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끊어 죽는 것도 고통” 프랑스 불치병 남성 “다시 연명치료”

“음식 끊어 죽는 것도 고통” 프랑스 불치병 남성 “다시 연명치료”

임병선 기자
입력 2020-09-10 07:25
업데이트 2020-09-10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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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불치병 환자 알랭 코크가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간)부터 음식과 물, 약을 들지 않아 죽음에 이르려 했으나 9일 다시 연명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끈다. 사진은 지난달 19일 동부 디종의 자택 병상에 누워 있던 모습.  로이터 자료사진 연합뉴스
프랑스의 불치병 환자 알랭 코크가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간)부터 음식과 물, 약을 들지 않아 죽음에 이르려 했으나 9일 다시 연명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끈다. 사진은 지난달 19일 동부 디종의 자택 병상에 누워 있던 모습.
 로이터 자료사진 연합뉴스
“너무 고통스러워 했다. 그는 여전히 고통 없이 가고 싶어 하지만 그것마저 너무 힘들었다.”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간) 식음을 전폐해 죽겠다며 이를 라이브스트리밍으로 생중계하겠다고 선언했으나 곧바로 페이스북이 계정을 차단해 중계가 좌절됐던 프랑스의 불치병 환자 알랭 코크(57)가 어쩔 수 없이 연명치료(통증 완화 치료)를 다시 받고 있다고 그의 대변인이 9일 전했다. 영국 BBC에 따르면 그는 남부 디종의 자택 침대에서 음식과 물, 약을 먹지 않으며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받아들이려 했으나 이틀 뒤 현지 병원에 입원했다. 본인은 AFP 통신에 “더 이상 싸울 능력이 안된다”고 털어놓았다. 앞으로 열흘 뒤면 다시 퇴원해 집으로 돌아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자택에는 웬만한 병원 못지 않은 의료진과 시설이 갖춰져 있다.

그가 자신이 죽어가는 모습을 생중계하겠다는 것은 안락사를 허용하지 않는 프랑스의 법률 개정을 호소하기 위해서였다. 이 나라에서는 죽음이 임박했다거나 하는 한정된 상황에서만 불치병 환자에게 약물을 투여해 서서히 죽음에 이르게 하는 길이 열려 있을 뿐이다.

동맥의 벽들이 달라붙는 퇴행성 신경질환의 말기 상태로 30년 이상을 고통스럽게 버텨 온 코크는 불치병 진단을 받은 환자가 원하면 언제라도 조력에 의한 자살을 할 수 있도록 법률을 개정하자고 요구했다. 하지만 가톨릭 교회를 비롯한 영향력 강한 집단들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며 완강히 반대하고 있다. 지난 7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편지를 써 자신이 존엄하게 죽을 수 있도록 법률 개정에 동의해줄 것을 간청했지만 그마저 거절 당했다.

이에 따라 모든 것이 막혔다고 판단한 그는 나흘 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전날 밤 마지막 식사를 들었다며 음식과 물, 약을 끊겠다면서 “앞으로 어려운 나날이 될 것이라는 것을 잘 알지만 난 마음의 결정을 내렸고 평온하다”고 밝혔다. 그러자 페이스북은 자살을 묘사하는 일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그의 계정을 차단시켜 라이브스트리밍 생중계는 좌절됐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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