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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벽에 온통 총탄 자국, 신생아 둘, 산모 15명 등 24명 희생

병원 벽에 온통 총탄 자국, 신생아 둘, 산모 15명 등 24명 희생

임병선 기자
입력 2020-05-13 10:51
업데이트 2020-05-14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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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카불 산부인과 참극, 괴한들 사살, 배후단체 안 나타나

12일(현지시간) 무장괴한의 총기 난사 난동으로 신생아 둘을 포함, 산모와 간호사 등 모두 14명 이상 목숨을 잃은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한 산부인과 병원 복도의 유리창과 벽에 무수히 많은 총탄 자국이 박혀 있다. 카불 AP 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무장괴한의 총기 난사 난동으로 신생아 둘을 포함, 산모와 간호사 등 모두 14명 이상 목숨을 잃은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한 산부인과 병원 복도의 유리창과 벽에 무수히 많은 총탄 자국이 박혀 있다.
카불 AP 연합뉴스
사진만 봐도 얼마나 끔찍한지 모르겠다. 지난 12일(이하 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국경없는의사회’(MSF) 관련 병원 건물이 무장 괴한의 공격을 받았는데 무차별 난사의 흔적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유리창과 벽에 남겨진 무수한 총탄 자국이 몸서리가 처질 정도다.

괴한 셋은 이날 오전 10시쯤 카불 서쪽의 다시트-에-바르치 병원에 들이닥쳐 수류탄을 터트리고 총을 난사했다. 갓난 아기 둘을 포함해 12명의 산모와 간호사 등 14명 이상이 숨지고 15명이 다쳤다고 처음에 보도됐는데 사망자가 24명으로 늘었고 16명이 부상당했다고 영국 BBC는 13일 전했다. 100여개의 병상을 갖춘 이 병원에는 국제 의료 구호단체인 국경없는의사회의 지원을 받는 산부인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밖에는 엄마를 잃은 15명의 신생아들 가족이 찾아와 앞으로 아기들이 어떻게 될지에 대한 정부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정부 관계자는 “괴한들이 경찰 제복을 입고 병원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병원을 빠져나온 한 소아과 의사는 AP 통신에 “병원은 환자와 의사로 가득한 상태였다”며 “모두 패닉에 빠졌다”고 말했다. 정부는 현장에 즉시 치안 병력을 투입했고 총격전이 벌어졌다. 경찰 등은 병원에서 신생아와 산모 등 100여명을 급히 밖으로 피신시켰다. 병원에서는 폭발로 인해 검은 연기도 치솟았다.

괴한들은 모두 사살된 것으로 알려졌다. 배후를 자처한 단체는 나타나지 않았다.

병원이 자리한 곳은 이슬람 시아파들이 주로 거주하는 곳이다.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는 카불에서 시아파 주민이나 국제단체를 겨냥해 테러를 일으켜왔다. IS는 11일에도 카불에서 네 차례 연쇄 폭발 공격을 일으켜 어린이 등 민간인 여러 명을 다치게 했다.
무장괴한의 난동으로 급히 병원을 빠져나온 산모와 신생아들이 앰뷸런스에 실려 피신하면서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 카불 AP 연합뉴스
무장괴한의 난동으로 급히 병원을 빠져나온 산모와 신생아들이 앰뷸런스에 실려 피신하면서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
카불 AP 연합뉴스
한편 이날 동부 낭가르하르주에서는 친정부 인사의 장례식 도중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 32명 이상이 숨지는 등 하루에만 100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현지 신문은 전했다.

무장 반군조직 탈레반은 트위터를 통해 카불과 낭가르하르주 공격 모두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무고한 이들을 공격한 행위는 용서받을 수 없는데 하물며 신생아와 임산부들까지 공격한 것은 추악한 악마의 행동이다. 또 장례식에 참석한 추모객들을 공격한 것은 함께 슬픔을 이겨내려는 가족과 지역사회의 분열을 획책하려는 시도로 그들은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라마단 성월과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와중에 이렇게 동시 다발 테러를 벌이는 것도 특히 지독한 짓”이라고 규탄했다.

아프간 평화 협상은 어찌 되고 있을까? 지난 2월 미국과 탈레반은 미군 병력을 철수하는 합의문에 서명까지 했지만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의 대화는 포로 교환과 폭력 문제 때문에 틀어져 지금까지 재개가 되지 않고 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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