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마법은 없다. 팀에 누가 되지 않도록 천천히 가겠다”

기성용 “마법은 없다. 팀에 누가 되지 않도록 천천히 가겠다”

홍지민 기자
홍지민 기자
입력 2020-09-07 07:30
업데이트 2020-09-07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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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경기 뛴 게 1년 전..몸상태 마음대로 되는게 아냐”
“지금 할 수 있는 것에 최선””팀 좋은 성적 마무리 목표“
”팀 아닌 내게 스포트라이트 쏠려 상당히 조심스로운 입장“
”수원 삼성과의 슈퍼매치 과거와 상황 다르지만 특별할 것“
“프로 이름값만으로는 안되지만 베테랑 존중 문화 생겼으면”

5일 저녁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1 19라운드 부산 아이파크와의 홈경기에서 후반 교체 투입되어 그라운드를 누빈 기성용의 모습.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5일 저녁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1 19라운드 부산 아이파크와의 홈경기에서 후반 교체 투입되어 그라운드를 누빈 기성용의 모습.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마법은 없다. 팀에 누가 되지 않도록 천천히 가겠다.”

기성용(31·FC서울)이 지난 주말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1 19라운드 부산 아이파크와의 경기에서 후반 교체 투입되어 27분가량 그라운드를 누볐다. 전진패스 7회를 포함해 14차례 패스를 시도해 13개를 성공했다. 또 전매특허인 대포알 같은 중거리슛을 선보이기도 했다.
앞서 18라운드 울산 원정에서도 후반에 투입됐기 때문에 이날 홈 경기에서는 선발 출장이 기대되기도 했다. 그러나 기성용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마법처럼 활약하면 저도 좋겠지만 몸 상태라는 게 사람 마음 대로 되는 게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FC서울 입단 기자회견 이후 언론과 만난 것은 이날이 처음인 기성용은 자신의 현재 상황에 대해서 조근조근 설명했다.

그는 “스페인에서 10분 정도 뛰었지만 사실 경기를 뛴 것으로 볼 수 없기 때문에 제대로 뒨 경기는 1년이나 됐다”면서 “몸 상태가 단시간에 마법처럼 좋아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팀에게도, 저 자신에게도 최대한 누가 되지 않도록 급한 마음 갖지 않고 천천히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 제 포지션에 있는 선수들이 잘해주고 있어서 뒤에서든 어느 자리에서든 팀이 좋은 성적으로 시즌을 마무리 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면서 “욕심을 비우고 주어지는 것에 최대한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가성용은 부산전에서 페널티킥이 선언된 직후 교체 투입됐는데 페널티킥을 얻어낸 고요한이 기성용에게 키커를 권유하는 장면이 연출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또 대포알 같은 중거리슛을 날려 국내 복귀 1호 슈팅을 기록했다. 피치에서 하나 하나의 플레이에 대한 관심이 쏟아지자 기성용은 부담스럽다는 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결국 페널티킥이 취소됐지만 요한이가 차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면서 “지금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팀이 아닌 제게 맞춰져 있어 그런 부분이 상당히 조심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울산전보다 컨디션이 괜찮았고 (중거리슛이) 들어갔더라면 좋았을 텐데 그렇지 않았지만 경기장 안에서 조금씩 조금씩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제가 현재 팀에 엄청난 기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여기서 만족한다. 경기력이 나아지면 더 좋은 슛과 패스가 앞으로 더 많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이널A(상위 스플릿)를 다툴 수 있는 경기가 3경기 남은 가운데 공교롭게도 20라운드가 수원 삼성과의 슈퍼패치 홈 경기다. 슈퍼매치가 예전만한 위상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관심을 끄는 경기가 아닐 수 없다. 이와 관련 기성용은 “일단 코로나19 때문에 파이널 라운드를 못하게 될 수도 있고, 그런 부분을 생각하면 몇 경기 남지 않았다”면서 “상위 스플릿을 간다고 생각하면 6위 안에 들어갈 수 있는 승점을 가져올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또 “10년 전 11년 전에는 수원과의 경기는 항상 긴장감이 컸고 K리그에서 라이벌 다운 매치였다. 지금은 상황이 다르고 저희 순위로 봤을 때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저를 비롯한 모든 선수들에게 특별한 경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 더비’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이청용이 “베테랑들이 존중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서는 동감을 표시했다. 그는 “축구 뿐만 아니라 어느 분야든지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고 좋았던 순간이 있으면 끝을 맺어가는 과정이 있다. 사실 선수들이 젊었을 때의 좋은 추억을 기억하는 것보다 끝나갈 때의 아쉬움을 표현하는 일이 많은 것 같은데 선배들이 그런 것 처럼 후배들도 그런 시기를 겪을 텐데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것에 대해 리스펙트를 해주는 좋은 문화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성용은 “물론 프로는 지금의 모습이 중요하고, 이름값만 보고 선수를 판단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면서도 “앞으로 문화적으로 자리 잡아서 그 선수의 좋았던 부분을 많이 기억해주면 선수들도 사람이기 때문에 고마워할 것”이라고 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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