다는 현 교수는 “노벨상급 반열에 올라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2020-10-08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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