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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범죄를 쫓다

“사람이 더 무서워”…일본 ‘감염자 사냥’ 갈수록 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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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ㅣ 수정 : 2020-08-04 15:19 일본 섹션 목록 확대 축소 인쇄
일본, 사흘 연속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최다 일본 도쿄 아키하바라 지역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31일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2020.7.31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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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사흘 연속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최다
일본 도쿄 아키하바라 지역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31일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2020.7.31
EPA 연합뉴스

“멋대로 간토지방에 캠핑 갔다가 코로나19 감염된 그 직원 해고했나요.”

일본 도호쿠 지방의 이와테현에서 지난달 29일 현내 첫번째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자 이 남성이 다니는 회사에는 주민들의 항의전화가 수백 통씩 걸려왔다. SNS 등 인터넷에는 “두들겨 맞아도 싸다”는 등 비방글들이 난무했다. 이와테현 당국은 감염자에 대한 악성 댓글 등을 모니터링해 화상으로 저장하고 있다. 명예훼손 등 향후 법적조치를 취할 때 증거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일본에서 코로나19 감염자나 그 가족들의 신상을 털어 욕하고 비방하는 사이버 폭력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러한 행위를 가리키는 ‘감염자 사냥’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졌다.

요미우리신문은 4일 아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된 도카이 지방의 40대 남성 A씨 사례를 소개했다. 평소 가족과 떨어져 인근 광역단체에 살고 있던 A씨의 10대 후반 아들은 지난 4월 집에 돌아왔을 때 발열 증세를 보였고 검사 결과 코로나19 양성으로 확진됐다.

확진 당일 A씨가 살고 있는 광역단체는 ‘타지역에서 온 감염자 1명 발생’이라고 익명으로 공표했다. 그러나 SNS에는 삽시간에 ‘우리 지역에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가져왔다’, ‘이 바보 같은 감염자가 누구냐’와 같은 글들이 확산됐다. 얼마후에는 ‘○○병원에 입원해 있다는 소문이 있다’는 글이 올라왔고 갈수록 포위망이 좁혀지면서 결국 A씨와 그의 아들은 실명이 까발려지고 말았다.

그때부터 ‘바이오 테러리스트’, ‘이 세상에서 사라져라’ 등 부자를 향한 비방이 본격화됐다. ‘슈퍼마켓에서 목격됐다는 정보가 있다’, ‘매일 파친코 업소에 드나들고 있다’ 등 전혀 근거 없는 말까지 나돌았다.
일본에서 ‘자숙경찰’이라는 이름의 민간 자경단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①자숙경찰이 다른 지역에서 온 오토바이에 이동자제 경고문을 붙이면서 가위로 타이어를 망가뜨렸다. ②일본에 코로나19 긴급사태가 발령된 이후 영업을 계속하는 업소에 보낸 자숙경찰의 협박성 안내문. 출처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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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에서 ‘자숙경찰’이라는 이름의 민간 자경단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①자숙경찰이 다른 지역에서 온 오토바이에 이동자제 경고문을 붙이면서 가위로 타이어를 망가뜨렸다. ②일본에 코로나19 긴급사태가 발령된 이후 영업을 계속하는 업소에 보낸 자숙경찰의 협박성 안내문.
출처 트위터

A씨는 “그때부터 우리 가족의 생활은 완전히 망가졌다”고 말했다. 집 전화번호까지 유출돼 ‘코로나19를 들여오지 말고 꺼져라’ 등의 전화가 걸려왔다. 밖에 나갈 수가 없어 식료품을 비롯한 생활필수품은 한동안 친척들에게 부탁해야 했다. A씨는 “우리 아이가 그렇게까지 비난받아야 했던 것일까”라며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보다 사람의 눈이 더 무서웠다”고 토로했다.

요미우리는 “감염자 사냥의 피해자들 중에는 당국의 외출자제 요청 때 광역단체간 이동을 한 사람들과 그 가족이 많다”고 전했다. 당국의 요청을 어기면서 전체 사회 구성원들에게 피해를 주었다는 인식이 사람들의 가학적인 공격으로 이어진 셈이다.

지난 3월 말 집단감염이 발생했던 교토대 행사에 참가했던 여학생이 고향인 도야마현에 돌아와 현내 최초 감염자로 판정됐을 때도 학생의 실명과 주소가 나돌았다. 5월 초순에는 친정인 야마나시현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도쿄도에 돌아온 여성 감염자에게 ‘가족도 말살돼야 한다’ 등 비방이 SNS에 넘쳐났다. 이 여성의 얼굴이라고 주장하는 사진이 나돌기도 했다.

요미우리는 “인터넷상의 인권침해 사건은 지난해 1985건으로 10년(658건) 전의 3배”라며 “올해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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