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셔츠 만들고, 콩나물 키우고”…코로나 우울 이렇게 이겨낸다

“티셔츠 만들고, 콩나물 키우고”…코로나 우울 이렇게 이겨낸다

남인우 기자
남인우 기자
입력 2020-10-01 18:00
업데이트 2020-10-0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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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들 너도나도 노인들 우울감 해소 프로그램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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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지역 한 노인이 우울감 해소를 위해 군 평생학습센터가 진행하는 코로나19 극복 티셔츠 만들기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단양군 제공
단양지역 한 노인이 우울감 해소를 위해 군 평생학습센터가 진행하는 코로나19 극복 티셔츠 만들기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단양군 제공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올 추석마저 쓸쓸한 명절이 될 전망이다. 특히 시골 노인들은 추석기간 정부의 이동제한 권고로 자식들의 고향방문이 줄면서 나홀로 추석을 보낼 처지에 놓였다.

자치단체들은 우울감에 빠질 수 있는 노인들을 위해 머리를 짜내고 있다.

충북 영동군 노인복지관은 2차 콩나물 키우기 사업을 진행한다고 30일 밝혔다. 지난 5월 노인 460명에게 콩나물을 쉽게 재배할 수 있는 옹기 시루와 천, 콩으로 구성된 ‘무럭무럭 키트’를 제공했는데 반응이 좋자 이번 추석에 키울 수 있도록 지난 29일 1인당 콩 500g을 또 제공했다. 노인복지관이 콩나물을 선택한 것은 실내에서 쉽게 기를 수 있고, 재배 과정에서 노인들이 무료함을 해소하며 심리적으로 안정을 얻을 수 있어서다.

노인복지관 관계자는 “콩 500g이면 3번 정도 키워 콩나물을 먹을 수 있다”며 “하루 동안 시루에 물을 5번 주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고, 재배한 콩나물을 이웃들과 나눠 먹으며 잠깐이나마 노인들이 웃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구운 옹기로 만든 시루를 제공하니 노인들이 옛날 생각이 난다며 더 좋아한다”며 “지속적인 사업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충북 단양군 평생학습센터는 문해교육반 노인들을 위해 코로나19 극복 티셔츠 만들기를 진행하고 있다. 가정을 방문해 나눠준 티셔츠와 마스크가 그려진 주머니, 바늘, 실 등을 활용해 노인들이 집에서 티셔츠를 만들어 보는 것이다. 노인들이 익숙한 바느질을 해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센터 관계자는 “마스크가 그려진 주머니를 바느질해 티셔츠에 달면서 나만의 코로나19 극복 티셔츠를 만들어보는 프로그램”이라고 밝혔다. 한 교육생은 “코로나19로 가족들도 안 오고 외출도 못하고 사람들도 못 만나 답답하고 우울하기도 했다”며 “오랜만에 잡아보는 바늘과 실로 옛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고 즐거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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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지역 한 노인이 충주시가 제공한 털실 등을 활용해 행복인형을 만들고 있다. 충주시 제공  
충주지역 한 노인이 충주시가 제공한 털실 등을 활용해 행복인형을 만들고 있다. 충주시 제공
 
충주시는 지난달부터 우울감을 호소하는 독거노인 150명을 대상으로 행복인형만들기 프로그램을 진행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충주시 관계자는 “인형은 1시간 정도면 만들 수 있다”며 “인형이 완성되면 노인들이 ‘개똥이’, ‘이쁜이’ 등 이름도 붙여주고 말을 걸면서 추석연휴기간 외로움을 달랠 수 있다”고 말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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