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보기 가장 좋은 곳… 바로 여기! 남극

별 보기 가장 좋은 곳… 바로 여기! 남극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20-07-29 17:42
업데이트 2020-07-30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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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별 선명하게 볼 수 있는 장소는

습도 낮고 대기오염 적어야 별 잘 보여
프랑스·이탈리아 남극기지 돔C ‘각초’
칠레·하와이보다 관측질 10~12% 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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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와 함께 현재 지구에서 가장 천체를 관측하기 좋은 곳으로 꼽히는 곳은 미국 하와이이다. 하와이 마우나케아산 정상의 W M 켁 천문대에서 별을 관측하는 모습.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공
칠레와 함께 현재 지구에서 가장 천체를 관측하기 좋은 곳으로 꼽히는 곳은 미국 하와이이다. 하와이 마우나케아산 정상의 W M 켁 천문대에서 별을 관측하는 모습.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공
“우리 주위에는 별들이 계속해서 많은 양떼처럼 말없이 조용히 움직여 갔습니다. 나는 몇 번이나 별들 가운데서 가장 곱고 가장 빛나는 별 하나가 길을 잃고 내려와 내 어깨에 기대어 잠들었다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고등학교 국어교과서에 실린 프랑스 작가 알퐁스 도데의 단편소설 ‘별’은 뭇 남학생들에게 가슴 설레는 첫사랑과 맑은 밤하늘 별보기에 대한 기대감을 안겨 준 작품이다.

미국 천체물리학자 칼 세이건은 저서 ‘코스모스’에서 “우리 조상들이 태양과 별들을 우러름의 대상으로 삼은 것은 아주 당연한 선택이었다. 천문학 연구는 바로 이러한 경외감에서 시작된다”며 예술가만이 별에서 경이로움을 느끼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말하고 있다. 국가나 개인의 미래를 점친 점성술이나 천문을 관측하고 정확한 농사 시기를 예측했던 조선시대 관상감은 모두 별과 관련이 돼 있다. 서양과학도 별을 보고 천체의 움직임과 질서를 파악한 것에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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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밤하늘 빛나는 별은 경이로움과 신비감을 느끼게 해 준다. 전파망원경, 우주망원경 같은 관측기술이 개발됐지만 현대 천문학에서도 여전히 ‘별보기’는 중요한 문제이다. 픽사베이 제공
맑은 밤하늘 빛나는 별은 경이로움과 신비감을 느끼게 해 준다. 전파망원경, 우주망원경 같은 관측기술이 개발됐지만 현대 천문학에서도 여전히 ‘별보기’는 중요한 문제이다.
픽사베이 제공
역대 가장 긴 장마로 기록된 제주를 비롯해 남부지방은 이번 주, 중부지방은 다음주 초를 전후해 장마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다. 장마가 끝난 뒤 빛 공해가 적은 시골의 밤하늘에는 반짝이는 별들이 흩뿌려져 무더위에 시달린 이들의 눈을 즐겁게 만들어 주곤 한다.

첨단 기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현대 천문학에서도 여전히 ‘별을 본다는 것’은 중요한 작업이다. 이 때문에 별을 가장 잘 관측할 수 있는 장소를 찾는 것은 천문학자들의 중요한 일이다.

중국 국립천문대, 텐진사범대 천체물리학연구센터, 상하이 극지연구소,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 물리천문학과,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 물리학과 공동연구팀은 지구에서 별을 보기 가장 좋은 곳은 남극이라는 연구결과를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30일자에 발표했다.

현재 지구상에서 별을 관측하기 가장 좋은 곳은 남미 칠레와 하와이가 꼽힌다. 맑은 날이 많고 습도가 낮은 데다 대기오염이 적고 주변에 불빛이 적어 빛 공해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이다. 광학망원경이나 적외선망원경을 이용한 관측 질은 대기 난류라고 불리는 공기의 흔들림에 영향을 받는다. 허블이나 제임스 웹 같은 우주망원경을 띄우는 이유는 천체관측의 방해꾼인 대기의 영향을 받지 않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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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아타카마 사막은 대기가 매우 건조하고 맑은 날이 거의 1년 내내 이어져 지구상에서 최적의 천체관측 장소로 꼽히고 있다. 아타카마 사막에 설치된 ALMA(아타카마 대형밀리미터집합체) 전파망원경의 모습. 유럽남방천문대(ESO) 제공
칠레 아타카마 사막은 대기가 매우 건조하고 맑은 날이 거의 1년 내내 이어져 지구상에서 최적의 천체관측 장소로 꼽히고 있다. 아타카마 사막에 설치된 ALMA(아타카마 대형밀리미터집합체) 전파망원경의 모습.
유럽남방천문대(ESO) 제공
천문시상은 대기 난류 때문에 천체가 흐릿하게 보이거나 깜박거리는 현상이다. ‘반짝반짝 작은 별’은 천문시상을 설명하는 대표적인 표현이다. 천문시상은 흔히 ‘각초’(아크초)라는 단위로 측정한다. 각초가 작을수록 별을 선명하게 관측할 수 있다는 의미다. 칠레나 하와이에서의 각초는 0.6~0.8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중국 쿤룬기지가 있는 돔A, 프랑스·이탈리아 공동기지인 돔C, 일본 후지기지가 있는 돔F, 미국 아문센·스콧기지가 있는 남극점 등 남극의 4곳을 대상으로 각초를 측정했다. 돔(Dome)은 남극대륙에서 해발고도가 높은 곳을 말한다. 분석 결과 이들 지역은 모두 각초가 칠레나 하와이보다 낮아 선명하게 천체를 관측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돔C의 각초는 0.23~0.36로 가장 우수한 관측지역으로 꼽혔다.

마빈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 박사는 “남극은 칠레나 하와이보다 10~12% 정도 관측질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한국천문연구원 관계자는 “이론적으로는 남극이 지구상 다른 지역보다 각초가 낮아 선명한 관측이 가능하겠지만 춥고 고립된 환경이 망원경 같은 관측장비를 설치하기에 적합한지는 또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2020-07-3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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