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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회의원도 현충원 안장하자는 셀프 법안, 제정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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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ㅣ 수정 : 2020-07-13 01:09 사설 섹션 목록 확대 축소 인쇄
전현직 국회의원 사망 시 현충원에 안장하자는 내용의 법안을 지난달 24일 여야 국회의원들이 발의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너무 어이가 없어서 가짜뉴스가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 개정안’이라는 이름의 이 법안은 국립묘지별 안장 대상자를 규정한 제5조에 ‘대한민국의 헌정 발전에 현저하게 공헌한 전현직 국회의원 중 사망한 사람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요건을 갖춘 사람’을 추가하는 게 핵심이다. 현행 국립묘지법엔 대통령·국회의장·대법원장·헌법재판소장, 순국선열 및 애국지사, 군인, 무공훈장 수여자, 순직 소방공무원 등이 국립묘지 안장 대상이다.

김성원 미래통합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이 개정안엔 같은 당 권명호·배현진·엄태영·이용·이주환·전주혜·정희용·최승재·추경호 의원뿐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원내총괄수석부대표인 김영진 의원도 공동제안자로 이름을 올렸다. 김성원 의원 측은 “모든 국회의원이 아니라 평화·민주·통일을 위해 헌신한 일부 의원을 심사를 통해 안장하자는 것”이라고 했지만 ‘평화·민주·통일을 위해 헌신한 인물’에 대한 잣대는 주관적일 수밖에 없어 논란이 불가피하고 결국 모든 전현직 의원이 현충원에 안장될 게 명약관화하다.

무엇보다 이 개정안은 시대적 흐름인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에 역행한다. 국민은 국회의원의 특권이 과도하다고 수년째 비판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개정안은 죽어서까지 특권을 이어 가겠다는 의도나 다름없다. 또 좁은 국토에 매장 대신 화장을 권하는 장묘 문화 개혁 흐름도 거스른다. 4년마다 300명씩의 국회의원이 쏟아져 나오는데 이 많은 의원이 모두 묻힐 공간이 현충원에 있겠는가. 결국엔 전 국토를 국회의원의 무덤으로 만들자는 얘긴가. 설문조사에서 ‘존경받지 못하는 직업’ 상위권을 차지하는 국회의원이 후안무치한 법안을 셀프 발의하는 게 현재 한국 입법부의 수준이다. 국민이 국회의원에 대해 해고나 파면을 할 수 있는 ‘국회의원 국민소환제’와 같은 법안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2020-07-1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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