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이 ‘항체-항원’ 신속 진단키트 도입 안 하는 이유

방역당국이 ‘항체-항원’ 신속 진단키트 도입 안 하는 이유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0-09-10 17:35
업데이트 2020-09-10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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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  연합뉴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
연합뉴스
현행 방식에 비해 항체-항원 방식은 정확도 떨어져
바이러스 감염 후 항체 형성되기 전까지 놓칠 우려


방역당국이 항체-항원 반응을 활용한 코로나19 신속 진단키트를 도입하자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현행 유전자 증폭(PCR) 방식의 검사가 훨씬 정확하다며 현재로선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은 10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PCR 검사의 확실한 민감도, 높은 특이도 수치 등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PCR 검사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부본부장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침입해 감염된 이후 바이러스 복제가 일어난다. 증상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복제가 이뤄지는 시점에서 언제든 실시간 PCR 검사를 하면 바이러스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몸에 침입해 (바이러스) 복제를 시작하고, 그에 대한 인체 반응상 항체가 생성되는 데는 적어도 5일 이후, 대개는 일주일 정도 걸리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부연했다.

즉 PCR 검사는 감염 직후 일어나는 바이러스 복제를 확인하는 방식이라 감염 직후 무증상인 경우에도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지만, 항체-항원 방식은 항체가 형성되는 데 며칠 걸리기 때문에 감염 여부를 놓칠 수 있다는 것이다.

항체-항원 방식의 진단키트가 검사 후 신속하게 결과를 확인할 수 있고, 개인도 자가진단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너무 크다고 본 것이다.

권 부본부장은 “언제라도 바이러스가 침입해 복제를 시작하는 순간을 찾을 수 있는 검사와 길게는 5일 정도 이상의 시간 차이가 있어 놓칠 수 있는 검사 중 어떤 것을 활용할지는 판단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코로나19 상황은) 코로나19 유병률이나 발생이 (다른 나라에 비해) 작은 규모”라며 “코로나19가 매우 만연해서 조기에 찾을 필요가 없거나 시간적 여유를 가져도 되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면 항체나 다른 검사로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현재 국내 제약사들은 항체-항원 반응 방식의 진단키트를 개발해 해외로 수출하고 있다.

증상이 없거나 경미한 환자들이 자가진단 키트를 활용하면 확진자를 찾는 데 도움이 되지 않냐는 지적에는 “코로나19 방역을 제대로 하는 곳에서는 (우리와) 같은 PCR 방법, 그리고 우리와 같은 체계로 하고 있다”라고 답변했다.

권 부본부장은 다양한 방법으로 코로나19에 대한 감시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전국에서 일부 대상을 추려 주기적으로 PCR 검사를 하는 방안 등에 대해 “중증의 호흡기감염증 환자들에 대한 감시 체계는 이미 표본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가동 중”이라며 다양한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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